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읽기

평택시 박누리 주무관

제4회 평택시 거버넌스 포럼이 지난 12월 14일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포럼의 강사는 평택시 사회복지사협회 박우희 회장으로 ‘거버넌스 민관 경영의 사례, 그리고 평택’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거버넌스’. 이름부터 어렵다. 정보를 찾아봐도 쉽게 와 닿지가 않는다. 사전적 정의에 의해 거버넌스란, 예전의 통치나 지배 방식이 아닌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함께하는 ‘공공경영’, ‘협치’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알듯 말듯 애매하고 여전히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종종 특정 개인의 생각에서 비롯된-) 사업들이 결정되고, 이를 상명하복식으로 실행하는 사업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아래로부터의 실제적인 의견이 반영되어 이루어지는 사업. 그것이 바로 거버넌스이다. 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일례로 올해 오성면에서는 주민들의 강력한 의지로부터 시작된 유채꽃길 걷기대회와 알뜰장터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바 있다. 오성의 여러 주민 조직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하여 여기저기서 유채씨를 구하고, 구해진 씨를 적당한 장소에 파종하여 유채꽃이 만발한 길을 만드는 일. 그런 일들 모두가 오성 주민들이 스스로 찾아 이루어낸 일인 것이다. 깨끗한 마을을 만드는 일. 그 과정 속에 면사무소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면사무소 참여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 민-관의 소통~!

이런 일련의 사업 과정 속에는 오성 주민들의 자발성에 기초한 살아 움직이는 공동체가 있었다. 아니, 예전부터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공동체의 힘 때문에 이루어진 일들일 것이다. 오성면은 그렇게 예전부터 주민주도형 거버넌스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 공동체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건 아마도 “살아내는 삶”의 힘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거버넌스는 주로 우리가 내는 세금을 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가져 사업의 참여자가 되어서 결국엔 수혜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제 ‘내가 낸 피 같은 세금으로 정부 니네는 뭐하고 있는거냐‘는 식의 불평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바로 ’주인의식‘을 제대로 가질 때이다.

정부는 민간과 동업자, 파트너의 입장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개개인의 의견들이 다수의 이익이 되는 사업으로 구체화 되도록 의견을 모아주는 역할, 그 의견이 실현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주어 결국 실제적인 실행은 주민 스스로가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또한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우호관계의 특정 집단이나 매번 고정적인 집단과 연계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색과 성격이 다른 여러 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하는 파트너로 삼아 다양한 주민들과 함께 일을 도모해야 함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이제 ‘거버넌스’가 무엇이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한마디로 ‘동업’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민관이 공공의 이익을 얻는 것. 공동경영, 즉 ‘동업’인 것이다.

이러한 정부와 민간의 동업의 최종 목표는 ‘자립’이 되어야 한다. 주민으로부터 시작된 사업은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결국에는 주민 스스로 그 사업을 안정되게 지속시키는 것. 그러한 사업들을 계속 배출해 내는 것, 그것이 거버넌스의 최종 목표이지 않을까.

복지단체인 월드비전의 광고 문구가 격한 공감을 준다. ‘마을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때, 우리는 다른 마을로 향합니다.’ 우리 시 평택 곳곳에서의 시민들의 자립이 기대된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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