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수<본지 발행인>

▲ 김기수<본지 발행인>

표류하는 평택사회… ‘시민 먼저’ 지혜 모을 때

지금 평택시는 너무 어수선하다.

10년 20년 후의 평택의 장래를 결정지을 굵직하고 중요한 사안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으나 시행정 당국과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엔 이들 현안을 지역차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중심잡힌 논의와 방향모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용산미군기지의 평택이전설과 미2사단의 평택이전설이 지역사회를 충격으로 몰아 넣으면서 지역 여론도 찬반 양론으로 급격하게 나뉘어지고 있다.


미군이 팽성과 송탄의 500만평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지역의 장래를 결정할 중요한 현안이 대두함에도 지역전체의 의견은 아직 모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서정동과 비전동의 주공아파트가 재건축 열기에 휩싸이고, 아파트 가격이 투기꾼들의 작용으로 급등하는 등 주택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불과 몇 개월사이에 전개되는 주택시장의 동요는 무주택 서민들에게는 내집마련의 꿈을 빼앗아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상실감을 안겨준다.

주공아파트의 재건축이 본격화되는 내년 중반쯤이면 수천세대의 전세대란이 예상되고 시민생활의 혼란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책당국은 주택가격의 폭등을 예상하고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것인지, 재건축 사업이 갑자기 추진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인지, 이대로 가면 전세대란은 피할 수 있는 것인지 시민들은 궁금하고 불안해 하고 있으나 시 당국이 이에 대해 뚜렷한 해결방안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평택시청 앞에서는 청소원과 수로·준설원들이 수개월간 천막농성을 하며 민간위탁 반대 시위를 하고 4월 말부터는 전면 파업에 들어가 시내에 쓰레기가 나뒹굴고 공무원들은 본업을 제치고 쓰레기치우는데 동원되고 있다.

사태가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합리적 토론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은 불가능한 것인지 시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밖에도 시민의 재산권 보호와 도시의 장기적 발전계획의 근간이 되는 일반주거지역 종세분 작업과 도시계획조례 제정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고, 인근 당진군과 5년간 항구명칭으로 갈등을 겪었던 평택항 분리 문제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평택항’이라는 명칭이 사라질 상황에 처해있으나 평택의 입장에서 득실은 무엇인지, 무엇이 평택을 위해 최상의 방안인지 아직 통일된 의견이 없다.

평택시청 공직협 회원들은 모 출장소장의 인사문제와 관련해 부당인사를 철회하라며 연일 1인시위를 가지며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누어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 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시장이 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아 시장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앞으로 시장의 거취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시 행정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시민들은 궁금하고 답답하다.

보궐선거를 치러야 할 상황인지, 내년 국회의원 선거도 코 앞에 다가왔고, 경제는 어렵다는데 지역사회가 선거분위기에 휩싸이면 이러저러한 현안들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이며 서민생활을 어떻게 되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한 상황이다.

이것이 지금 2003년 5월 화창한 봄날의 평택시의 모습이다. 이 정도면 시행정과 지역 사회 전체가 표류하고 있다고도 말할수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해결책은 무엇인지, 무엇을 어디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막연하고 무기력한 마음만 든다.

정말 이런 상황이면 무언가 큰 변화가 필요하다. 시장이 바뀌면 해결될 것인가. 물론 이렇게 되면 많은 부분 새로운 바람이 불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문제는 누가 어느자리에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핵심은 아닐 것이다.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각 주체 세력들이 좀더 이 지역을, 내가 살고 있는 이 평택을, 36만 시민을 먼저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 무엇이 우리지역의 시급한 현안이고 과제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좀더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상황인지 모른다.

입장의 차이에 따라 대립하고, 서로 싸울땐 싸우더라도 그런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 전체에 활력을 넣고 지역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시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일시적 진통과 불협화음을 잘 극복하면 평택이 잘되고 시민생활이 안전해지며 윤택해 진다는 희망과 전망을 주어야 한다.

합리적 토론과 대안마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 지역사회 구성원간의 효과적 의사전달과 결정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지금의 각종 지역사회 현안을 지역 전체의 입장에서 하나하나 풀어나갈 방안 마련을 위해 지역 사회구성원 모두의 슬기와 지혜가 어느때보다 절실한 때다.

엊그제가 부처님 오신날이다. 나를 버리고, 욕심을 버리고, 대립과 갈등을 넘어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을 사랑과 신뢰가 넘치는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데스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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