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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보건진료소장의 정년퇴직 소감이재순 팽성두정보건진료소장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8.12.26 11:24|(942호)
이재순 팽성두정보건진료소장

[평택시민신문] 초임발령을 받은 20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정년퇴임할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무척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내 머릿속에서는 아직 곧 여길 떠나야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무의촌이 많았던 1980년 대학시절 농촌봉사활동을 왔던 것이 동기부여가 되어 겨울이면 토끼가 여름이면 다람쥐가 놀러오던 태백산맥 소설 속의 산골짜기 쌍치(순창)에 지원해서 보건진료소장으로 시골 삶을 시작했었다.

처음엔 시골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아 집에 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직무 교육 때 받았던 교육비로 소박하게 생활하다보니 어느새 보건진료소장은 내 평생직업이 됐다.

1차 진료가 대부분인 이곳에서 강산이 세 번 바뀌어가는 긴 세월을 보냈다. 반면 의학의 발달로 국내의 발전된 의료 환경 속에서 나는 환갑을 보냈고 정년퇴직까지 하게 됐다.

이곳에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지난날을 곰곰이 떠올려보면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 마음 아팠던 상처들은 모두 내 가슴속에서 지워지고 이내 아름다운 추억만 떠오른다. 이를 보면 이곳은 내게 나름 만족한 일터였었나 보다.

재미있는 건 나는 6급으로 시작하여 평생 승진 없이 6급으로 정년을 끝맺음한다. 이곳은 혼자 근무하는 곳이기에 아프면 안 되고, 휴가도 특별한 경조사가 아니면 쓰기 어려웠지만 내 가족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정년퇴직의 영광을 맞이할 수 있던 것 같다.

이젠 내 삶속의 일부가 되어버린 이곳을 떠나면 금세 누군가로 새로 채워지겠지만 누군가의 기억 속엔 나와 이곳이 여전히 아름답게 남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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