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일 평택농업희망포럼 대표 | 평택농업희망포럼의 일본 에히메현 농업교류 및 연수를 다녀와서 ②

괴짜들이 이 시대에 필요한 가치 보존하려고 힘 모아

생산자와 소비자가 정감있게 연결되면서 생명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는 운동

에히메 유기농산 생활협동조합

1982년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든 생협이자, 일본에서 두 번째로 작은 생협인 에히메 유기농산 생활협동조합은 2016년 기준으로 조합원 수 3000여명, 사업액은 약 33억원, 조합원 중 생산자는 50여명 정도이다. 이곳 하타 이사장으로부터 생협의 이야기를 2시간에 걸쳐 들었다. 농약, 화학비료, 식품첨가물, 합성세제, 핵(방사능 오염), 유전자 변형 등 6가지를 추방하자는 이념을 갖고 있는 에히메 생협은 점포가 없는 생협이지만 일본 내 어느 생협 보다도 먹을거리 문제와 지구 환경에 대해 가장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하였다.

하타 이사장은 “생협 내에서 수요와 공급을 잘 조정하여 농민들의 소득을 보장하는 문제가 가장 어려운 지점”이라며 쌀, 채소, 과일 등을 생산하는 중산간지 지역의 농민들이 건강하게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자는 주는 대로 (사실은 연초에 소비자는 1년 동안 원하는 품목을 선정하여 제출하고 생산자는 그 농산물을 생산하여 제철 농산물을 제공)먹고 있으며 이는 그 지역을 자연 그대로 유지하면서 생산농민의 소득을 보장해 준다는 소비자들의 의지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3000명의 조합원 중에 1200여 명의 조합원이 실제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 조합원은 “있는 것은 먹고 없는 것은 원하지 말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일본 내에서도 괴짜들이라 강조했다. 30년 넘게 이들과 모임을 이끌어오며 가장 고민되는 것은 역시 “소비자가 생산자를 이해하는 측면”이라고 말하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배송에 있어서는 반드시 정직원이 맡도록 하여 소비자와 대면토록 하고 있다. 가격 결정에 있어서는 생산자가 생산비에 이윤을 포함하여 제출하면 소비자가 제안을 하여 정함으로써 생산자의 지속가능한 생산을 보장해 주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이런 이유로 조합원이 늘지는 않는다고 한다.

가공식품의 경우도 잉여채소의 소비를 목적으로 시작했으며 현재 매출액이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지역 내 가공업자와 연계하여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으며 원물에 대해서도 지역 산(産)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농민들로부터는 25~30%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폐기를 생협이 책임지고 있어서 시중 가격보다 약 50% 정도 가격이 높다고 한다. [와다마루산 백미 10Kg의 가격은 6955엔(한화 약 7만원) 평택 산 고시히까리 10Kg 약 3만원]

열정적으로 설명 해 준 하타 이사장은 지역의 다양한 사회운동에도 함께 동참하고 있으며 한국의 자연농업협회 조한규 대표로부터 먹을거리와 농업에 대한 내용을 연수 받았고, 몇몇 조합원은 괴산에서 연수를 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고 전했다.

괴짜 이사장과 괴짜 농민, 그리고 괴짜 소비자들이 만들어가는 에히메 유기농산 생활협동조합의 먹거리와 생명, 농업을 지키기 위하여 지역자급, 유기농산물 운동을 확대해 나가는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3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흘렸을 땀과 눈물에 존경의 마음을 깊게 새기게 되었다.

 

우리가 만났던 에히메현의 농민들

 

이마바리시의 특별 재배 쌀 생산 농민

이마바리시 외곽에 유기농산물 인증센터에 사무실을 두고 유기농산물 인증과 더불어 쌀 재배를 하는 40대 중반의 3명의 농민들을 만났다. 나가오(46) 상(13년 차, 유기농 쌀·보리·채소를 4ha에서 재배), 오끼(45) 상(한국서 유기농업 연수 받음, 쌀·양파·감자·마늘 2.6ha에서 재배), 오찌(45) 상(유기농업 짓기 시작)이 그들이다.

도시에 나가 다른 사업을 하다가 지역으로 다시 귀농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 3명의 비교적 젊은 농부들은 쌀과 채소 등의 농사를 짓고 있었으며 쌀은 이마바리 특별재배 쌀(절감대상 농약 50%, 화학비료 50%삭감)을 생산하며 전량 농협에 판매하여 학교 급식이나 직매장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쌀 소비가 많이 줄어 곳곳에 휴경을 하는 논이 많이 보였으며 판로의 문제로 특별재배미를 생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고 한다.

특별재배미 논은 히노하카리라는 품종을 대부분 심고 있었고 38주에 3~4포기 정도를 심어 논이 많이 비어 보였으나 포기가 20~30까지 벌어 우리의 논과는 차이가 많아 보였다. 수확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위한 재배법으로 정착한 듯 보였다. 한 명의 농민은 한국자연농업협회에서 연수를 받아 농사에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쌀 농가로서 끝까지 쌀 생산을 책임지자는 의기투합과 더불어 평택과의 교류를 제안하였다.

 

토온시 와다마루지역의 유기농 생산조합의 농민들

마쓰야마시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토온시의 와다마루 지역은 중산간지역으로 1977년 유기생산 농민들의 모임을 구성하였다고 한다. (책임자인 홍코 상은 17년 유기농 차를 재배하고 있다.)

이 분들은 에히메 유기농 생협의 부탁으로 저농약 토마토재배를 시작해서 점차 무농약, 유기농산물 생산으로 발전시켜왔다. 1979년부터 생협에 납품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7명의 농민들이 쌀과 채소를 생산하고 겨울에는 떡과 절임류의 가공도 하여 소득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모임의 농민들은 83세부터 40세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며 전체 면적은 약 1만평 정도이고 1농가당 1500~1800평의 농사를 짓고 있고 농사량이 적은 농민들은 도시 지역에서 일을 하며 소득을 보충하고 있다고 한다.(아주머니 3분과 젊은 농부 2명 등 6명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2002년에 유기 인증을 받은 농산물은 2주에 한번 10종류의 채소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감 등 과일 생산도 시도하고 있다.

조합의 연간 수입은 많을 때는 3000만 엔에서 1000만 엔 정도이며 생산물의 판매처는 생협과 농협 그리고 일부는 대형유통매장에 납품하고 있다.

나고 자란 지역의 풍광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무농약, 유기농산물을 재배하여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경관을 유지하는 농민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뒷받침해 주는 에히메 유기농산 생활협동조합을 보며 우리의 생산자, 소비자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지난 7~8년 로컬푸드를 통해 만났던 생산자, 소비자들을 자산으로 생각해 좀 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고, 로컬푸드를 한때의 유행이나 농산물 유통 정도로 생각하지 않고 먹거리, 농업, 그리고 생명으로 바라보는 운동으로 여겨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되었다. 모든 시민이 안정적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보장 받는 지역 먹을거리 체계 구축에 한발 더 나아가야겠다.

김덕일 농업희망포럼 대표(좌)와 와다마루생산자조합 홍코상(우)
와다마루 유기농생산자조합에서 이마바리 특별재배쌀 생산자 간담회
와다마루 유기농생산자조합 견학

 

와다마루 유기농업 생산지 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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