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절망과 냉소 속에 정치가 변할 것이라는 희망 접은 지 오래

[평택시민신문] 그래도 참여 통해 ‘더 나은 사람’ 뽑는 일은 유권자의 신성한 주권

김기수 본지 발행인

1. 오는 4월 13일 치른다는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약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3년차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국정 운영을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입장과 대선공약 파기와 경제상황 악화, 민주주의 후퇴 등을 내세우며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러 정치적 쟁점과 현안에 가려 국정 심판론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태이지만, 선거가 임박해 질수록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화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 역시 여러 쟁점들이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면서 전통적 야권 지지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 공천권을 둘러싼 여권의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 야권의 현역 의원 물갈이와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정통성 경쟁으로 선거구도가 복잡해지면서 국민들은 지지정당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테러방지법 제정을 둘러싸고 야권과 여권이 극심한 대립을 보이는 가운데 진행된 야권의 필리버스터 전술에 대한 평가에서 드러나듯, 국회선진화법과 19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 역시 양분되고 있다.

20대 총선이 어떠한 쟁점을 중심으로 전개될 지 현 시점에서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체로 역대 선거 진행상황에 비추어 볼 때, 다음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총선이라는 점에서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각 정치세력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선거전을 치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시간이 갈수록 정권심판론과 안정론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구도 역시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가 제기되겠지만, 현재의 구도라면 3당이 각축하는 선거전이 될 공산이 크다. 여권의 공천결과에 따른 여권의 분열 가능성과 일부 지역에서의 진보정당을 포함한 야권후보단일화가 부각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 흐름은 3당의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2. 문제는 각 정치세력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큰 나머지 총선 분위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국민의 관심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사회 양극화, 대규모 청년실업, 미래 성장동력의 고갈 등 국가적 위기와 과제는 산적해 있지만 정치권이 이를 제대로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 정치권 전체를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은 이번 선거법 개정 논란에서 드러났듯 철저히 기존 정당의 기득권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기득권의 벽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국회의 국민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선관위가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도입이나 선거연령 인하 등 모든 정치제도 개혁안은 물 건너 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정당이 다수당이 되든, 누가 당선이 되든 정치가 변할 것이라는 희망을 국민은 아예 접고 있다. 이번 총선은 정치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국민적 절망감만 더 키워주는 역대 최악의 총선이 될 지도 모른다.

 

3. 우리 평택 지역 역시 아직 총선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일단은 전국적 정치상황과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판단이나 평가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정당의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가 평택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평택은 미군기지가 이전하고 탄저균과 사드배치 등 국방과 안보에 관한 이슈가 집중되어 있는 지역이면서 삼성․LG전자 입주, 고덕신도시․황해경제자유구역․브레인시티․평택호관광단지개발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예정되어 있거나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이 밖에도 시민생활과 일자리, 교육, 문화 등 각 영역에서 향후 4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고 지역문제 해결과 지역 미래 선택을 위한 국회의원의 역할은 매우 크다. 갑․을선거구로 나뉘어 두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평택은 갑 선거구와 을 선거구 현역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인 원유철 의원과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을 역임한 유의동 의원이다. 갑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원유철․차화열, 더불어민주당 고인정․한국석, 국민의당 최인규, 정의당 송치용후보가 후보로 나섰고, 을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유의동․양동석․조현태, 더불어민주당 김선기․유병만․이인숙, 국민의당 이계안․이병진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모두들 경륜을 갖추고 지역을 위한 열정과 헌신에서는 누구보다 뒤지지 않을 훌륭한 분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지역적 의제나 쟁점을 둘러싼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공약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고, 후보들의 차별성 역시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각 정당의 공천 일정을 고려하면 선거에 임박해서 후보자가 결정될 경우 이번 선거는 특별한 쟁점과 이슈가 없는 깜깜이 선거가 될 염려가 크다. 그래도 지역을 진심으로 더 사랑하고 세상 경륜과 정책 능력, 소통능력을 더 많이 가진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지역을 위해 중요하다.

 

4. 선거는 시민 유권자가 정치의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민주적 방식의 유일한 선택 행위이다. 이번 총선에서 평택 시민들 역시 유권자가 정치의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도 다시 한번’이라는 말이 있듯이, 유권자들은 그래도 더 나은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지역을 위하고 지역과 나라를 바꾸는 힘이라는 것을 생각해 선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또한 지역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는 선거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제라도 시민들의 총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정당과 후보의 정책과 공약, 인물됨과 비전에 대해 유권자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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