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섭 평택시문화관광해설사

[평택시민신문] 지난 4월16일 평택시 도일동에 위치한 원균 장군 묘역 안에 ‘원릉군기념관(原陵君紀念館)’이 개관되었다. 원균 장군 묘역 안에는 기존에 홍살문, 원균 장군 묘소, 사당, 애마 총이 있었는데 이번에 원릉군 기념관이 새로 탄생한 것이다. 이로서 원균 장군 후손들이 늘 소망하였던 유적지가 어느 정도 면모를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조선 선조 때 무신인 원균 장군의 기록과 유물을 전시하는 기념관 안 중앙에는 임진왜란 당시 대표적인 전투함인 ‘판옥선’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어 원균 장군의 연보와 가계도가 전시되었으며, 당시의 합동 해전에서 조선수군의 전황과 전과, 병장기, 전승기록 등이 전시되고 있다. 이밖에도 국가지정 보물인 선무공신 교서와 치제문이 전시되었으며, 원균 장군의 생애를 영상으로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우리고장 평택의 역사적 인물인 원균 장군은 1540년에 이곳 도일동에서 경상 좌병사를 지낸 준량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기골이 장대하고 성격이 호탕하였으며 몸이 날쌔고 힘이 세었다고 한다. 무과에 급제한 뒤 조선만호를 거쳐 부령부사를 지내며 북쪽의 오랑캐들을 무찔리는 등 많은 공적을 세웠다.

이와 같은 공적으로 1592년(선조25)에 경상우도 수군절도사로 임명되어 부임한지 3개월 후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비참한 임진왜란이 일어난다.

그때 일본군이 쳐들어오자 박홍이 지휘하던 경상좌수영은 저항도 못해보고 도망가 무너지고, 원균도 미처 준비도 못하고 워낙 많은 왜적이 쳐들어오므로 당시 전라좌도 수군절도사였던 이순신에게 지원군을 요청하였다.

처음에는 경계영역을 함부로 넘을 수 없다는 이유로 즉시 응하지 않다가 조정의 출정명령을 받고 지원에 나선다.

이로서 원균 장군은 연합군을 편성하여 임진왜란 최초 해전인 옥포 해전에서 왜선 30여척을 무찌르는 대승을 거둔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합포, 사천포, 당포, 당항포 등 각종 해전에서 4년6개월 동안 36회의 걸친 해전에서 승전을 하게 된다.

1597년(선조30)에 이순신 장군이 주위의 모함과 조정의 명령에 잘 따르지 않는다고 수군통제사를 파직당하고 투옥되었을 때, 그 후임으로 원균 장군이 수군통제사가 된다.

수군통제사가 되자마자 원균 장군은 곧바로 적을 공격 할 것을 지시받고 부산 앞바다로 나가 적의 동정을 살펴보니, 일본군이 우리 군을 속이는 계략을 쓰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 원균 장군은 조정에 현 상황에서 적의 공격이 적절하지 않음을 건의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원균 장군은 전투에 참여하여 웅천 앞바다에서 승리하고 이어서 부산포를 공격하였으나 적들의 유인책에 말려 퇴각하려 했지만 적들의 배후 기습을 받아 칠천량 해전에서 전사한다.

그 후 원균은 이순신, 권율과 함께 선무공신 일등에 책록 되고 ‘원릉군’에 봉해진다. 이와 같이 원균은 임진왜란 당시 국난을 당하였을 때 국가와 민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 용장이다.

그러나, 사실 그동안 이순신 장군이 민족의 영웅으로 각광을 받는 것과 달리 원균 장군은 겁장으로 기록되고 알려져 있다.

이순신은 나라를 위해 백의종군을 마다하지 않는 충신이 반면, 원균은 공을 시기하고 충신을 모함하는 역적으로 몰렸다. 이러한 사실이 상식이고 고정관념으로 원균의 후손들은 놀림까지 받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선조실록에 ‘원균은 청백하고 용감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기록되어있다.

물론, 이순신 장군은 민족의 영웅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분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 영웅이 되기 위해서 원균 장군이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결국 원균은 불패의 장군은 아니지만 한사람의 용감한 장수이자 왜적에 맞서 싸우다 목숨을 바친 공신일 뿐이다. 선무공신 교서가 이를 증명한다.

이와 같이 원균 장군의 이야기 출발점인 이곳에 ‘원릉군기념관(原陵君紀念館)’이 새로 탄생하므로 우리고장 평택에 또 하나의 문화관광 인프라가 구축된 셈이다.

덕암산 남단 끝자락에 위치한 원균 장군 유적지는 조선시대 한반도의 대동맥 삼남대로 경기옛길 평택구간 중 진위 향교에서 원균 장군 묘까지 역사문화 탐방길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또, 자연, 역사, 문화, 사람을 만나며 지역의 멋과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평택섶길’에서 11번 구간은 원균 사당에서 원균 장군 묘, 생가 터, 울음 밭, 덕암산 길로 연결되어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가족과 동료 등 많은 시민들이 이곳 평택 섶길을 걸으며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원균 장군을 다시생각하면 좋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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