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48

 

비전동 비전‧소사벌지구 택지

개발로 통복천 유역 비전동 
고층아파트 촌으로 변모했지만

 

국도1호선 경기대로 도로변 
완충녹지와 가로수 등 울창한

도시숲으로 시민들 사랑받아

 

소사벌지구 택지개발사업 초기에 조성된 우미린센트럴파크 아파트 옆으로 흐르는 실개천
소사벌지구 택지개발사업 초기에 조성된 우미린센트럴파크 아파트 옆으로 흐르는 실개천

 

평택은 지명의 유래에 물과 습지가 숨어 있다. 한국토지공사가 평택 소사벌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설계하며 이화하수처리장 처리수를 배다리생태공원 상류에 있는 ‘함양지’ 작은 연못으로 끌어올려 재이용하는 계획을 포함했다.

하루 7000톤의 물은 두 갈래 실개천으로 흘러 내린다. 일부는 세무서 인근 실개천을 따라 배다리생태공원 방향 물레방아 쪽으로 유입된다. 우미린센트럴파크아파트단지 옆으로 흐르는 ‘소리수변공원’ 실개천은 십여 년이 지나면서 팔뚝만 한 잉어들이 살고 있다. 흰뺨검둥오리가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고, 까치들이 목욕하러 찾아온다. 고층아파트와 도로 사이에 완충녹지와 실개천을 조성해 녹지인 동시에 작은 생태환경으로 기능하고 있다.

 

소사벌지구 소리수변공원 실개천에 물고기 잡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
소사벌지구 소리수변공원 실개천에 물고기 잡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실개천 물 위에 나뭇잎으로 만든 배를 띄워 누구 배가 더 빨리 가나 경주를 한다. 에너지 넘치는 남자아이들은 바지를 걷어 올리고 실개천 물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물고기를 잡으러 다닌다. 실개천으로 흐르는 물이 ‘하수처리장 처리수’라는 사실이 마음 한편에 걸리지만 오리와 잉어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콘크리트 빌딩 속 도시숲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경기대로 비전동 자전거도로를 따라 싱그러운 숲속을 달린다
경기대로 비전동 자전거도로를 따라 싱그러운 숲속을 달린다

 

평택 비전동 일대에 LH가 시행한 비전지구, 소사벌지구 택지개발사업 덕분에 통복천 유역 비전동은 고층아파트 빌딩 숲으로 변했다. 통복천~비전동~평택시청으로 연결되는 국도 1호선 경기대로 도로변 경관은 완충녹지, 가로수들로 울창하다. 경기대로와 아파트단지 사이에 조성된 두터운 완충녹지 둔덕에 뿌리내린 나무들이 성숙기가 되어 사람 키보다 더 자라 울창한 도시숲으로 성장했다.

 

소사벌지구 배다리저수지 
공공 하수처리수 재이용 함양지
활용한 실개천 물순환시스템은
기후위기 대응, 녹색도시 구현
위한 좋은 방안 평가 받아

최근에 평택시는 소사벌지구 LH배꽃마을 4단지, LH이곡마을 3단지, 평택소사벌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와 완충녹지 사이를 따라 실개천이 추가로 조성했다. ‘스마트 그린도시 물순환’ 사업으로 실개천, 투수블록 포장, 식생 도랑, 빗물정원 등이 새롭게 조성되었다. 대규모로 택지를 개발하면서 콘크리트, 아스팔트 포장으로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면이 증가해 도시침수, 기온 상승, 지하수 고갈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 그린도시 물순환 사업으로 조성된 실개천과 투수블럭 산책로
스마트 그린도시 물순환 사업으로 조성된 실개천과 투수블럭 산책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소사벌지구에 물순환 사업이 추진되었다. 봄꽃이 활짝핀 완충녹지 실개천 옆 투수블록으로 포장된 산책로를 걸으면, 대로를 달리는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소음, 매연을 울창한 나무들이 차단해준다. 집에서 가까운 완충녹지 사이로 상쾌한 분위기로 걷기운동을 즐길 수 있다.

소사벌지구 택지개발사업 초기에 완충녹지에 심은 나무들이 나이테가 10여년이 흐르며 2미터 이상 성장해 도시숲이 되었다. 비전동 주민들은 퇴근 후 가족들과 산책하며 물소리 반주와 신록이 우거진 나뭇잎들의 노래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일부구간은 콘크리트 옹벽 구조물을 설치해 자연스러운 실개천이 중간에 단절되어 옥에 티로 보인다.

 

이화하수처리장 처리수를 일시 저장하는 함양지. 물 일부는 배다리생태공원으로 유입되고, 일부는 소사벌지구 아파트단지 옆 실개천으로 흐른다 
이화하수처리장 처리수를 일시 저장하는 함양지. 물 일부는 배다리생태공원으로 유입되고, 일부는 소사벌지구 아파트단지 옆 실개천으로 흐른다 

 

물순환시스템은 자연을 도시로 다시 불러들여 도시인들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물순환시스템은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도심지역 열섬현상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지역에 녹색공간, 생태공간 등의 확대를 통해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해 흡수, 여과하는 기능으로 초기우수의 하천 유입으로 인한 수질오염을 저감할 수 있다. 나무들의 증산작용을 통해 도심기온이 조금이라도 시원해지는 효과를 기대한다. 실개천 물순환 시스템과 완충녹지 도시숲으로 자연생태계가 살아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소사벌지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세계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처럼

소사벌지구는 모든 건축물에
태양에너지 발전시설 도입
계획된 녹색성장 시범도시
교육과 홍보 통해 주민 참여 
적극 유도할 필요 있어

올해는 4월부터 낮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올라가 덥다. 초록으로 물들어 가는 도시숲 속으로 새로운 실개천을 따라 산책하며, 세계의 환경수도로 유명한 독일 프라이부르크 견학을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도시의 모든 건축물에 태양에너지 발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도로에는 ‘트램’이 달리고, 도시 수로 ‘베힐레’가 설치되어 맑은 물이 흐르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평택 소사벌지구도 모든 건축물에 태양에너지 발전시설이 설치된 녹색성장 시범도시로 계획된 도시이다. 평택시가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사업으로 태양에너지 발전시설, 도시숲 물순환 시스템을 확대 보급하는 사업과 주민들의 참여를 위한 교육 홍보활동을 추진하기 바란다.

 

박환우 환경전문기자

경기환경교육연구소 대표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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