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야마시, 평택시 대표단 극진한 환대
어느덧 친구 같은 이웃도시로 자리매김

평택과 일본 에히메현(愛媛懸) 마쓰야마시(松山시)와의 우호교류 도시 협정 체결 10주년 기념식이 지난 2월 6일 일본 마쓰야마시 젠니쿠(全日空)호텔에서 한일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기념식 겸 만찬장에는 평택시 공식 방문단을 이끌고온 공재광 평택시장과 노시 카스히토(野志克仁) 일본 마쓰야마 시장, 죠우코 토시후미(上甲俊史)에히메현 부지사, 김흥익 주히로사마 한국총영사관 부총영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150여명의 일본측 관계자들이 입장하는 한국측 방문단을 기립 박수로 환영하는 것으로 시작돼 약 2시간 정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공식 행사 이후에 진행된 일본 전통 공연인 ‘메데타야’ 라는 일종의 떡치기 공연에서는 양 도시 시장이 서로 떡메를 내리치며 우호와 지속적 교류협력을 다짐했다. 평택시가 우호교류 협정을 맺은 자매도시와 10주년 기념식을 상대 도시 현지에서 극진한 환대 속에 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기대 이상으로 환대를 한 일본측 준비 상황에 대해 공재광 시장을 비롯한 평택 방문단은 한껏 고무됐다. 이날 일본측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마쓰야마 시의회 의장 시미즈 요시로우(淸水宣郞)를 비롯한 마쓰야마 시의원 42명 전원과 마쓰야마․평택 우호협회 아유카와 쿄우조(鮎川恭三)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 마쓰야마 국제교류협회 이사장과 관계자들, 마쓰야마 상공회의소 관계자들, 민영방송국 대표와 NHK지국장 등 언론계 관계자, 마쓰야마체육협회 회장, 에히메 지구시민회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8일 개최되는 제53회 에히메 마라톤 대회에 평택시 선수단이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진행된 기념행사라 양 도시의 마라톤과 스포츠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물론 공식 만찬이니 이날의 환대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마쓰야마 시에서 평택과의 교류에 대해, 특히 지난 10여년의 교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판단해 보는 가늠자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는 행사였다.
마쓰야마시의 환대는 이날 공식 만찬에 끝나지 않고 방문단 일행이 떠나는 날까지 지속됐다. 특히, 마쓰야마시는 평택시와의 교류 1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방송을 3월 중 방영할 계획으로 에히메현 민영방송에 의뢰해 준비 중인데, 공 시장과 방문단 일행의 일거수 일투족을 밀착 취재했고 공 시장을 집중 인터뷰 하기도 했다. 에히메 마라톤대회 전야제에 공 시장을 특별 초청해 인사말과 상품권 추첨을 하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마쓰야마시가 평택시 방문단을 이처럼 환대할 만큼 두 도시의 우호교류가 그만큼 깊어지고 돈돈해 졌다는 의미일까.
■편안하고 깊어진 교류
필자는 평택시와 마쓰야마시가 우호교류도시 협약을 체결한 2004년 10월 이후 2006년에 두차례, 2007년에 한 차례 마쓰야마시를 방문한 적이 있다. 2006년도 첫 방문때는 양 도시의 교류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당시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문제로 한일간의 첨예한 쟁점이 형성될 때 마쓰야마시에서 후소사의 교과서를 채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던 상황이라 다소 어색하고 긴장되기도 했다. 다행히 당시 교과서는 채택되지 않았고, 이후 필자는 일본의 쌀 농업과 선진적인 쓰레기 배출 시스템을 배우고 지역사회에 소개하기 위해 두 차례 취재를 더 다녀온 적이 있다.
필자는 오랜 만에 평택-마쓰야마 교류 10주년을 맞아 두 도시의 교류가 어느 정도 깊러졌고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평택국제교류협회 회원들과 함께 평택 방문단 취재에 나섰다.
필자가 예전에 방문했을 때와 약 7년이 지난 올 2월에 방문했을 때의 느낌은 두 도시의 교류가 많이 편안해졌고, 다양해졌으며 넓고 깊어졌다는 것이다. 평택과 마쓰야마의 교류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협약을 맺은 2004년 10월 보다 10년 정도 앞선 시기부터 평택의 민간단체인 평택포럼과 에히메현의 민간단체인 에히메지구시민회가 꾸준히 교류해 온 것이 큰 기반이 됐다. 매년 한 차례씩 번갈아가며 여는 포럼과 홈스테이 등을 통해 꾸준히 교류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온 두 민간단체의 활동은 지방자치단체가 상호 신뢰 속에 교류협약을 맺을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해 주었다. 실제 2004년 평택과 마쓰야먀 시가 우호교류 협약을 맺을 당시 시장이었던(현재는 에히메현 지사) 나카무라 도키히로 시장이 민간인 신분일 때 에히메지구시민회원으로 평택에 와 홈스테이를 하면서 평택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이러한 교류와 친분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공식 교류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본 10대 도시 마쓰야마…
우호교류 도시는 독일, 미국, 한국
평택 3군데


평택은 우호교류도시가 중국 17개도시, 일본 2개 도시, 미국과 터키 각 1개 도시 등 4개 국 21개 도시에 달한다. 이에 반해 일본 마쓰야마시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와 미국의 세크라멘토시, 그리고 한국의 평택시 등 3개 도시 뿐이다. 인구 55만에 일본의 10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마쓰야마시가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한 우호교류 도시로 평택을 선택했다는 것은 평택시가 갖고 있는 지정학적 위상과 미래 전망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했겠지만, 민간차원의 이러한 교류가 밑받침되지 않았다면 이루어지기 어려웠으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필자는 평택시와 마쓰야미시 사이의 교류는 가장 성공적인 해외 우호교류도시의 사례라고 본다. 지금까지 평택이 중국 여러 도시와 미국, 일본의 도시들과 교류를 해오고 있지만, 민간이 시작해 지방자치단체로 교류가 확대되고, 그 교류를 바탕으로 다시 민간단체의 교류가 더욱 확대되고 강화되는 선순환의 모델이 평택과 마쓰야마의 사례이다.


평택과 마쓰야마 사이에는 평택시 공무원의 마쓰야마시 파견근무 등 행정 분야의 교류에 더해 청소년들의 여름과 겨울의 상호 홈스테이 체험, 평택국제교류협회와 일본 마쓰야마 평택우호교류협회와의 교류가 8년 동안 진행되어 왔다. 학술교류와 역사‧맛‧전통시장 체험 등을 주제로 한 테마기행과 홈스테이 등이 꾸준히 이루어져 오고 있다. 체육 분야에서는 에히메마라톤대회와 평택항 마라톤 대회 상호참가를 통한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도 양 도시의 마라톤협회 관계자들이 모여 상호 방문하는 선수의 수를 늘리는 문제를 심도 깊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마쓰야마 시장이 올 가을 평택항 마라톤대회에 참석하기로 약속해 방문단의 규모도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배드민턴 교류도 평택국제교류협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화와 예술 분야의 교류도 활발한 편이고, 평택대와 마쓰야마대학의 학술교류, 사회복지분야의 교류 등도 이루어지고 있다.
■상호 사회‧경제적 이익 추구하는 교류로 발전해야
이제 평택과 마쓰야마 사이의 민간교류 20년, 지자체 공식 교류 10년을 중간 점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교류가 지속되면서 상호 이해와 신뢰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지만, 이러한 교류 성과를 바탕으로 민간과 행정의 단순한 교류의 차원을 넘어 진정한 협력과 상호 발전‧상호이익을 추구하는 단계로 까지 발전하려면, 좀 더 실질적인 접근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행정‧문화‧교육‧복지 등 앞선 분야에 대한 밴치마킹과 더불어 진정한 협력과 교류는 상호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때 더 활성화될 수 있다. 상공인들의 실질적 교류가 확대되고, 가능하다면 민간 기업의 상호 투자나 협력, 중소기업의 필요한 분야의 수출입 확대 등 실질적‧경제적 협력까지 나아간다면 두 도시의 교류는 한-일 지방자치단체의 교류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류에 대한 평택시 차원의 평가는 이루어지고 있는지,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은 무엇인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경제‧사회적 상호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교류를 위해 평택이 마쓰야마시와의 관계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이를 위해 무엇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인가를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 평택시는 미군기지 이전과 삼성‧LG등의 투자, 항만개발 등으로 국제 교류의 폭과 깊이가 지끔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8월에는 일본의 다른 우호교류 도시인 아오모리시와 교류 20년을 맞게 돼 기념행사도 추진된다. 이 참에 새로 생간 평택시국제교류재단의 역할과도 관련해서 국제교류에 대한 평택시 차원의 심도 깊은 재점검과 새로운 전략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