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시민기자의 음식 이야기 - 16. 베트남음식

세계 전통 음식점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것이 베트남 음식점이다. 베트남 음식은 쌀을 주재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우리 음식 정서와 잘 맞고 몸에 좋은 저칼로리 음식은 웰빙바람을 타고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쌀국수인데, 만드는 방법과 재료, 지역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지역적으로 북부 하노이에 즐겨먹던 포(Pho)와 중부지역에서 즐겨먹는 분보후에(Bun Bo Hue), 남부지방에서 즐겨먹던 후띠에우(Hu Tieu) 등으로 나누고 있다. 그 중 베트남을 대표하는 쌀국수는 포(Pho)다. 분단이 되면서 남쪽으로 내려온 하노이주민들이 생계 수단으로 팔기 시작해 널리 퍼졌다고 한다.
쌀국수는 숙주나물, 레몬, 양파절임 등이 함께 나오는데 먼저 숙주나물을 뜨거운 국물에 넣어준다. 국수와 함께 먹는 숙주나물은 아삭거리면서 식감을 더해준다. 취향에 맞게 양파절임이나 레몬, 고추, 고수를 적당히 넣어 먹는다. 쌀국수의 고기나 채소는 해선장이나 칠리 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있는데, 대부분 칠리와 해선장 비율은 3:1정도로 섞어 먹는다. 국물에 배합한 소스를 넣어 얼큰하게 즐기기도 한다. 팔각, 고수, 계피 등 약재를 넣어 만든 고기육수는 특유의 향과 맛이 있는데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설지만 몇 번 먹다보면 그 매력에 빠지게 된다.
몸에 좋은 약재와 재료가 들어있어 남성들에게는 해장용으로, 여성들에게는 다이어트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쌀국수에 들어가는 계피는 세계 3대 향신료중 하나로 소화기 질병을 예방과 혈액순환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해 특히 여성들에게 좋다. 팔각(star anise)은 베트남, 중국음식에 널리 사용되는 재료로 특유의 향이 강해 소량만 사용하며 고기의 잡내를 없애는데 사용한다. 식욕을 돋우고 몸속 순환을 돕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베트남 쌀국수 맛의 중심에 서있는 향신료는 고수(Coriander)다. 처음 접하면 구토가 나올 정도로 역하지만 익숙해지면 모든 음식에 고수를 넣어먹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다고 한다. 소화기능을 돕고 고혈압과 빈혈에 좋다.
고이꾸온(Goi Cuon)은 포(Pho)와 함께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음식으로 일명 월남쌈이다. 월남쌈은 재료나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고 주재료가 쌀과 고기와 채소여서 식사대용으로 그만이다. 근래에 월남쌈을 특화한 체인점 형태의 매장이 많이 생기고 있다.
월남쌈은 닭가슴살과 양지차돌, 고수, 피망, 양파, 파인애플, 맛살, 당근, 팽이버섯, 숙주 등 재료와 버미셀리라 부르는 쌀국수로 준비되며, 소스로는 베트남 피쉬소스인 느억맘(Nouc Mam)과 땅콩소스, 간장소스가 나온다. 따뜻한 물로 데친 라이스페이퍼에 가장 먼저 버미셀리를 넣어주는데, 그 위에 소스를 뿌리면 버미셀리가 소스를 흡수해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버미셀리 위에 고기와 채소 등을 적당한 크기로 올리고 라이스페이퍼로 잘 감싸서 먹으면 된다.
대부분 월남쌈의 맛은 재료의 신선도가 주는 씹히는 맛과 소스에 의해 좌우된다. 특히 잘 배합된 느억맘의 맛이 뛰어난 곳이 월남쌈을 맛있게 하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짜조(cha gio)는 베트남 튀김 만두로 담백하고 고소해 우리나라사람 입맛에 잘 맞는다. 태국이나 인도음식에서도 만나는 Spring Rolls는 월남쌈을 싸놓은 것과 비슷하며 그냥 먹거나 기름에 튀겨 먹는다. 튀긴 것은 중국요리 춘권과 비슷한 맛을 낸다. 베트남식당에서 짜조와 스프링롤은 애피타이저용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밖에 베트남식 볶음밥과 볶음면, 팬케익등이 세계인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베트남 식당에서는 식사 전후로 자스민차를 준다. 자스민은 좋은 향으로 향수나 차의 원료로 사용하며 마음을 편하게 해주며 기분전환에 효과가 있다. 또한 소화를 돕고 위를 깨끗하게 해주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 섭취 후에 마시면 좋다.
* 최재원 시민기자가 쓴 '음식 이야기' 연재는 이번주로 끝맺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