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평택 한 책 <조선의 아버지들> 독서토론회

한책선정위원, 도서관 관계자, 독서 동아리 모여 독서토론 및 사업 진행방향 논의

<평택시민신문>과 평택시가 함께하는 ‘한 책 하나되는 평택’사업의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지난 5일, 한책선정위원회, 시립도서관 관계자, 관내 독서 동아리 회원 등이 참석해 2017년 올해 ‘한 책’으로 선정된 <조선의 아버지들>을 주제로 독서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한 책 선포식’ 이전에 ‘한 책’에 대한 관계자들의 생각을 나누고, 앞으로 ‘한 책’ 사업이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독서토론은 김해규 한책선정위원이 사회를 맡아 진행됐고, <조선의 아버지들>의 총 12명의 아버지 중 정약용, 유계린, 영조, 이항복, 김정희, 박세당 등 6명의 아버지 부분만 발제자들이 발표를 진행했고, 발제자 이외의 참석자들이 책에 대한 소견 및 앞으로 ‘한 책’ 사업 운영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순서로 진행됐다.

토론회에 앞서 김종만 평택시립도서관 관장은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한 책 선포식’ 전에 관계자들과 함께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을 통해 참석자분들이 책이나 사업과 관련해 의견을 들려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고, “앞으로도 시민들이 책에 관심을 갖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이날 <조선의 아버지들>의 각 챕터를 담당한 발제자들의 발표와 토론회 참석자들의 소감을 요약한 내용이다.

 

최치선 한책추진위원_‘유배지의 아버지 정약용’
아버지 학교’를 다닐 때 편지를 쓰는 시간이 있었다. 편지에는 아내가 사랑스런 이유를 20가지 서술하고, 그 내용을 낭독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때 낭독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받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배지에서 가족들에게 편지를 쓴 정약용이나 그 편지를 받은 그의 가족들이나 서로에 대한 애절함과 감동을 공유했을 것이다. 정약용의 편지 내용 중 ‘배려하고, 양보하며 가족 해체를 막아라’는 부분에서도 정약용의 가족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교과서나 드라마에서 보던 단편적인 역사 인물의 모습을 가족 중심의 입체적인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한정휴 한책추진위원_사화도 꺾지 못한 기개 유계린
유계린은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를 겪으면서 자식, 스승, 장인 등 자신들과 관련된 사람들이 유배를 떠나고 사형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유계린은 자신의 신념대로 성리학적 이념을 실행했고, 이해관계에 따라 살지 않았다.
오늘의 사회를 돌아보면 원칙만 지키면 우리네 세상이 잘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 이익을 위해 원칙을 어기고 개인의 욕심과 쾌락을 추구한다. 이러한 우리에게 유계린의 모습은 교훈을 던져준다.

 

조정묵 한책추진위원_비극의 주인공 영조
영조는 왕권 강화를 위해 힘썼지만, 탕평책도 잘 안되어 당끼리 서로 다투고, 이인좌의 난까지 터지면서 왕권을 위태롭게 했다. 이러한 영조였기에 자신의 아들인 사도세자가 자신보다 똑똑하고, 올바른 처신으로 후에 왕권을 강화시키길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도세자는 공부는 안하고, 무예만 배우려고 하고, 영조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소론과 어울렸다. 이에 영조는 사도세자를 크게 꾸짖었고, 이로 인해 사도세자의 정신도 망가지고, 결국 아버지의 명령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오늘날에도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은 존재한다. 이 비극을 막기 위해서 아버지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자식을 이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하고,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자식을 꾸짖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신은하 한책추진위원_청백리 이항복
이항복은 신념을 지키면서 살았던 사람이다. 이항복의 측근들이 그를 회유하면서 신념을 잠시 접어두라는 요청에도 이항복은 자신의 뜻을 접지 않았다. 그 결과 궁핍한 삶을 면치 못했지만, 이항복은 그런 것을 개의치 않았다. 이항복의 자식과 그 후손들은 이항복의 삶을 바라보면서, 그 삶을 교훈으로 삼았을 것이다. 아버지로서의 참교육이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 중 어머니나 아버지가 있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과연 본인들이 진정한 부모로서 모습을 갖추고, 행동하고 있는지’ 생각하며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수경 장당도서관_천재 예술가 김정희
김정희는 그 시대에 주류인 성리학을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학풍에도 관심을 갖는 진취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예술적으로는 당시 유행하던 진경산수화나 풍속화는 무시하고, 전통 있는 예술만을 고집하는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는 이른바 ‘난봉꾼’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부인에게 애정 어린 손 편지를 쓸 정도로 자상한 남편이었다.
이러한 김정희를 통해 우리는 한 사람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세대 간 갈등이 극심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타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서로 화합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김연숙 한책추진위원 _세상에 저항한 가난한 아버지 박세당
박세당은 주류학문인 성리학의 오류를 지적하고, 불가와 도가 등 당시 사대부들이 배척했던 학문도 공부하는 혁신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아버지를 보면서 박세당의 자식들은 주류에서 벗어나는 것을 겁내지 않는 용기를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박세당은 몸이 아픈 자식에게 건강을 위해 ‘예법도 무시하고, 공부도 그만하라’고 하면서 성리학이 강조하는 예절보다 자식의 건강이나 목숨을 더 중요시하는 따뜻한 아버지였다. 이는 오늘날 자식의 공부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자식들을 채찍질하는 부모와는 다른 태도다.
그리고 박세당은 궁핍한 경제적 상황과 심적인 고통을 자식들에게 여과 없이 표현하는 솔직한 모습도 보였다. 이는 자식들을 어린아이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체로 대우하는 것이었다. 오늘날의 부모들도 자식들을 항상 보살펴야 하는 존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으로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종만 평택시립도서관 관장
위인의 삶을 살펴보면서 보통사람들도 자신을 되돌아보고, 위인이 걸었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면서 위인이 된다. <조선의 아버지들>을 읽는 독자들도 위대한 아버지를 보면서 자신들도 위대한 부모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유은영 안중도서관 책타령 회원
‘엄마가 있어 좋다 / 나를 이뻐해주어서 / 냉장고가 있어 좋다 /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 강아지가 있어 좋다 / 나랑 놀아주어서 /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어느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글이 화재가 된 적이 있다.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대로 나태하지 않게 살아왔음에도 아버지는 냉장고보다 강아지보다 자식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조선의 아버지들>을 통해 오늘날 아버지에 대한 비판만 이어가기 보다는, 오늘날 아버지의 가치를 인정하고, 아버지라는 무게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손재련 평택시립도서관 글사랑 회원
종가집 종손의 아버지 아래서 이른바 유교의 전통에 따라 자식의 교육보다 조상에 대한 예의가 더 중요하다고 배웠다. 하지만 <조선의 아버지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실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를 보고 오늘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전통의 겉치레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도 조선 아버지들의 실용정신은 필요하다.

 

김의숙 평택시립도서관 글사랑 회원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자식은 부모의 모습을 따라한다.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뒤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잘못된 모습을 따라하는 자식을 훈계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아버지로서의, 어머니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김해규 한책추진위원
<조선의 아버지들>의 저자인 백승종 선생이 어떤 양반의 뒷모습을 책의 표지로 삼은 것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식들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나고, 아버지가 취했던 태도와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배우기 때문이다.
오늘날 가정의 회복이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조선의 아버지들>을 통해 자식을 훈계하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 이렇게 부모들이 가정을 생각하고, 이를 통해 평택의 가정이 회복되고, 나아가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김기수 한책추진위원장
<조선의 아버지들>에서 소개하는 인물들은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자식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자식교육을 잊지 않는다. 이러한 주인공의 삶을 보면서 일이 어렵다는 이유로 자식에게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한 책 사업을 진행하면서 평택의 많은 아버지들이 가족에 대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