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발행인 김 기 수
안성의 국립한경대와 평택의 국립재활복지대학이 통합해 내년에 신입생을 받을 예정인 가칭 경기국립대학이 평택 고덕면 일원에 건설 예정인 국제화 계획지구에 평택 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며 평택시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그간 경기도와 토지공사, 평택시는 528만평 규모의 국제화 계획지구에 약 10만평 규모의 교육특구를 조성해 영어마을이나 국제대학, 특성화대학 등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에 따라 평택시민은 시민대로 평택이 경기남부의 중추 도시로 발전하는 데 꼭 필요한 유수의 대학이 유치되길 바라게 되었고, 수도권 일원의 대학들은 대학대로 평택 입주의 타당성을 검토하며 관심을 가져 왔다.

대학 입장에서는 경기남부 성장 중심도시로 발전하는 평택에 대학 캠퍼스를 갖게 된다면 대학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만했기 때문이다. 또한 평택시는 평택시 나름대로 서울대 국제 캠퍼스 유치전에 뛰어들거나 미국 미주리대학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움직여 오기도 했다.

 다만, 국제화 계획지구가 아직 토지이용계획을 수립 중에 있고, 최근에는 15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 입주문제로 최종 확정이 지연되고 있어 대학 유치 문제가 당장 시급한 현안은 아닌 것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또한 평택시는 여러 대학에서 관심을 갖고 있으니 개발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제안이 들어오는 대학의 제안내용을 검토해 유리한 대학을 선택하면 된다는 입장에서 서두르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각종 현안이 많은 평택에서 대학 유치문제가 시민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경대와 재활복지대가 통합해 만들려는 가칭 경기 국립대학이 평택에 입주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경기 국립대학은 올 하반기 교육부의 승인을 받으면 통합대학을 발족시켜 내년 3월부터 신입생을 뽑을 예정으로 있고, 특히 경기도가 경기도 차원의 국립종합대학을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양 대학의 통합에 적극 관여하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대학 관계자들의 주장은 경기도가 적극지원하고 국제통상대학과 의과대학을 갖춘 경기 국립종합대학 캠퍼스가 평택에 설치돼 수업료가 저렴한 양질의 고급인력 기관을 갖게 된다면, 국제화 중심도시로 발전하려는 평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양 대학은 또 2020년까지 세계 100위권의 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대학관계자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국립대학이 평택에 위치한다면, 평택이 가질 이점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문제는 현 단계에서 이들의 제안을 평택시 혹은 평택시민이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라는 점이다. 필요성과 중요성, 당위성은 충분히 인식한다고 해도 과연 이들 대학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평택의 장기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이들 대학의 제안을 무시하고 다른 대학을 유치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검토해야 한다. 통합 경기 국립대학측이 평택시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이면에는 통합 대학 측에서 본다면, 교육부에 제출할 통합대학의 사업계획서에 평택시의 확실한 언질을 담아내면 사업 추진에 상당한 탄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단계에서는 통합 대학 측이 평택시의 관심을 촉구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평택시로서도 마냥 느긋하게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평택시로서는 여러 측면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우선, 통합 경기 국립대학 측에 현 단계에서 어떠한 확실한 언질을 주는 것이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나 미국 미주리대 유치, 혹은 여타 다른 사학 유치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급한 것은 평택시가 아니라 이들 통합대학 측이라는 생각이다. 이 견해는 일면 일리가 있으나 좀 더 냉정히 생각하면, 많은 맹점이 있다.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가능성이 과연 충분한가. 우리가 볼 때는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 수도권 접근성 등에서 파주 등 인근 경쟁도시에 비해 떨어진다.

또한 미국 미주리대 유치문제는 현재의 법 체계상 불가능하다. 외국대학 분교 설치는 경제자유구역에 한해서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고, 평택의 경우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아울러 미국대학 유치는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

 여타 사립대학 유치와 관련해서도 현재 적극적인 입주 의사를 밝힌 대학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냉철하게 볼 때 사학은 지역사회 보다는 사학 자체의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학 유치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여러 측면을 고려해 볼 때, 국립대학을 평택에 유치하는 것이 평택의 장기발전을 위해 유리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다른 한편, 평택은 평택지원 특별법에 의해 대학의 증설과 이전이 가능한 경기도 내 유일한 지역이라는 점이다. 이 이점이 사라지는 순간, 통합 경기 국립대학을 유치하려는 각 지자체의 노력도 치열해질 수 있다. 특히, 수원의 경우 경기도청 소재지라는 입장에서 대학 본부를 유치하려 할 것이고 현재도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 평택시로서는 느긋하게 대응하다 다른 대학 유치나 외국대학 유치가 현실적 장애에 부딪히고 통합 국립대학을 다른 지자체에 빼앗길 수 있는 위험성도 크다.

우리는 현재의 한경대나 재활복지대학을 보며 국립대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며, 국립대 유치가 평택이 선택 가능한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평택시로서 통합 경기 국립대학 측의 제안에 무관심하거나 그냥 흘려보낸다면 그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모든 선택 가능한 대안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한 대안 중에 국립 경기 대학을 어떻게 위치지울 것인지, 이번의 제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인지 평택시가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 볼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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