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발행인 김기수

6·4 지방선거가 끝나자 지역 사회에서는 오는 7월 30일 치러지는 평택을 선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 및 시·도의원 선거에 밀려 관심권에서는 벗어나 있었지만, 새누리당 양동석·김홍규·유의동·임태희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유력하게 거론되는 정장선 전 국회의원과 이계안 전 국회의원은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지만, 이인숙씨가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선기 평택시장이 연임에 실패하고 새누리당 공재광 후보가 당선돼 행정과 그에 따른 지역사회의 다양한 분야의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고 예상되는 가운데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는 지역사회에 큰 의미로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어느 정당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가 우선적인 관심이다.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지역 정치 지형은 시장과 두 국회의원, 도의원 모두 새누리당이 장악하게 된다. 경기도지사도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당선된 상황이라 지역 현안을 풀어나가기에는 매우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된다면, 어느 정도의 견제와 균형, 경쟁과 협력 속에 지역사회 현안을 풀어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전체적으로 본다면, 평택시의회가 여야 동수로 구성됐지만 다선 의원이 야당에 더 많이 포진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야당 국회의원의 당선은 정치권의 여당 쏠림현상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궐선거 당선자의 임기는 채 2년도 안되지만, 이 2년이란 기간은 평택지역의 각종 현안 타개와 지역사회의 미래 전망을 밝히는데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어느 정당 출신이 당선될 것인가가 중요하게 부각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이제 후보군을 보자. 이번 평택을 선거구 보궐선거는 전국적으로 ‘미니총선’이라고 일컬어지는 16개 정도의 대규모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지게 된다. 각종 언론에서는 이번 보궐선거를 ‘별들의 전쟁’이라 표현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평택도 예외가 아니다. 우선, 평택시민의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인물이 전 이명박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새누리당 임태희 예비후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정장선 전의원이 출마의사를 확실히 밝힌 가운데, 포승 출신의 이계안 전 국회의원도 최근 평택을 보궐선거에 출마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출마하게 된다면 정장선 전의원과의 후보 조정에 시민들의 관심이 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장선 전의원과 이계안 전의원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고,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황이라 논외로 친다면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번 보궐선거 평택 출마는 많은 평택시민들을 당혹스럽고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환영하는 분위기와 지역 연고가 없는 분이 왜 평택에서 출마하는가 하는 비판적 입장이 혼재되어 있다. 오는 15일 선거사무실 개소식이 예정되어 있어 이 참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출마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후반의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임태희 예비후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행정고시 출신으로 20여년의 재정·경제분야 고위 공무원을 역임하고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구에서 16대와 17대, 18대 내리 3선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이명박정부 시절 고용노동부장관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에는 한나라당 경선에 까지 나선, 잠재적 대권후보로 분류될 수도 있는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정치인임에 틀림없다. 이런 정치인이 평택의 중요성과 평택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평택을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한 것은 평택시민으로서는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본다. 평택이라는 도시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성남 지역구를 떠나 연고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평택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진 용기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다만, 임태희 예비후보는 평택지역사회와 연관이 없었던 인물이라는 점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 대표성을 갖기 때문에, 평택 출신도 아니고 평택과 연고도 없었던 분이 만일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과연 얼마나 평택 유권자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역대 평택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 평택 출신이 아닌 인사가 당선된 전례가 없다. 꼭 그 지역 출신만이 출마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평택은 인구 100만이 넘는 광역도시도 아니고 수도권 인구 밀집지역의 도시도 아니다. 이런 도시들은 상대적으로 지역 연고성 보다는 인물론이 더 부각될 수 있어 소위 ‘전략공천'이니 ’낙하산 공천‘을 받아들일 여건이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평택은 이제 인구 43만 정도의 중소도시이다. 지역 정체성과 지역 연고성이 아직은 많이 강조되는 지역사회이기도 하다. 임태희 예비후보 같은 중량감 있는 인물의 평택 출마는 이런 점에서 전례에 없던 일로 지역사회가 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혼란이 있는 것 같다.

평택이 아직은 중소도시에 불과하지만, 미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고 대한민국의 중추적 역할을 해나갈 도시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록 인구수는 50만을 넘지는 않지만, 비록 지역 연고는 없지만 유력 정치인이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면 평택시민들이 수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임태희 예비후보의 진정성이다.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급해, 분당을 선거구에 출마하려면 2년을 더 기다려야 하니 이번에 평택에 출마하려는 것이라면 평택시민 입장에서는 평택은 평택사람들이 만들어 나갈 터이니 마음은 고맙지만, 정중히 평택에 안오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진정 평택을 생각하고 평택을 위해, 평택에 헌신할 준비와 각오가 되어 있다면 평택시민의 엄정한 판단과 선택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 첫 관문은 우선 당내 후보 결정과정일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 차원의 결정이겠고 복잡한 당내 역학 관계 등으로 공천과정이 어찌될지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지만, 아무런 지역연고가 없는 후보가 소위 ‘전략공천’을 받는다면 같은 당 소속 예비후보들이나 당원들, 평택시민들의 큰 반발을 불러 올 수도 있다. 최소한 그동안 이 지역 사회와 함께 해오며 임후보와 같은 당을 지켜왔던 예비후보인 양동석 당협위원장이나 김홍규 예비후보 등과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쟁을 벌여야 한다. 누가 새누리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임태희 후보가 나선 이번 보궐선거 새누리당 후보 결정은 평택시민이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과정과 방식으로 되어야만 한다고 본다.

임태희 후보는 평택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이번에 출마하게 됐다고 후보의 공식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아직 임 후보는 평택시민에게 그 진정성이 충분히 확인되거나 검증되지 않았다. 그 확인과 검증할 수 있는 시간도 평택시민에게는 그리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임 후보는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적어도 1년 내지 2년 정도 이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활동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 이제 짧은 기간이지만 임 후보 스스로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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