"자녀에게 '넌 이제 학교를 다닐 만큼 컸으니 더 성숙된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지워주지 않아야"

 

[평택시민신문]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는 것처럼, 아이는 결코 한 사람의 노력과 책임만으로는 바르게 자라날 수 없습니다. 부모는 늘 최선을 다하지만, 때론 알 수 없는 아이의 마음에 당혹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모들의 고민에, <평택시민신문>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건강하고 행복한 부모-자녀 관계 모색을 위해 새로운 칼럼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 호부터 격주간 싣게 될 예정인 ‘알쏭달쏭 우리아이 마음 읽기’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변윤자 원장

현 이든샘아동발달센터 원장
명지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심리재활학과간 협동과정 언어치료 전공)
순천향 대학교 아동학,특수교육학 학사
명지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 언어치료학 석사
언어재활사 1급, 보육교사 1급

 3월을 코앞에 두고, 올해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은 온통 ‘신학기’와 ‘새로운 환경’일 것이다. 부모와 아이 모두 처음 맞이하는 새로운 환경과 변화에 기대와 걱정이 한꺼번에 몰려오기 때문이다.

아이의 몸의 신호 어떻게 대응하나
긴장도가 높은 아이의 경우 이런 사실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거나 배가 아프다고 하는 등 심리적 부담감이 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의료적으로는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아 부모가 꾀병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의 신호에 적절하게 반응해주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아이들이 몸으로 증상을 표현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부모가 이를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수용하다보면 아이는 부모의 즉각적인 반응에 점점 더 응석을 부리거나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등 관심 유도의 방법으로 고착시킬 수도 있다. 또 반대로 자녀에게 ‘이제 학교를 다닐 만큼 컸으니 더 성숙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지워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제부터 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왜 이것을 못하니?’라고 채근하거나 ‘이제부터 네 일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학교에 다닐 수 있어’라고 말하는 등 아이에게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켜서는 안 된다.
불과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아이에게 이제는 ‘모두 너의 몫’이라며 스스로 해쳐나가라고 한다면 얼마나 두렵고 부담감이 클까? 또 학교는 얼마나 두려운 곳이 될 것인가?

앞으로 일어날 일들, 예상토록 해줘야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스스로 해야 할 일들과 상황을 미리 예상할 수 있도록 제시하면서 이것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자녀에게 큰 도움이 된다. 또 자녀에게 실수는 당연한 것이라는 응원과 연습하면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이때 부모와 자녀가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한데 단계를 마스터 하듯이 부담을 주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들이 가장 난감한 순간이, 수업 중간에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이다. 마냥 참다가 실수를 하기도 하고 이를 겪은 후엔 화장실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물론 친구들 앞에서 실수를 했다는 수치심에 수업과 교우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 때도 부모가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땐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미리 상황을 설명해주고 자녀와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아이의 적응에 도움이 된다. 간혹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완벽하게 습득시키려고도 하는데 과도한 학습 부담은 자녀에게 중압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학업량을 과도하게 늘리기 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아이를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녀가 적응하는 과정에 따뜻한 지지를
자녀가 본격적으로 등교를 시작한 후에도 적응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내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미리 겁먹지 말자. 만약, 신체적으로 증상을 호소한다면 ‘우리 아이가 지금 적응하느라 매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아이의 힘든 마음을 공감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적응하고 극복하는 속도보다는 아이가 견뎌가는 과정을 인정해주며 따뜻한 지지를 해주어야 한다. 이로써 부모와 아이가 모두 함께 잘 극복해 나가기, 견뎌내기가 중요하다.
혹여나, 신체화 증상(눈을 깜빡이는 등의 틱 증상이 나오거나, 야뇨증과 같은 배변실수)이 오래 지속되거나, 기질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함이 크다면 심리검사 및 심리치료를 통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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