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내 장래 희망은 아빠가 되는 거다

 

고대영 글/ 한상언 그림

부모가 되고 나서 가장 두려운 것 중에 하나는 아이의 눈입니다. 화를 내거나 힘든 일을 외면하고 싶을 때, 문득 아이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다시 한번 숨을 고르게 됩니다. 나랑 꼭 닮은 눈으로 세상을 향해 호기심을 드러내는 아이 앞에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아빠와 아들’(고대영 글/ 한상언 그림)은 붕어빵처럼 꼭 닮은 두 부자의 이야기입니다.

‘내 장래 희망은 아빠가 되는 거다’. 등을 돌리고 씨익 웃고 있는 아들은 ‘어서 커서 아빠가 돼야지!’하며 속마음을 드러냅니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야식으로 라면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게임도 맘대로 하는 우리 집 대장 아빠. 아들은 어서 커서 아빠처럼 대장이 되고 싶습니다.

힘으로도 이길 수 없고, 말로도 이길 수 없고 맨날 손해만 보는 것 같은 아들에게 아빠는 절대 권력입니다. 그래서 아들 노릇 하기도 힘들다고 엄살을 떨지만 술 취한 아빠가 풍기는 냄새 속에서 평범한 아빠 노릇이 쉽지 않음을 감지하기도 합니다.

아빠가 되고 싶은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린 시절 내가 생각했던 아빠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면 내 맘대로 할 거야 라고 호기 있게 말하던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이 책은 유쾌합니다. 꼭 닮은 두 부자의 얼굴, 힐끔힐끔 쳐다보는 엽기적이기까지 한 그림에 만화처럼 말풍선이 달린 재미있는 글을 읽으면 키득키득 웃음이 납니다. 작가는 그림책 속 아빠와 아들, 이 두 사람이 느꼈음 직한 미묘한 감정들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며 우리 아빠 모습, 우리 아들 모습을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내길 바랍니다.

     

 

    장은주 기자의 열두 달 그림책 이야기

   [ 아빠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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