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과 평택 8-② 반환미군기지 활용과 평생교육 활성화 _ 알파탄약고와 평생교육

[평택시민신문] 지난 2018년 7월 평택시 팽성읍 캠프 험프리스(K-6)에 주한미군사령부가 이전함에 따라 주한미군 이전이 완료됐으며, 본격적인 주한미군 평택시대가 시작됐다. 이에 앞서 <평택시민신문>은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주한미군기지 건설에 따른 지역사 차원의 주둔역사를 정립하고, 미군과의 바람직한 다문화 공동체를 형성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미군 평택주둔 약사 및 생활문화에 끼친 영향>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책에는 평택의 각계 전문가들과 대학교수들이 참여해 평택지역의 외국군 주둔 역사와 미군주둔이 평택인의 생활과 삶에 미친 영향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 주한미군 평택시대에 대처해야 할 지역사회의 과제 등 평택시민에게 주어진 미래의 과제를 살펴보는 내용도 담겼다. 주한미군 평택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시점에 지역사 차원의 미군 주둔 역사를 이해하고, 한미양국의 이질감을 줄이고 새로운 공동체 문화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 <평택시민신문>은 해당 도서의 내용을 지면으로 소개한다.

이번 글은 황우갑 평택시민아카데미 회장의 '반환미군기지 활용과 평택교육 활성화_알파탄약고와 평생교육'을 싣는다.

 

 

보존은 물리적 상태로 존치 의미하고, 보전은 미래적 가치에 주안점

알파탄약고를 통해 평택에서 다양한 문화적 활동이 일어날 수 있길

 

 

4. 알파탄약고의 공간문화재생의 의의

1) 평택의 도시정체성 제고

[평택시민신문] 미군기지가 추가로 제공되는 평택에서 반환되는 미군탄약고가 도시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긍정적인 기능으로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평택의 도시정체성은 한국 내 대표적인 미군기지 주둔지라는 측면에서 다른 도시와의 차별성이 존재하고, 동시에 미군기지의 평화적 주둔이라는 새로운 관계설정의 이미지를 통해 미군기지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화해 나가야한다.

따라서 향후 도시 정체성의 확립을 위해서 미군탄약고는 평화적 활용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해서 안전한지 않은 도시의 이미지를 약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다른 도시에 존재하지 않았던 외국군 주둔의 기록들을 바탕으로 외국군 주둔 전시사료관을 마련한다든가, 평택의 역사인물에 대한 홍보를 통해 지역인물의 정신을 알린다든가, 탄약고의 재활용을 통한 문화공간들을 마련, 탄약고의 생태공간화내지 친환경적 유지보전 등을 통해 도시 정체성 확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2) 근대 군사문화유산으로서의 알파탄약고

일반적으로 역사문화환경이란 오랜 시간을 두고 쌓아온 사람들의 삶의 축적물 전체로 이루어진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주둔 미군의 삶과 기억 들이 녹아있는 이 장소는 “삶의 축적물”로 이루어진 환경으로 접근하고 보전해 나가야할 필요성이 있다. 미군 탄약고 활용과 관련한 정체성 및 비전과 관련해서 있는 그대로 존치하느냐, 의미를 기억하고 공간을 재생 활용하느냐의 문제에 있어서는 보존보다는 보전에 의미를 두는 것이 향후 공간계획에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보존(perservation)이란 역사 건축적으로 중요한 건축물을 유지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건물이 완성되었을 당시의 물리적 상태로 존치되는 것으로 현재상태의 엄격한 유지를 위하여 훼손을 억제하고 그 자체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사용하는 개념이며 보전(conservation)은 현재의 것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가치가 발휘될 수 있도록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현재보다 미래적 가치에 주안점을 두고 보존을 적극 활용하자는 의미이다.

미군 탄약고와 같은 이러한 근대공간 보전이 갖는 의의는 주민들에게 도시환경의 쾌적성(amenity)과 정체성(identity)을 부여하여, 주민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애착 및 도시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갖게 해주고 시민의식도 성장시키는 의의를 갖는다.

 

3) 공간 문화재생 출발지로서의 미군탄약고

반환 미군 탄약고의 세 번째 활용방향은 역설적으로 평화탄약고, 문화장전소로 재생시키는 것이다. 이는 평화적 활용의 원칙을 존중하고 “평화”의 가치를 느끼고 배우는 공간으로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현재 한반도에서 평화의 의미를 일깨울 수 있는 공간으로 DMZ 지역의 평화적 활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접경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고, 향후 남북교역의 활성화에 대비하며 남북접경지역의 공동개발, DMZ 지역의 환경보전 등의 문제 등이 논의되고 있다. DMZ과 같은 선상에서 평택의 “평화탄약고”는 향후 접경지역의 문제 이면에 있는 한반도의 평화체제나 동북아의 평화구상, 더나가 지구촌의 안정과 평화라는 거시적인 측면까지 고려하면서 탄약고의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평택의 역사적 상징적 기념공간의 하나로 탄약고는 외국군 주둔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1894년 청일전쟁시기에 아산주둔 청군과 인천을 통해 평택으로 들어온 일본군간의 소사벌 전투와 ‘평택이 깨어지나 아산이 깨어나’의 청일 주둔의 역사, 일제강점기에 일본 군사기지로 사용된 안정리 부대, 해방 후 한국전쟁기에 52년말 송탄지역으로 주둔한 미군기지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역사로 읽어낼수 있는 외국군 주둔의 역사와 이로 인한 다양한 문화적 교류의 흔적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 이와 같은 외국군 주둔의 역사는 평택의 역사지명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청망평, 왜몰보, 군문동, 군두포, 망근다리 등이 그러한 예이다.

아울러 평화개념의 확대와 관련에서 평택에 주둔하는 미군과의 관계에서 평화적 주둔과 공존을 위한 공간이라는 측면도 검토 되어야함. 즉, 주한미군과 평택지역사회간 갈등해소 및 협력방안으로 주한미군에 대한 인식전환 및 지역 거버넌스 시스템 확대로 지방정부와 주한미군간의 상시적 협력체계 구축, 지역주민과 주한미군간 교류협력 기회확대, 문화교류시설의 확충, 지역주민과 주한미군간 호혜적 이해관계 창출, 주한미군관련 조직과 기구보강, 법과제도의 개선 등도 논의되고 미군탄약고가 주둔미군의 지역사회에 대한 역사와 문화이해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도 평화교육의 개념속에 넣어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4) 알파탄약고 공간 문화재생의 상상력

반환 미군탄약고의 네 번째 활용 방안은 문화공간화를 지향하는 탄약고이다.

이는 탄약이 가지는 기본원료적 속성을 상징하는 문화탄약고를 통해 새로운 지역의 문화비전제시와 함께 문화적 슈퍼 평택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탄약고의 역사적 측면이 평택의 과거이고, 평화적 의미부여가 우리시대의 현재적 과제라면 탄약고를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문화적 폭발력을 잠재하고, 지역사회의 새로운 이미지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탄약고의 문화적 가치이다. 특히 역사적 측면에서 정통성이 없는 것은 다른 곳에서 쉽게 모방하거나, 더 크고 더욱 자극적인 것을 도입함에 따라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 이 높기에 미군탄약고를 재생하여 지역주민들이 이용하는 다양한 문화공간으로서의 탄약고는 고유성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21세기 다양한 문예사조와의 만남에서 특정 양식이나 이론에 얽매이지 않고 장소가 지닌 고유한 특성이나 상황적 조건을 직시하고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모더니즘 이후 도시경관의 획일화를 극복하는 출발점이다.

5. 알파탄약고 공간을 활용한 시민 평생학습 활성화

향후 알파탄약고 공간 활용 시민평생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전환학습의 경험 공유에 있다. 전환학습이란 문제가 있는 준거틀을 보다 포괄적 식별력을 갖추며, 개방적이고 성찰적이며, 감정적으로 변화 가능하게 바꾸어주는 과정이자 의미구조에 대한 타당화와 재형성을 포함하는 논거 평가에 대한 성인 차원의 과업이다. 전환학습은 인생의 중요한 사건과 관련하여 갑작스럽게 사고 습관을 바꾸게 하는 획기적인 성격과 시각의 변화와 사고 습관의 전환을 가져오는 통찰력의 점진적인 일련의 사건들인 누적적인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전환학습에서 두 가지 중요한 요소는 기존의 가정들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가장 성찰적인 판단에 도달하였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 변증법적 담론에 전적으로 자유롭게 참여하는 것으로 전환학습은 본질적으로 우리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 의미 관점을 지지해주는 논거들을 재평가하는 초인지 과정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버마스는 전환학습의 핵심요소인 기존의 가정들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성찰적 판단에 근거한 비판적 담론이야말로 가장 품격 있는 성인도덕의 특징 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알파탄약고가 지니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려 유의미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열린 시각에서 상호이해의 깊이를 더 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한다.

또한 알파탄약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이 공간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전기학습의 계기를 만든다. 우리는 인생경험에서 잉여의 의미를 찾고 자기 및 세계참조성에서의 의식의 변화를 위하여 그것을 사용할 기회를 갖는다. 전기성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특정 맥락 속에서 우리의 삶의 윤곽을 백지에서부터 계속 그릴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성찰적 학습과정은 타인과의 소통과 상호작용, 사회적 맥락과의 관계에 의존한다. 전기학습은 새로운 경험세계를 통합하는 개인의 구성주의자적 성취인 동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사회세계를 적극적으로 형성하고 바꾸어 나가도록 만드는 사회적 과정이다.

알파탄약고는 기존 탄약고 시설을 최대한 보전 살려서 역사성 유지해야한다. 이곳은 군사시설인 탄약고의 변천사 즉, 동굴형 탄약고 → 블록조적형 탄약고 → 이글루형 탄약고를 알 수 있는 곳으로 우선 근대 군사 문화유산으로 탄약고의 중요성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탄약고 건설 전후의 역사성에 대한 종합적인 정리 및 자료수집에 힘써야 한다.

예를 들어 탄약고 건설전 지역의 생태, 주민 생활 모습 자료 정리 및 기억, 탄약고 건설 과정에 대한 자료 수집정리, 탄약고 건설 이루 미군의 활동사 및 관련 사료 정리, 현재의 탄약고 상태에 대한 기록 정리 ,향후 도시개발에 따른 변천 내용 기록 작업이 필요하며, 탄약고 공간 내부의 숲, 길 등의 생태성 유지에 힘써야 한다.

또한 발상의 전환으로 탄약고의 공간 내부를 활용하여 다양한 평화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평화 교육을 위해서는 공간의 기억, 전쟁의 기억, 평화의 기억 등이 함께 소통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이곳에는 알파탄약고의 위치, 형성, 역사, 변천 등을 소개하고, 알파탄약고에서 근무했던 미군과 한국인의 기억자료 수집하며, 알파탄약고의 공원화 과정 노력들을 정리하는 알파탄약고역사 교육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존 공간을 활용해서 주한미군 주둔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 전시하고 주한미군이 가지는 긍정적 ·부정적 측면에 대한 기억과 한반도에 외국군 주둔의 역사를 정리, 전시 교육하는 주한미군 주문사 및 한반도 외국군 주둔사관도 만들어야 한다.

또한 평화의 의미에 대한 토론의 공간, 평화교육의 역사에 대한 교육, 국제분쟁의 현황에 대한 소개 및 교육, 국제분쟁의 경험에 대한 소개와 분쟁취재, 국제구호, 인류 평화에 기여한 사람과 단체를 소개하는 글로벌 평화교육관도 검토해볼만하다. “탄약고”가 지니는 탄약의 의미는 무기의 “장전”이라는 기능이 있다. 전쟁의 준비물인 “탄약고”에서 문화적 상상력을 일깨울 수 있는 “지역문화의 힘”을 촉발시키는 “문화탄약고”로서 “ 문화장전소”의 역할을 해나가면 좋을 것이다.

이곳을 지역 문화예술의 풍부한 상상력이 시작되는 공간으로 탄약고 공간 내부를 개조하여 다양한 시민 문화예술 공간화 작업이, 작가 창작실, 전시공간, 음악창작 공간, 연극연습 공간, 문화예술공연장, 미디어교육 공간도 필요하다.

이 밖에 공간 활용을 통한 시민문화예술교육도 필요하다. 시민 창의성 증진 교육 문화예술사 교육, 문화예술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과 시민 축제 활용의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다.

 

6. 맺음말

지금까지 미군기지 이전과 함께 한미협력 문화상대주의 시각에 기반을 둔 소통과 협력을 위해서 역설적으로 반환되는 미군기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공간의 역사성을 보전 활용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선 반환 예정 미군 알파탄약고의 역사성과 공간 활용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을 했다. 평택이 향후 미군과 공존해야하는 도시라면 반환미군기지를 한미 상호이해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다행히 평택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알파평화공원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보전과 활용의 필요성에 대한 지속적인 자료축적, 연구와 교육 홍보 사업을 전개해왔다.

지난 10년 넘게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해외 군사산업유산 공간문화재생 사례 답사, 전국 각지 폐광, 정수장, 소금창고, 역사, 군사시설 등 활용사례 답사, 수십 회에 걸친 전문가 세미나, 포럼, 간담회, 전시회, 시민교육 등을 실시해왔다. 그 노력의 결과 148,156㎡(4만 5천 평) 이상의 보전과 공간 재활용이 결정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2020년 이후 반환 되면 남은 10개 이상의 공간을 다양한 주제관으로 활용해 시민 평생교육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는 지역정체성을 강화하고, 이곳을 찾는 미군들에게는 한미 이해와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향후 지역사회가 뜻을 모아 미군주둔에 따른 지역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반환미군기지의 활용이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꾸준하게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글 황우갑 평택시민아카데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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