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수 발행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서거로 가뜩이나 춥고 힘든 올해 연말이 더욱 더 얼어 붇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 관계가 급격히 경색돼 왔던 터라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서거가 돌파구를 찾으려던 남북관계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염려스럽지만, 남북 모두 새로운 판을 짠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대처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정일 위원장의 서거로 국내의 정치적 현안이나 갈등이 잠시 잠복되어 있지만, 연말 가장 중요한 현안은 뭐니 뭐니 해도 내년 총선과 대선을 위한 각 정치세력들의 통합과 혁신, 변화 움직임이다. 진보진영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을 탈당한 세력들이 통합진보정당을 만들었고,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한국노총 등은 야권 통합에 합의하고 가칭 ‘통합민주당’으로 단일 대오를 형성키로 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노심초사 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위 ‘안철수 돌풍’과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으로 상징되는 국민의 현 정치 세력과 정치판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 됐다. 이는 집권 한나라당 뿐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 분열을 반복한 진보진영 모두에게 해당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의 각 정치세력의 통합과 혁신 움직임은 정치 불신의 상황에서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이자 급격한 경기침체와 심화된 양극화 현상으로 삶이 갈수록 피폐해져 가는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자신들 편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라고도 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4월11일 치러지는 총선은 각 정치세력에게는 정치적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아닐 수 없다. 총선 결과는 마지막 권력 투쟁인 연말 대통령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 정치세력으로서는 총선에 사활을 걸지 않을 수 없다.

총선을 4개월 정도 남겨 둔 상황에서 아직 총선 구도나 공천 윤곽이 뚜렷하게 잡히지 않고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평택지역에서도 내년 총선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뛰어든 후보자도 갑·을 선거구를 합해 20일 현재 6명에 이르고 있다. 평택을 선거구의 경우, 3선 국회의원인 정장선 민주당 사무총장의 갑작스런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선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다수의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었고, 민주당에서는 정장선 의원의 갑작스런 사태로 아직 후보군이 형성되지 않고 있으나 범야권 통합 흐름과 맞물려 몇몇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지지 기반이 강력한 진보진영 역시 아직 후보군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지만 중앙 정치무대의 야권 통합 움직임에 따라 가장 큰 변수로 등장할 수 있어 평택을 선거구 진보진영의 향배 역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3선의 한나라당 원유철 국회의원의 4선 출마가 예상되는 평택갑 선거구에서는 평택 출신의 경기도청 고위 공무원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아직 각 정당의 공천 방식이나 외부 영입을 비롯한 후보 결정 방식이 결정되지 않아 향후 변수는 매우 큰 상황이라 선거 구도가 어떻게 될지는 현 단계로서는 예측 할 수도 없고 예측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 다만, 본격적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 현 시점에서 각 정당 및 후보자들에게 다음 세 가지를 꼭 당부하고자 한다.

우선, 후보자로서 자신의 정치노선과 국가적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적 입장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을 주문하고 싶다. 그저 표를 얻는 것이 아니라, 시류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당선을 위해 어느 정당이든 좋다는 입장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노선과 정치적 입장, 주요 국가 현안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은 평택시민들이 시민을 대신해 중앙정치 무대에서 평택시민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대신하도록 뽑은 대표이다. 자신의 정치철학이 분명하지 않다면 주요 정책 현안마다 일관성 없이 흔들릴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정당의 거수기로 전락할 수도 있다. 자신의 정치적 색깔과 노선을 분명히 하는 후보자가 되어야 한다.

둘째, 정정당당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평택은 유달리 각종 선거 후유증으로 많이 시달리는 지역이다. 지난 지방선거의 후유증이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은 앞서 언급했듯이 치열한 공방전이 될 전망인데, 선거가 흑색선전이나 인신공격, 네거티브로 흐른다면 평택은 정말 절망적인 지역으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각 정당의 내부 경선이나 공천과정에서부터 정정당당한 경쟁이 되어야 한다. 특히, 정치권이 공멸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현실을 직시해 당락을 떠나 유권자들이 정치를 다시 신뢰하고 정치에 기대를 가질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은 후보자들의 중요한 역할이다. 선거 후 정말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고 평가될 수 있도록 각 정당과 후보 진영은 각별히 유념해야할 대목이다.

셋째, 평택의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 국회의원이 된다면 평택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시급하게 해결할 것인지, 임기 중에 평택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스스로의 언어로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지역 문제의 전문가가 되기를 주문한다. 지역 현안을 속속들이 알아야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것은 지방정치의 몫이기도 하다. 그러나 후보자들은 평택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떠한 사회가 되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적 나침반은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참모들이 써주는 것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리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식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제 연말연시를 거치며 총선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각 정당 및 정치세력, 후보자들은 이번 총선이 국민과 평택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정치적 축제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 주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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