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원유철 의원 한나라 입당 신랄하게 비판

원 의원 탈당의 변 '지역발전 민생안정에 보탬 될 것

원유철 국회의원(민주당 평택갑)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정치철새라고 비난하며 다음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공언하고 나섰고, 지역 유권자들도 원칙없는 기회주의적 처신이라며 원유철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원유철의원은 지난 8일 민주당을 탈당한데 이어 11일 오후 1시 30분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에 입당한다고 발표했다. 원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입당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단일화 역시 양측의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 현재 시점에서 단일화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내홍이 계속되고 국정혼란만 가져 올 것이라고 판단하였다"며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의 후보단일화 협상을 평가절하했다. 원의원은 또 "혼란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국가운영의 토대가 마련되어 있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가 차기 정부의 국정을 담당하는 것이 국가발전과 민생안정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고민 끝에 한나라당 입당을 결정했다"고 입당 배경을 밝혔다.

또한 원의원은 지역구민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입당을 권유하는 다수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으며 평택지역에 펼쳐지는 평택항 개발과 수도권 전철공사,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건설 등 대규모 국책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중앙정부를 비롯한 경기도의 지원과 협조가 절실히 필요함을 감안하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무현후보와 정몽준의원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소속했던 정당과 후보의 대선 승리 운동을 버리고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것은 정당인으로서, 정치지도자로서 명분이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원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8일 평택참여연대는 성명을 발표하고, "원유철 의원은 87년 통일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이래 96년 신한국당, 97년 국민신당, 98년 민주당으로 화려한 당적변경의 역사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면서, "원칙과 상식이 없는 낡은 정당과 권력에 영합하는 기회주의적인 정치인들이 만들어내는 무원칙한 이합집산은 의회 민주주의의 기초를 파괴하고, 유권자들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될 뿐"이라며 원의원의 탈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또, "이제 더 이상 유권자들은 이러한 행태를 용인해 줄 인내력이 남아있지 않다"며, "반드시 다음 총선에서는 기회주의적 철새정치인을 심판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원의원 낙선운동을 천명했다.

또한 원의원의 홈페이지에도 민주당 탈당과 한나라당 입당을 비난하는 글들이 넘쳤는데, 한 시민은, "당신을 처음 뽑았을 때 당신은 지역의 자랑스러움이었지만 이제는 당신으로 인해 온갖 수치심이 든다"고 비난했으며, 지난 선거때 원의원을 찍었다는 또 다른 한 시민은 화가 나서 밤새 술 마시고 다음날 아침에 출근도 못했다며 원의원의 탈당을 비난했다. 또 원의원의 태광중학교 후배라는 한 시민은, "태광의 선배가 철새가 된다니 아쉽다"며 이번 탈당은 대의명분이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장기만 현 한나라당 갑지구당 위원장은, "선거 때만되면 이 당 저 당 찾아다니는 정치 철새에 대해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면서도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칙적 입장만 밝힐 뿐 원의원과의 관계설정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중앙당으로부터 명확한 입장을 전달받은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지역 정치권은 원의원의 전격적인 한나라당 입당이 차기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 것이 분명하다 면서 김선기 현 시장의 갑지역구 국회의원 출마 여부 등과 관련지어 의견들이 분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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