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 김기수 발행인

1. 2015년 을미(乙未)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해는 양 띠 해 중에서도 동쪽을 뜻하는 ‘청양(靑洋)’띠의 해라고 한다. 양은 착하고 유순하지만 활동력과 사회성이 뛰어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청색은 빠르고 진취적인 것을 상징한다고 해서 올 2015년도 한 해는 국운과 개인의 운이 융성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올 한 해가 ‘푸른 양’의 기운처럼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대다수 경제 전문가나 사회학자들이 예측하는 올 해의 전망은 매우 불확실하고 우울한 내용들이 많다.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박근혜 정부는 불통과 각종 공약 파기, 비선실세 ‘국정농단 논란’ 등으로 인해 국민적 지지도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특히, 중산층 붕괴와 대기업 중심의 각종 경제정책으로 사회적 양극화 문제는 폭발 일보직전으로 자칫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올 한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리라는 기대감을 갖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며, 개인과 몇몇 소수 사회집단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움직임 앞에 무력감을 동반한 위기위식이 팽배해 있다. 겨울 한파 속에 외롭게 다시 시작된 평택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굴뚝 농성이 각박해진 대한민국 서민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해 새해를 맞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지리멸렬한 야권 정치세력의 모습은 이러한 절망감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2. 우리 평택은 어떠한가. 올 해는 특히 평택이 다시 하나로 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민선1기 통합 평택시장 선거가 1995년에 실시됐으니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도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역의 운명은, 지역시민의 삶은 지역주민 스스로 결정한다는 지방자치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지방자치의 본격적 실시와 통합 평택시의 발전은 떨래야 뗄 수없는 관계에 있다. 2015년 우리 평택의 지방자치 수준은 어떠한가. 시민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가. 시민들이 각종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지역의 운명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가. 우리 평택만이라도 중앙정부의 흐름과는 달리,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지방자치 토대가 만들어지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우리는 긍정적으로 대답하기 어렵다. 지난 20년간의 평택 지방자치는 분명 발전해 오고 있다 말할 수 있겠지만,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비약적 도시발전을 이룬 부천이나 고양, 수원 등 경기도 내 여타 도시에 비해 평택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삼성전자 입주, 미군기지 이전, 고덕신도시․브레인시티․평택호 관광단지․평택항 개발 등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 도시를 어떠한 성격의 도시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와 시민 역량의 결집이란 측면에서는 턱 없이 부족하다. 인구 80만의 경기남부 중핵도시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목표라면, 이 목표에 걸맞는 도시계획과 시민 삶의 질과 연관된 교육․문화․예술․복지 등 각 부문별로 중장기적 세부 목표와 로드맵이 수립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의 힘을 모으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민과관의 협력과 파트너십을 통한 거버넌스가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는지도 냉정한 평가와 판단이 필요하다.

지난해 6․4지방선거를 통해 평택시민은 관록의 김선기 후보 대신 비교적 젊고 참신한 공재광 후보를 평택시장으로 선택하면서 지방자치와 평택사회의 변화를 주문했다. 공재광 시장의 취임은 단순한 시장 교체의 의미를 넘어 지난 20여년의 평택 지방자치의 단점과 약점을 보완하고, 대규모 변화와 개발이 진행되는 평택에서 시민의 참여와 삶의 질이 담보되는 지방자치로 지역을 새롭게 하라는 시민의 강력한 바람이자 명령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3. 공재광 시장이 취임한지 6개월이 지나고 있다. 아직 공시장의 시정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고 판단하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고, 지역사회 여론 역시 평가가 유보적인 듯하다. 올 해는 자신의 정책과 시정 청사진을 구체화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공재광 시장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긍정적 평가와 염려가 교차하는 속에서 평택시민은 공시장이 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시민사회와 소통을 강화하면서 지역사회를 이끌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평택시 산하 단체 인사를 놓고 논란이 이는 것은 평택을 위해서도 시장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공시장은 동기의 순수성이 결과의 정당성과 선함까지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고, 지역사회의 우려와 비판적 시각을 간과하거나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위임된 권력은 항상 양날의 칼이라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아울러, 지역사회 역시 오로지 지역의 미래만을 생각하며 협소한 정파적 시각에서 벗어나 냉철하게 미래를 위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선의의 경쟁과 견제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새해가 밝았다. <평택시민신문>은 통합 평택시 20년을 맞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지역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통합과 상생의 사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교육․문화․예술․복지 등 각 부문별 영역에서 시민과 함께 ‘지속가능발전’이 가능한 도시의 미래상을 찾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국가적으로 혼돈과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복원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평택 지방자치도 한 층 성숙해 평택시민이 자부심을 갖는 도시로 발전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올 한 해 평택시민 모두 행복하고 웃음 넘치는 지역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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