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농악 복원·재현·보존하는 데 힘쓸 것

춤·노래 등 갖춘 종합예술…더 많은 관심 가져야

[평택시민신문] 평택농악보존회의 2대 회장이었던 김용래 명인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자 물러나는 용단을 내리면서, 지난해 3월 보존회가 사단법인으로 전환한 후 최초로 선거를 통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지난달 28일 취임한 조한숙 회장(57)은 전통적인 기예의 보유자일 뿐만 아니라 학문연구에 매진해 국악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학구파다. 그가 이끌어나갈 보존회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농악이 좋아 시작한 길

조 회장이 농악을 시작한 건 14살 때 한국무용을 배우던 학원에서 이돌천 명인을 만나고 부터다. 그는 “농악도 좋았고 또 운도 좋았다”며 “1대 기능보유자이신 선생님을 만나 제대로 배울 수 있었고 마침 재능도 있었던 것 같다”고 농악에 투신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평택농악은 현재 팽택농악보존회 건물이 있는 팽성읍 평궁리가 그 근거지다. 평택농악의 체계를 세워 터를 닦은 최은창, 이돌천 명인이 시조이며 그 제자인 김용래 명인이 전부 기예능보유자다. 평택농악은 1980년 농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전국에서 2번째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있는 농악은 전국에 단 6개뿐이다.

 

종합예술 평택농악

평택농악은 지역 두레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두레패적인 성격과 함께 경기·충청에서 행해지던 전문연희패적인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조 회장은 평택농악에 대해 “가락이 빠르고 경쾌하며 끊고 맺음이 분명하고 다른 지역에 없는 춤굿·마당일체 등의 장단과 무동놀이(어른의 어깨 위에 1~5명의 아이가 올라타서 춤을 추는 기예)가 특색”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에 들어와 전통적인 농사문화가 사라지면서 농악은 현실에서 멀어졌지만 공연을 목적으로 한 농악의 전문연희적인 요소는 서양의 오페라나 태양의 서커스 못지않게 관객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조 회장은 “평택농악은 ‘악·가·무·극·기·예’의 요소를 모두 갖춘 종합적인 예술로 실제로 접해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접근도 어렵지 않다. 농악의 판은 특정인들이 가는 무대가 아니라 일반 대중이 아무 때고 올 수 있는 열린 자리”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두레굿 복원…농촌풍경 재현 목표

시민들이 찾아올 자리를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보존회가 하는 많은 일들 중 하나다. 보존회는 1985년에 처음 세워졌지만 시에서 보조를 받고 체계적인 운영을 해나간 것은 2005년도부터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옛것을 지키는 것이 어렵지만 평택농악만큼은 예외다. 보존회의 노련한 교육과 홍보사업 덕분이다. 매년 1000명 이상에게 전수교육을 하고 연 130여 회에 이르는 공연을 펼친다. 학교나 축제 현장 등으로 찾아가기도 하고 단원모집을 위해 오디션을 개최하기도 한다. 반응도 좋고 사람들도 꾸준히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도 조 회장은 시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할 일이 아직도 많다고 말한다. 그중에서 전수교육관 건립과 두레적인 요소의 재현은 특히 염두에 두고 있는 사업이다.

그는 “전수교육과 함께 평택농악 그대로를 복원하고 재현하는 일은 보존회의 가장 큰 책무”라면서 “그동안은 연희적인 요소를 주로 해왔는데 앞으로는 농악에 맞춰 김매기, 풀뽑기 등을 하는 농촌의 두레풍경을 재현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오는 13일 열리는 정기공연에는 평택농악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가새벌림, 반고, 흑두건, 나비상’ 등이 복원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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