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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국민 대통합’, 누가 적임자 인가통탄하리만치 ‘백척간두’에 서 있는 국가의 운명을 생각하면 긴장감과 절실함이 잘 안 보이는 대선, 심하게 말하면 한가하고, 정치공학적 셈법으로 가득 찬 선거가 되어 가고 있다는 염려가 든다
김기수 기자 | 승인 2017.05.03 11:43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발행인

 [평택시민신문] 1. 5월 9일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온 국민의 관심이 대선에 쏠리고 있다. 5월 2일 이후 조사한 여론조사는 공표가 금지되기 때문에 막판 추세 변화를 자세히 알 수는 없겠으나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지금까지의 흐름은 더민주 문재인후보가 타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후보의 3자 단일화 여부가 막판 최대 변수로 예상되었으나 3자 단일화는 어려운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그러나 2일 바른정당 국회의원들 13명이 탈당하며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해 1주일 남은 대선 판도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이 보수 후보 당선이라는 명분으로 스스로 박차고 나왔던 자유한국당 품으로 다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정치란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와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는 소위 ‘숨은 보수’표도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최종 대선 결과는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흐름과는 다를 수도 있어 국민의 현명한 선택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2. 여기에서 잠깐 이번 조기대선이 왜 치러지게 되었는지를 상기하는 것도 의미는 없지 않을 것이다. 대선이 후보자들의 ‘경마식’ 경쟁구도로 전개되면서 ‘누가 당선되는가’에만 매몰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일기 때문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전 국민적 분노와 허탈감, ‘이게 나라인가’라는 전 국민적 자괴감 속에서 더 이상은 이런 대통령, 이런 나라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촛불 민심’이 헌정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촛불 민심’을 정확히 계승하고 붕괴된 국가시스템을 다시 올바로 세울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순리라면 순리이다. 그렇다면 대선 과정은 왜 국가시스템이 붕괴지경에 이르렀는지, 어떻게 하면 이 나라를 다시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건전한 토론 과정이 되어야 한다. 5회에 걸친 텔레비전토론은 국민들에게 국가의 현안이 무엇이며, 어느 후보가 더 잘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후보인지를 판단하는 데 일정정도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 토론과 대선 후보들의 선거 유세를 지켜보며 드는 생각은 우리가 너무 느슨하고 안이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접하는 것이라 현장의 열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한계는 있겠지만, 현실적 절박함이 잘 묻어나지 않는다. 선거가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는 것도 맞지만, 통탄하리만치 ‘백척간두’에 서 있는 국가의 운명을 생각하면 긴장감과 절실함이 잘 안 보이는 대선, 심하게 말하면 한가하고 한심스러운, 정치공학적 셈법으로 가득 찬 선거가 되어 가고 있다는 염려가 든다. 박근혜 대통령을 앞장서 탄핵하고 건전한 보수의 재건을 외치며 탈당을 감행했던 바른정당 일부 국회의원들의 자유한국당 입당은 어떠한 명분을 둘러대든, 정의도 원칙도 없는 오로지 승리만을 추구 하는 우리나라 정치판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백미가 아닌가 한다.

 

3. 이번 대선의 키워드는 어느 특정 후보가 이 말을 많이 사용해 ‘정파적’ 시각으로 왜곡될 수도 있겠지만 ‘적폐 청산’이라고 볼 수 있다. 적폐(積弊)란 과연 무엇인가. 오랜 기간 켜켜이 쌓이고 쌓인 부조리와 폐단이다. 새로운 대통령은 이 나라의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의 근간을 새로 세우는 중차대한 국가적 과제 앞에 바로 직면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과 국민은 이념과 정파, 계급에 따라 분열되어 있고, 국회 역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합 내지 연합정권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차기 대통령은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힘으로 적폐를 청산하며 국가 대개조에 나서야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분열된 국론을 모으고 국민 통합을 달성해 나가야 하는 매우 어렵고도 모순된 과제에 직면해야 한다.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와 지원 없이는 경제위기, 안보위기, 사회적 양극화 등 국가적 난제를 해결해 나갈 수가 없다. 어느 후보가 어느 정치세력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것인가. 여기에 현실 정치의 어려움이 있고, 국민 선택에 어려움과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어찌되었든 이제 국민들은 며칠 후에 이를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4. 대선이 치러지는 이 시점에서 통합이란 의미를 생각해 보자. 적폐청산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일부 후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국민대통합이다. 후보와 주요 정당에서 생각하는 통합의 내용과 조건, 범위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통합이 부각되는 것은 대선 이후의 국정 수행의 어려움 때문이다. 전통적인 양당 체제에 익숙했던 국민들은 5당 5자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보와 정당의 생각들이 비슷한 면도 있고 미묘하게 다른 면도 있다. 양자택일의 선택지가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민들은 이러한 정치지형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흑백논리나 진영논리가 아닌 다양한 선택지가 펼쳐져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는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양당구조로는 복잡한 사회구조나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보수 야당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분화하고, 보수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화하고, 진보진영이 정의당과 민중연합당으로 분화한 것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실화된 다당제 하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 이후 국민통합은 어떻게 가능한가.

연합정권 내지 연립정권이 자연스런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인위적 후보단일화나 선거 공학적 야합이 아닌, 타협과 협력, 대화와 설득을 통해 연합 내지 연립정권을 세워 국민의 동의를 받아나가는 정치를 펼치는 것이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정치세력이, 어느 후보가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함께 정치적 통합을 더 잘 이루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번 대선은 국민들이 어느 후보와 정치세력에게 국민통합의 과제를 맞길 것인가도 선택하는 선거이다.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하다. 이제 대선이 코앞이다.

김기수 기자  kskim@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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