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 책 하나되는 평택 연중 릴레이 기고 31 _ 전용범 평택지산초 교사

전용범 평택지산초 교사

[평택시민신문] 회색인간? 왜 회색인간일까? 회색이 어울리는 사람? 피부색이 회색인 사람의 이야기일까? 책의 제목만 보고서는 어떤 이야기일지 잘 짐작이 되지 않았다. 회색의 사전적 의미에는 ‘재의 빛깔과 같이 흰빛을 띤 검정’이라는 뜻 외에 ‘정치적, 사상적 경향이 뚜렷하지 아니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도 있다. 흰색도 검은색에도 속하지 하는 회색처럼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인간의 이야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회색인간의 첫 장을 넘겼다.

이야기는 땅속 세상 인간들이 지상 세계의 인간 만 명을 납치하면서 시작된다. 인간을 간단히 죽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그들은 도시 하나만큼의 땅을 파내면, 지상 세계 인간들을 돌려보내 주겠다고 한다. 처음에는 반항을 하지만 곧 강력한 힘 앞에 그들은 굴복하고 만다. 인간다운 삶을 포기한 채 살아간다. 의 식 주가 보장되는 않는 삶에서 문화란 그들에게 사치였다. 무표정한 회색 얼굴로 하루하루를 억지로 살아갈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래를 부르는, 그림을 그리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나타나며 변화가 시작되었다. 나눔을 모르던 사람들이 먹을 것을 함께 먹고, 감정을 잊었던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그제야 사람들은 회색인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야기는 짧았지만 느낌은 강렬했다. ‘아, 그래서 회색인간이었구나’ 작가가 생각하는 회색인간의 의미가 피부에 와 닿았다. 지금 회색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삶이 회색은 아닌지 되돌아보라고 보내는 메시지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 나아가 우리 함께 회색인간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그림을 그려 주고, 글을 써 주던 사람이 되자고 말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실에서 서른 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비슷한 아이는 있어도 똑같은 아이는 한 명도 없다. 색으로 치면 모두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다. 교사는 아이들이 지금 가진 색을 잃지 않도록 품어주고, 회색을 지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스스로 색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사는 팔레트 같은 존재가 아닐까? 인간으로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교사로서 나는 회색인간에게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는가? 글을 마치는 중에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라는 노래 가사처럼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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