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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법만 알려주면 복약지도 의무 끝?…‘소비자 주의 필요’
이상미 기자 | 승인 2018.08.01 10:21|(923호)

“상충되는 약 미리 안 알려줘” 분통에 “뭘 먹는지 어떻게 아느냐?”

복약지도비로 매년 의료수가 4000억원…소비자는 적극 요구해야

[평택시민신문] 약국들이 병원처방전을 제조해주면서 환자들에게 복용법과 부작용 등을 설명하는 이른 바 ‘복약지도’에 대한 인식이 안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택시 비전동에 사는 A씨는 최근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B약국에서 약을 처방받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약사가 약만 건네준 후 아무런 복약지도가 없어 자신이 현재 먹고 있는 약과 이 약이 상충이 되는지 물었다가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던 것.

A씨는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안 물어봤더라면 어떻게 될 뻔했느냐”면서 “약을 먹을 때 주의사항 등을 설명하는 건 의사도 하지만 의약분업의 취지 상 약사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것을 소홀히 하면 환자의 목숨과 건강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약사법에 따르면 약사에게는 환자가 안전하게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약의 명칭, 용법, 용량, 효능효과, 부작용, 상호작용 등 복약에 관한 사항을 구두나 서면을 통해 지도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보건소의 점검‧단속을 통해 행정처분을 받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복약지도가 의무라는 것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태반이고 복약지도도 식후 30분 후 먹으라는 등의 복용시간 고지 정도에 그치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복약지도 범위다. 약사법에는 복약지도를 정의하면서 그 사항으로 약의 명칭, 용법, 용량, 효능효과, 부작용, 상호작용을 들고 있지만 이 사항들을 모두 설명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약사 측의 입장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복약지도의 범위를 딱히 특정할 수 없다면서도 “복약 시간과 함께 부작용 정도는 명시해줘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지만 평택시약사회 관계자는 “복약시간만 알려주면 된다”며 “병원에서 처방전을 발행할 때 약국용, 환자용 2부를 발행해야 한다. 거기에 약 이름과 부작용, 주의점들이 다 나와 있다. 환자가 가져갈 처방전을 받지 못했다면 그건 병원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기존에 먹고 있는 약이 있어 그 약과 새로 처방받은 약이 상충되는지 궁금하다면 환자가 먼저 말해야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일일이 약사가 다 어떻게 물어보느냐. 환자가 물어보는 것을 답변해주는 것도 복약지도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회에서도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대한의사회 관계자는 “약사법 2조를 보면 약의 용법, 효능효과, 부작용, 상호작용 등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복약지도라고 정의돼 있지만, 이중에 하나만 해도 문제는 없다고 본다. 다 해야 복약지도 행위가 완성 된다고 돼있지 않다. 대개는 복용법을 설명하고 환자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 된다. 만약 환자가 필요한 복약지도를 받지 못했다고 느낀다면 이것은 재판으로 다퉈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복약지도는 구두나 복약지도서로 하면 된다”며 약봉투 겉면에 부작용과 주의사항이 적힌 복약지도서가 인쇄돼 있으니 그걸 보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은 복용지도서를 안 보는 환자도 있고 읽는 게 어려운 나이든 환자를 간과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하는 보건소에서 복약지도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립해놓지 않은 것도 문제다. 약사법에 복약지도와 그 실제 목록이 나열돼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중 하나만 해주고 환자에 따라 조언해줘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면 바쁜 약국에서는 꼭 필요한 복약지도가 생략되거나 성의 없는 지도를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약사들은 복용지도비 명목으로 매년 4000억 원의 의료수가를 지급받고 있어 이러한 안이한 의식이 과연 합당한지 돌아봐야 한다.

또한 의료기관이 밀집해있는 건물에 약국이 하나밖에 없어 환자가 몰리게 돼 자연스럽게 복약지도를 소홀히 하는 경우를 방지해야한다는 점도 거론된다. A씨가 이용한 B약국의 경우 한 건물에 의료기관이 7여 군데가 입점해있지만 약국은 단 한 곳뿐이다. 약사법에 복약지도와 그 실제 목록이 나열돼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중 하나만 해주고 환자에 따라 조언해줘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면 바쁜 약국에서는 꼭 필요한 복약지도가 생략되거나 성의 없는 지도를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재 시범시행 중인 ‘약사방문제도’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약사방문제도는 대한약사회 소속 약사와 건보공단직원이 함께 대상자 가정 방문을 통해 지속적(4회) 투약관리로 약물의 올바른 사용관리, 유사약물 중복검증,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 등 올바른 약물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의료계는 이 제도가 약국의 초보적인 복약지도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보고, 의약분업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는 입장이다. 의약분업으로 생겨난 약국의 복약지도 의무와 그에 따른 재정의 투입 방향이 올바른지 점검해봐야 할 시점이다. 소비자는 자신이 내는 세금과 약값으로 복약지도비를 지불하고 있음을 알고 약을 사갈 때는 복약지도를 충분히 활용해 모르는 것을 꼼꼼히 물어보는 등 권리를 챙겨 오약사고를 막을 필요성이 있다.

이상미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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