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 강 경 숙취재부 부장

약속은 지키라고 있다? 약속은 깨라고 있다? 요즘은 어떤 것이 맞는지 모를 정도로 약속한 내용들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요즘 약속은 깨라고 있는 것이라고들 공공연히 이야기할 정도다. 
매니페스토 평택시민연대가 지난해 12월1일 50여일의 말미를 주면서 올해 1월20일까지  민선 4기 4년 공약이행평가를 위한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시장과 시도의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비례대표를 제외하고 시장 포함 19명에게. 서약을 했든 안했든 시장을 포함해 11명의 선출직 공직자들만이 자료를 제출해 전체 58%만의 참여율을 보여 씁쓸한 감을 버릴 수가 없다.


특히 갑선거구의 경우 도의원 2명 중 1명이, 시의원 7명중 4명이 평가이행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가선거구의 경우 3명의 의원 중 한 명도 제출하지 않았다. 또한 북부와 서부 지역 의원 수는 과반수가 넘는 9명인데 2명의(한나라 1명, 민주당 1명) 의원을 제외한 7명의 의원들이 유권자들과의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다 보니 매니페스토 운동 참여는 중요하지 않고 공천을 위해 해당지역 국회의원만을 꽉 잡고 있으면 된다는 것으로 생각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지적이다.


서약을 했든 안했든 매니페스토는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사전부터 펼쳐지는 참 공약 실천 선거운동이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아직 우리 정치와 사회에서 익숙해진 것은 아니겠지만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앞장서서 이 운동의 선두에 서야 하는 것이다.
매니페스토는 그동안 지연, 학연, 혈연으로 똘똘 뭉쳐왔던 고질적인 선거 병폐를 쇄신하고 참 공약을 수립하고 실천하고 평가하면서 적용해 나가는 가운데 우리의 선거와 정치문화를 바꿔보자는 취지가 들어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이 아니다.


물론 매니페스토 운동이 완전한 방법과 모습을 취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고만 할 수 없지만 우선적으로 이 운동에 앞장서야 하는 사람들이 정치권이다. 선거 당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평가가 적용되고 그 평가가 다음 선거에까지 영향이 가는 만큼. 서약을 안했다고 해서 혹은 재출마를 안 한다고 해서 괜찮은 것이 아니다.
또 하나의 이유를 꼭 들자면 약속을 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믿을 놈 하나 없다, 정치인들이 그렇지 뭐, 선거를 할 필요도 없다”는 우리의 서글픈 현실 타파를 위해서라도 참 공약 위주의 진정한 정치인을 뽑는 매니페니토 실천 운동은 뿌리를 내려야 하고 빛을 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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