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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운주 더행복나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상미 기자 | 승인 2018.10.10 10:23|(931호)

 

“후원에 의존하기보다 사업 통해 복지시설 운영”


정미소 사업으로 두 군데 아동센터 꾸려나가

장애인 재활시설‧종이빨대 등으로 사업 늘려갈 것
 

[평택시민신문] 진위면 은사리에 가면 작은 정미소(精米所)가 있다. 쌀을 도정하는 시설인데 요새는 미곡종합처리장이라고 해서 농협이 운영하는 거대 정미소에 농민들 대부분이 도정과 수매를 맡기고 있다. 동네정미소는 사라진 지 오래지만 박운주 더행복나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시설비 1억을 들여 올해 5월 이 시설을 열었다. 도대체 이 시설을 왜 만든 건지 처음엔 머릿속이 알쏭달쏭했다.

“쌀은 ‘미아토’라는 근처의 미곡처리장에서 구매해 여기 정미소에서 현미나 백미로 도정을 합니다. 그것을 협동조합에서 자체개발한 브랜드 ‘행복나누미(米)’ 포장지에 담아 사회적협동조합 쇼핑몰에서 판매하죠. 주로 공공기관이 구매를 합니다.”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2015년 설립된 더행복나눔사회적협동조합은 평택시의 제1호 사회적협동조합이다. 그때는 정미소 없이 도정된 쌀을 사서 유통만 했었다. 한마디로 물건을 구매해 되파는 중간상인 역할을 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상품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평택에 한전, 가스공사, 도로공사 등 다양한 공공기관이 있어요. 공공기관은 겨울이 되면 이웃에 쌀도 후원하고 김장철에 김장도 담아 전달하죠. 이때 공공기관이 필요한 물품을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사면 인센티브를 받아요. 사회적협동조합은 판매수익을 통해 복지를 할 수 있죠.”

사회적협동조합은 수익사업을 할 수 있지만 일반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과 달리 비영리 법인이라 그 수익금을 모두 사회에 환원을 하도록 돼있다. 정관에 환원대상이 정해져 있고 그 대상에 따라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에게 설립인가를 받는다. 더행복나눔사회적협동조합은 평택과 수원에 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정부에서 보조금이 나오지만 따로 인건비, 월세 등을 그 안에서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항상 운영비가 부족하다. 그래서 박 이사장은 수익사업으로 쌀 유통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쌀은 소비량도 많고 접근하기도 쉬워 선택하게 됐어요. 하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쌀을 파는 협동조합이 우리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몇 개 더 생겼습니다. 가격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정미소 사업을 구상했어요. 도매가 아닌 소매사업을 시작한 거죠. 이제는 인터넷에서 파는 일반 쌀 가격과 얼추 비슷해졌어요.”

박 이사장은 네이버스토어팜에 입점을 해서 일반인 대상 소매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정미소를 통해 얻은 가격경쟁력을 토대로 공정무역커피처럼 착한 소비를 겨냥한 마케팅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행복나눔사회적협동조합은 쌀뿐만 아니라 절임배추, 사과, 배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박 이사장이 직접 발품을 팔아 선택한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들이다. 그는 또 정미사업소를 올해 안에 장애인 직업훈련을 돕는 장애인 보호작업장으로 전환시킬 생각이다. 여기에 커피머신을 들여와 쌀 도정공정 교육과 함께 장애인이 직접 로스팅을 하는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평택 관내 장애인 작업장은 남부와 서부에 두 곳뿐이고 북부 쪽에는 하나도 없습니다. 북부 쪽에 사시는 분들은 거리 문제로 이용에 제한이 있어 설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직원 4명을 채용하고 장애인들 월급도 주려면 1억 정도 유지비가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돈은 물론 부족하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여러 후원요청을 해놨어요.”

박 이사장은 이외에도 종이빨대 공장 운영을 구상하고 있다. 전국에 아직 종이빨대 생산 공장이 없다는 게 이유다. 그는 다음 주에 기계를 알아보러 중국에 간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는 본래 사업가 기질이 있는데 그것이 사회복지와 연결된 것 같았다. 목사이자 사회복지사인 박 이사장은 스스로의 활동을 가리켜 ‘비즈니스 목회’라고 지칭했다.

“그런 단어는 없는데 제가 만들었어요. 사업을 통해서 복음을 전한다는 그런 의미로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여름성경학교에 갔다가 신앙을 갖게 됐어요. 대학도 신학대를 나왔고요. 처음에는 신앙적 배경에서 나눔이 필요하다고 해서 시작했고, 사회복지를 공부했어요. 우연한 기회에 아동복지시설을 했는데 한 번 시작하니 놓을 수 없더라고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보람입니다.”

대부분 복지시설들은 후원금을 받아 운영비 등을 충당하는데 더행복나눔사회적협동조합에는 후원이 별로 없다. 그는 후원을 받기 보다는 비즈니스에 열중한다.

“개인적으로 후원금을 가지고 사회사업을 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봤어요. 후원금은 끊길 수가 있잖아요. 최순실 사태가 났을 때 후원금이 많이 끊겼다고 해요. 그런데 그게 끊기면 사업을 접어야 하나요? 후원금이 있으면 좋지만 거기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또 그는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고 한다. 사업으로 아동센터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가 돼가고 있지만 그동안 운영하면서 생긴 적자가 쌓여있다. 비수기 때 수입이 없을 경우 박 이사장의 월급과 출강, 컨설팅 등으로 나오는 개인적인 수입에서 운영비를 충당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도 그는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 인풋(input)이 있어야 아웃풋(output)이 있다며 교육학 박사 과정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운영비 때문에 걱정은 좀 된다.

“시에서 사회적협동조합들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경제라고 해서, 사회적기업들은 많이 지원을 하지만 사회적협동조합들은 지원이 많이 부족합니다. 이번 공장설립 대출지원을 받기위해 2년이 걸렸어요.”

그는 정장선 시장이 장애인 직업재활 쪽에 고용을 늘리겠다는 정책을 내놨다며 직업재활 시설에 시의 도움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복지시설은 대개 얼마간 자부담 운영을 하다가 요건이 된다고 판단되면 시에서 보조금을 주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게 정확히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한다. 그는 조만간 아동센터장에서 물러나고 재활시설에 몰두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운영여건이 더 안 좋아져 주위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사업을 통한 복지라는 ‘비즈니스 목회’의 이정표가 평택에 서기를 바래본다.

 

 

이상미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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