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 박 진 규 의학박사굿 스파인병원 원장

굿 스파인병원 박진규 원장의 도움말을 받아 싣습니다.

“다리가 아파 병원에 가서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좌골신경통’인 것 같다고 해요. 그런데 원장님은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두 가지가 같은 병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아닌가요?”

다리나 허리가 아프다는 환자가 병원에 와서는 이런 식으로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느 질병이든 증상이 비슷한 다른 질병이 있을 수 있다. 비슷한 증상을 가진 질병들을 정확하게 구별하고 분별하는 일은 치료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닭 키우는 양계 사업에서 병아리 암놈, 수놈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한 것과 같다고 보면 될까 싶다.

그래서 비슷한 증상을 가진 질병들을 서로 구분해 내는 것을 병아리 감별하듯 ‘감별진단’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척추관협착증을 가진 환자들이 혼동할 수 있는 좌골신경통과 허리 디스크의 증상들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의 증상과 치료

사람의 척추뼈 속에는 척추관이라고 부르는 관이 있는데, 그 사이로 척수신경이 지나가고 있다. 다시 말해서 척추신경이 척추관을 통해서 머리에서 발까지 뻗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척추관 안에 가시뼈와 같은 이상 물질이 돋거나 점막이 부어서 구멍을 좁게 만들어 척추신경을 누르게 되면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50대 이후에 나타는데, 척추뼈는 물론 그 주변 인대 및 근육의 퇴행화와 더불어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 병은 희한하게도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덜하기 때문에 환자가 자꾸 몸을 구부리게 되고,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결국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버리고 만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허리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허리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지만 다리 통증을 함께 갖는 경우가 많다. 다리가 저리고 시려서 마치 고무다리처럼 느껴지며, 특히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운동이나 일을 하면 더 악화된다. 잠깐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허리를 앞으로 굽혀주면 통증이 덜하고, 허리를 뒤로 젖히면 심해진다. 누워 있다가 일어나기는 힘들지만, 일단 움직이면 허리가 조금 부드러워진다.

척추관협착증은 걸을 때 다리가 아파 절게 되는 파행증만 있다면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심해지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후에도 증상 개선이 없으면 협착된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하고, 안정되고 강한 요추가 필요한 경우에는 척추고정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궁둥뼈 문제로 생기는 좌골신경통

좌골은 우리말로 ‘궁둥뼈’이다. 골반을 이루는 좌우 한 쌍의 뼈가 그것인데, 사람이 앉을 때 몸뚱이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좌골신경통은 간단히 말해서 좌골신경을 따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그 원인은 추간판탈출증(디스크), 혈액순환의 악화, 골반 안에 있는 장기의 질환, 근육의 신경 압박 등 다양하다.

특히 좌골신경통은 추간판탈출증으로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기 때문에 거기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추간판탈출은 요추 4번과 5번과 천추 1번 사이 부위에서 잘 일어난다. 이렇게 추간판이 삐져나오게 되면 좌골신경을 압박하게 되고, 그래서 좌골신경을 따라 쭉 저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 있거나 신경을 따라 띄엄띄엄 저리고 통증이 올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걷기가 힘들어지고 근육이 위축된다. 그래서 건강한 다리와 비교해 보면 다리에 살이 빠진 것처럼 얇아 보이기까지 한다. 감각 자체도 무감각하거나 멍멍하고 무거운 느낌이 올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이 있을 때에는 추간판이 삐져나온 부위를 위아래로 동시에 당겨 공간을 넓혀줌으로써 추간판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해주는 견인요법을 주로 쓰게 된다. 그러나 환자의 상태보다 심하게 견인 강도를 높이게 되면 오히려 인대나 근육이 손상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척추관 협착증의 주요 증상>
▲시간 간격을 두고 되풀이되면서 허리가 아프다.
▲바로 눕거나 엎드려 자는 것이 힘들다.
▲걸을 때 다리 쪽으로 통증과 마비, 저림 등의 증상이 와서 걷기가 어렵다.
▲증상이 심해지면 걷는 시간이 점차로 짧아지게 된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줄어들어 편하고, 뒤로 젖히면 통증이 악화된다.
▲질환이 오래된 경우는 다리 쪽으로 근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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