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바라보기 사진전>이 정진혁 교수 기획으로 지난달 27일부터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전은 평생교육원 현 수강생뿐 아니라 졸업생들의 작품도 전시하고 있다. 정진혁 교수와 만나 사진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었다.
정 교수는 영화 <바람의 전설>에서 '바람이 스치듯 지나가는데 불현듯 춤이 좋아졌다'라는 대사처럼 중학생 때 갑자기 사진이 좋아졌다. 이후로 사진을 전공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앙대로 진학하게 됐다. 사진이 좋아 시작한지 25년가량이 지났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그에게 사진은 여행이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다양한 세상과 조우하고,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세상을 알아간다. 정 교수에게 사진은 값비싼 취미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여행에 가깝다. 그렇기에 '사진을 배우려면 돈이 많이 든다'라는 생각을 단호히 거부한다. "나는 '사진 = 고비용'이라는 등식관계를 싫어한다. 이러한 문화를 만드는 것 중에 하나가 비싼 카메라를 선호하고, 그런 카메라가 아니면 사진을 배울 수 없다는 생각인데, 평범한 카메라로도 얼마든지 사진을 즐길 수 있다"며 "여행을 가는 정도의 경제적 부담만 질 수 있으면 누구나 사진을 배울 수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그에게 사진은 종합예술이다. 한 장의 사진이 카메라 기술만으로 완성된 결과물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한다. 거리에 대한 개념, 빛에 대한 이해, 미적 감각 등이 카메라 기술로 표현되기 때문에 사진에는 물리학, 광학, 미술, 사진학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해가 녹아 있다. 그렇기에 사진을 감상할 때 기술적 관점보다는 종합예술로서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사진을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닫기 위한 도구로 보기도 한다. 사람은 제대로 보지 않고, 대상을 '다 봤다'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부분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갖고 있던 편견을 활용하여 대상을 모두 다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인간이 사물을 단편적으로 바라보게 하기에 사물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을 방해한다. 정 교수는 이러한 단편적 시각을 지적하면서 "학생들에게 사진을 통해 사물을 더 정확히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이 시선을 통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깨닫기를 바란다"며 사진을 가르치는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을 가르치는 이유는 사진을 통해 '나'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을 이해하면 내 삶의 가치를 알게 되어 헛된 욕망을 버리게 되고, 이를 통해 보다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학생들이 진지하게 세상을 관찰하듯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함으로써 자신을 이해하고, 필요 없는 욕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뜻이 그의 강의에 담겨 있다.
사진에 대한 이러한 자부심은 10년 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진전시회를 여는 이유와 닿아있다. 그는 "전시회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사람들이 그 시선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게 된다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서 전시회 개최 이유를 밝혔고, "비록 한 번의 전시를 통해 사람들이 사진전에 숨은 뜻을 발견할 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이러한 노력이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그 뜻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진전을 지속적으로 열 의지를 보여줬다.
끝으로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 교수는 "진솔하게 그 대상을 사랑하고, 그 대상을 느끼고 찍어나갔으면 좋겠다. 대상을 덩어리로만 보지 말고, 그 덩어리 안에 어떤 것이 있는지 파악하고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라며 사진을 찍는 순간만큼은 대상을 세심하게 관찰할 것을 요구했다.
중앙대학교 사진학당은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 반 교육이 진행되며, 2년 과정이다. 10여 년 동안 지속된 이 강의로 평생교육원 학생들은 사진 기술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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