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김선기 시장 취임 100일을 맞으며

김선기 평택시장이 민선 5기 시장에 취임한지 지난 8일로 100일이 지났다. 김 시장은 6·2지방선거에서 송명호 한나라당 후보와 전·현직 시장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끌며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 집권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심리 등이 작용한 전국적 상황과 맞물려 진행된 선거에서 민주당의 김선기 후보가 승리함으로써 평택에는 민선자치시대 처음으로 야당시장이 탄생되게 되었다.

기대와 우려 속에 취임한 김선기 평택시장호의 지난 100일의 행보는 앞으로 민선5기 4년의 평택시정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시사점들을 준다는 점에서 시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취임 이후 김선기 시장이 밝힌 시정의 주요 방향과 주민과의 대화 시간에서 나왔던 내용들, 본지의 취임 100일 기념 특별인터뷰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민선 5기의 평택시정의 기본 방향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확인되고 있다. 본지는 김선기 시장 취임 100일을 맞아 민선 5기 평택시정에 대한 몇 가지 판단과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무엇보다 시 행정의 연속성과 정책 추진의 안정성이 담보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김 시장의 취임 직후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주요 정책과 사업에 대해 재검토, 축소, 폐지 등등 다양한 표현들이 나오면서 행정의 연속성에 대한 혼란이 많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김 시장 또한 각종 사업들에 대해 재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 재검토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최근 시점에서 본다면, 고덕국제신도시나 브레인시티 건설사업, 산업단지 조성 사업, 뉴타운 사업 등 각종 지역개발 사업들이 급격한 정책 변화 없이 사업의 연속성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김선기 시장이 각종 시정 현안과 주요 역점 사업에 대한 상황 파악을 끝내고 현안 문제들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어서 다행스럽게 생각되어진다.

적어도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사업은 무조건 잘못되었다거나 일단 제동을 걸고 보자는 식의 일방적 사업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이를 통해 평택시정에 관해서 본다면 시장이 바뀌거나 지방정부 집권정당이 변한다고 해서 주요 시정 방향이 급격히 변하는 불안정한 상황은 피해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다음으로는, 현 단계 평택시정의 주요 방향을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로 설정한 것이 적절한가 여부의 문제이다. 최근 국내 경기, 특히 각종 건설경기가 최악의 침체 국면을 맞으며 개발 열풍이 불던 평택시는 직격탄을 맞은 듯 대부분의 사업이 꽁꽁 얼어붙고 있고, 또한 해결의 기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쌍용차 사태로 인한 대규모 실직 사태와 각종 대형 매장의 입점 등으로 건설, 실물경제, 고용, 소비 등에서 지역경제가 최악의 침체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것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민의 경제적 삶의 조건 개선 문제의 책임을 이제는 중앙정부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 정책의 실효성과 가시적 성과 여부이다. 이 측면에서는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설령 고덕국제신도시에 유수의 대기업이 전격적으로 입주한다고 해도 이것이 서민의 삶의 질 개선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산업단지 유치 등도 불확실성이 많다.

지금까지는 경제 분야에서 지방정부 차원에서 실효성 있게 추진할 정책 수단이 뚜렷하게 없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따라서 실효성 있는 정책수단 개발이 절실하다. 이 점에서 민선 5기 시정부가 강조하는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경제라는 용어에 주목하고 싶다.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경제 분야는 단지 수사적 표현에 그쳐서는 안 되며, 지역경제를 중·장기적으로 살려나갈 키워드가 되어야 한다. 지역 중심의 순환형 연대 경제를 의미하는 사회적 경제라는 용어는 정치철학과 경제철학과도 긴밀히 연관된 개념이기도 하다.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성장과 개발 위주의 행정에서 복지 행정, 지역 순환형 자족경제로 정책방향을 선회하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평택시도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경제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를 재생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한 성공적 지자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세째로, 평택시의 전략적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해 줄 것을 주문한다. 전임 시장시절의 ‘국제화 중심도시 평택’이라는 슬로건이 사라지고 ‘해양 무역 물류도시 평택’이라는 슬로건이 등장했다. 이는 단지 슬로건만의 변화가 아니라 지향하는 시정의 전략적 목표에 대한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시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라는 슬로건은 평택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미군기지 평택이전과 평택항 개발과 연계된 도시의 중·장기적 전략적 목표가 민선 5기에는 분명하지 않다.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평택 시민에게는 좀더 미래지향적이며 공세적인 전략적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현재 평택에는 긴급을 다투는 다양한 현안사업들이 많다. 또한 지역 경제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일수록 평택이라는 공동체가 제대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시민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고, 각 정치세력의 힘도 하나로 뭉쳐야 한다.

평택을 살기 좋은 공동체로 가꾸는 과제는 각 정파와 정치 세력의 이해를 뛰어넘는 지역차원의 큰 목표이다. 김선기 평택시장의 민선 5기가 진정으로 ‘시민 모두가 행복한’ 평택시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은 더욱 더 노력해 주기를 당부 드린다. 아울러, 각 정치 세력들은 지방권력과 주요정책을 둘러 싼 경쟁 속에서도 대승적으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성숙한 정치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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