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_ 김태윤 비전1동

김태윤 비전1동

지난 11월 24일 평택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2017 평택시 프레젠테이션 파티’가 개최됐다. 4년 전인 2013년부터 우리 시 공무원들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산하고, 선후배 공직자들 간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했던 공직자 프레젠테이션파티가 ‘우리들만의 리그’가 아닌 평택시민 아이디어 실행대회-내가시장이라면 발표대회와 공동개최하여 시민의 참여가 융합된 새로운 형식이 가미됐다.

평택시민 아이디어 실행대회-내가시장이라면은 평택시민들이 생활 속 불편함이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집하여 직접 아이디어를 실행 할 수 있도록 수개월간 맨투맨 멘토지도를 받고 나아가 소정의 지원금을 지급 받아 구체화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시민이 행복한 평택시를 위해 공직자와 시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하는 소통의 장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본 파티는 향후 거버넌스 프로세스 추진의 참신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거버넌스 체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잠시 행정학의 패러다임을 살펴보자. 현대 행정학은 우드로윌슨의 『행정의 연구』 이래로 불과 100여 년의 걸친 기간 동안 발전해 온 신흥 학문이다. 그 과정 속에서 1929년 경제대공황 사태 이후 관주도의 큰정부를 지향하던 추세가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 이후 큰정부 지향의 대한 불신이 확산 되었다. 영국의 경우 1970년대 과도한 사회복지와 노조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지속적인 임금상승, 그리고 생산성의 저하로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하여 소위 고복지·고비용·저효율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적인 영국병(English Disease)에 시달렸으며 급기야는 1976년 IMF의 금융지원을 받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린 대처 총리는 집권 후 저비용·고효율로의 경제구조의 전환을 통하여 영국병을 치유하기 위해 시장경제 원리를 중시하는 경제 전부문에 걸친 작은정부의 새로운 판짜기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국정운영 변화의 흐름속에서 현재에 이르러서는 정부와 시장, 국제사회 아울러 시민사회를 비롯한 외부환경은 물론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행위주체간 상호작용이 중시되는 새로운 국정운영의 틀인 거버넌스 체제가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거버넌스체제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시민사회도 엄연한 행위주체로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책과정에서 시민이 참여하게 될 경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거버넌스체제는 ‘숙의민주주의’의 정착을 통한 직접민주주의 정신을 최대한 구현 할 수 있다. 숙의민주주의는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 사이에 공개적인 논증과 토론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를 국가권력의 잠정적 의사결정과정에 반영하도록 함으로서 정책결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민주적 통치방식이다. 즉 거버넌스체제는 숙의민주주의 정착의 도화선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거버넌스체제는 시민의 정치참여율 제고에 도움이 된다.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과정이다. 하지만 그 투표율은 상당히 저조하다. 그 대표적인 이유로는 시민 자신이 주체의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상당 기간 상명하달식 관료제의 병리속의 익숙한 시민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음을 알고 시쳇말로 ‘답정너’의 관행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버넌스체제 구축은 이러한 시민의 의식을 타파하고 시민사회에서 당당히 주권을 행사 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셋째 거버넌스체제는 ‘생활밀착형’ 정책을 구현하도록 유도 할 수 있다. 기존 관주도의 행정체제에서는 추상적이거나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정책이 상당수였다. 하지만 거버넌스체제를 통해 생활밀착형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나아가 민관 협치 및 현장중심 행정체제 구축으로 시민중심의 정책운영이 가능 해 질 것이다.

모두(冒頭)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시민과 함께 하는 프레젠테이션 파티’는 앞서 열거한 거버넌스체제의 장점을 구현 할 수 있는 뇌관역할을 할 것이다. 아울러 시민이 자신이 시장 입장에서 정책을 제안한 사항이기 때문에 시정에 반영하는 기대효과도 높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행사에서 나왔던 참신한 제안들은 우리 시 공무원의 행정 경험과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느낀 경험으로 만든 아이디어이므로 초등학교 학예회처럼 끝나기 보다는 충분한 정책적 분석과 검토를 통한 진정한 거버넌스의 구현을 기대해 본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