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도서관 ‘동화읽는 어른’ 초청강연회

김남중 작가의 글쓰기 

“나무에 덜 미안한 책을 쓰고 싶다.”
“2, 3회 반복해서 읽을 책이 아니면 출판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책을 쓴다.”
지난 3일 평택시립도서관에서 사단법인 어린이도서연구회 평택지부인 ‘평택동화읽는어른’이 주관한 초청 강연회에서 김남중 작가가 한 말이다.

김남중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신발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유행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생명과 환경을 파괴하는가를 깨닫고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게 됐다고 한다. ‘롱부츠’가 유행하면 가죽 때문에 소들이 죽임을 당하게 되고, ‘버켄스탁’이 유행하면 핑크나무가 죽게 되고, ‘어그부츠’가 유행하면 호주의 양들이 죽게 되는 현실을 보면서, 필요가 수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만들기 위해 신발 회사들이 필요를 조작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유행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그는 유행에서 보듯 우리 사회 구조가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상당히 왜곡돼 있다고 진단한다.

작가가 말하는 ‘신발 바꿔 신어보기’란 ‘남의 신발을 신어보다’는 뜻인데, 즉 역지사지(易地思之), 남의 입장에 서 본다는 뜻이다.
“설빙에서 아이젠 등산화를 신은 사람이 일반 운동화를 신어서 잘 못 올라오는 사람을 비난하고 꾸짖는 것은 아닌가?”를 성찰해 보게 됐다고 한다. “신발을 바꿔 신어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하기 위해 내가 있는 곳 이외의 다른 곳에 서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김남중 작가는 문학이란 역사, 사회, 문화, 사람에 대한 이해이며 이것이 바로 ‘신발 바꿔 신어보기’와 동의어라고 말한다. 사람에 대한 이해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것.

환경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 차를 소유하지 않고, 자전거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땀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글을 쓰는 작가 김남중.

김남중 작가는 제9회 MBC 창작동화상, 제5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 <기찻길 옆 동네>로 제8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 동화집『자존심』으로 2006년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황토>,<덤벼라, 곰>,<자존심>,<주먹곰을 지켜라>,<살아 있었니?> 등이 있다.          

 김기홍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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