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지역사회를 꿈꾼다 ③

공동체가 브랜드 된‘하늘채 공동체’

모든 문제는 주민 간 소통 통해 풀어
차이와 공감이 모여 시끌벅적 살맛나는 아파트 만들어 가기

공동체가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자연부락처럼 서로의 안부를 묻고, 실타래를 풀 듯 지역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공동체가 살아있는 공동주택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가족을 만나듯 친밀하게 만날 수 있는 이웃이 있는 아파트는 가능할까? 공동육아, 하늘정원과 같은 즐거운 모임부터 이웃 간에 주차와 소음 시비는 어떻게 해결하며, 고질적인 민원은 어떻게 풀까?
그런 고민을 하며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문화공동체’가 있는 평택을 꿈꾸며 장안동 코오롱 하늘채를 찾았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지고‘위기’는
결속력을 다지는‘기회’된다

2013년 9월 입주가 시작된 장안마을 코오롱 하늘채는 25개동 1943세대로 평택 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입주민들을 중앙광장에 모이게 만드는 일대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정화조 악취문제와 미분양 잔여세대 할인분양 문제였다.
“유명했지요. 지금도 검색창에 ‘장안동 하늘채’를 입력하면 당시 쩌렁쩌렁 단지 전체를 울렸던 상황들이 주르륵 뜰 겁니다. 입주민들이 거의 매일 광장에 모여 문제 해결을 위한 항의집회와 결의를 다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주민들을 자주 모이게 하고 소통을 통한 의견 수렴을 만들어 가는 결속의 시간이 된 겁니다.”
이철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올 3월부터 오수 직관로 공사를 코오롱 글로벌이 책임지고 추진하게 된다며 당시를 생각하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일상과 관련된 첨예한 문제이다 보니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지요. 당시는 문제 해결만을 생각하기에도 급급한 나머지 이 상황이 평택시 하늘채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 가게 될 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알게 되었습니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졌음을,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동안 우리는 하나가 되었음을요.”
장안동 하늘채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흔들어 놓았던 위기를 통해 하나로 뭉쳤다. 그 뭉친 힘은 ‘하늘채 공동체’를 만들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늘채 공동체 문화’란 과연 무엇일까?

주민 스스로 운영하는‘주자체’
11개가 넘고, 층간 문제는 이웃
우정 쌓는 ‘편지쓰기운동’로 조정
온라인 카페 통해 정보 공유 소통

자율방범대, 책노리터, 스카이 어학당, 스카이 FC 축구동호회, 배드민턴동호회, 야적마(야구동호회), 재즈댄스동호회, 하늘채 산악회, 골프동호회, 요가교실, 손뜨개방 ..... 겉으로 드러난 주민자치단체(이하 주자체)만 11개, 여기에 장안동 하늘채 네이버 카페를 통해 다양한 모임과 활동까지 친다면 그 수가 엄청나다 한다. 장안동 하늘채라는 공동체에서 파생된 자생단체는 주민들의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생겨났고 존재한다. 그 중 눈길을 모으는 ‘편지쓰기운동’은 소음, 음식냄새, 담배연기 등 층간 및 이웃 간의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손편지’를 해당 세대 대문에 붙여 놓음으로써, 우격다짐으로 번질 수도 있는 갈등을 해결해주는 탁월한 아이디어이다. 주민들로부터 나온 아이디어란다.

하늘채라는 이름 그대로 서로 다른 주민들이 모여 아름다운 빛을 내는 아파트를 만들어가는 것이 장안동 하늘채 모든 주민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철근 회장은 ‘하늘채 공동체’는 난관을 함께 극복하고 지나오면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회장은 “배려를 통한 관심과 참여, 협력은 딱딱한 이미지의 아파트 생활을 달달하고 활기차게 만들어 주었고 우리 아파트 참 괜찮다는 자긍심을 심어주었다”고 믿는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주민들이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한다.
입주 직후에 불거진 여러 어려운 상황 때문에 지난해 입주 1주년임에도 제대로 된 행사를 갖지 못했지만, 올해는 2주년 기념행사를 멋지게 만들 계획이라는 이 회장은 “또 한 번 중앙광장이 시끄럽겠네요! 하지만 이번엔 축제입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나서는 길에 일렬횡대로 가지런히 정돈된 포장막들이 벌써 깜깜해진 단지 내 마당을 환한 불빛들로 수놓고 있었다. 알뜰시장이었다. 매주 금요일이면 관리사무실 너머 중앙광장을 빼곡히 채운다는 하늘채 알뜰시장, 미처 장을 보지 못한 엄마들이 필요한 저녁거리를 사기도 하고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며 어르신과 아이들이 삼삼오오 먹을거리들을 즐기기도 한다는 공동체 시장에서 저녁 찬거리를 샀다.

오주섭 자율방범대 대장

아이들·여성 안전 귀가 책임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어 오면서 주민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자생적으로 결성된 것이 자율방범대다. 청소년 계도, 노인과 장애를 가진 입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 화재예방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오주섭 대장은 아이들과 여성, 어르신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단다. “늦게 귀가하는 여성 또는 학교 및 학원 등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미리 전화로 알려주면 집까지 에스코트해 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박용선 스카이 FC 축구동호회 회장

쓰레기 수거도 하는 주민 지킴이

친목과 단결, 봉사를 모토로 결성된 이 단체는 자율방범대와 함께 단지 내 쓰레기수거 등 주민들의 안전과 깨끗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데 협력해 오고 있다. 주민 위한 든든한 지킴이가 되고 싶다는 박용선 회장이다.
“2년 가까이 된 우리 동호회는 단지 내 풋살경기장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모입니다. 공도 차며 서로 간 친목도 도모함은 물론, 주민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즐겁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손미나 책노리터 반장

아이들 책 읽어주며 다양한 모임

“10명 정도의 엄마들이 자녀들과 함께 뜻을 모아 만든 모임이 ‘책노리터’ 인데요, 아파트에 강의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모임 활동이 가능하거든요. 지난 해 9월부터 주2회(일일 40분씩) 엄마들이 돌아가며 순번을 정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와 호응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책노리터 손미나 반장은 단지 전체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