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세혁의로컬프리즘

진세혁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진세혁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경기도를 분도하여야 한다는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었으나 큰 진전은 없었다.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도 경기도 분도론이 제기되는 등 여러 논의가 있었으나 그 동안 경기도 분도 관련 논의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경기도 분도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도가 지나치게 비대해 졌다는 것이다. 외국인 인구를 포함하여 1400만명이 넘는 인구를 갖게 된 경기도가 하나의 광역자치단체로 기능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전국 인구의 1/4이 넘는 인구를 갖고 있는 경기도가 효율적으로 작동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비효율성을 타파하기 위해서 경기북부지역을 별도로 분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단순한 분도가 아닌 특별자치도를 설치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2024년 출범 예정) 등 3개의 특별자치도가 설치되어 있다. 각각 관련 법률이 제정되어 있다. 특별자치도는 기본적으로 다른 광역자치단체가 갖지 못하는 권한을 더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가진 권한 가운데 특별자치도에 대해 특별한 권한을 부여하고 지역의 특색에 맞는 발전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다.

경기북부지역만을 보았을 때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등 주요 지표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중첩된 여러 규제에 의해 발전이 더딘 지역인 것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수도권 규제, 군사시설보호구역 설정에 의한 규제 등은 대표적인 경기북부지역에 대한 규제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논의

공론 조사는 경기도와 대한민국

발전위한 숙의형 조사방법

경기도민의 힘을 믿고 최종 정책

결정에 공론 조사 결과 반영하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논의는 단순한 경기도의 남북 간 분리가 아니라 경기북부지역에 특별한 권한을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경기북부지역이 특별한 권한을 갖고 그동안 소외되었던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경기북부지역의 발전이 단순한 경기북부지역의 발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지역 전체의 발전,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의 경쟁력 제고와 연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 3건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특별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경기도에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2023년 1월)가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이 조례에 의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위원회’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론화위원회’가 운영 중이다.

공론화위원회는 공론조사를 진행하였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도민참여형 숙의공론조사’라는 긴 이름을 가진 공론조사이다. 1만여 명에 대한 여론조사와 아울러 1200여 명의 도민이 참여하여 올해 6~7월에 걸쳐 6개 권역별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8월 26~27일 양일 간에 걸쳐서는 300여 명의 도민이 참여하여 종합토론을 시행하였다.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여 수개월에 걸쳐 공론조사가 진행되었다. 10월 중 최종 결과보고회가 예정되어 있다.

공론조사의 기본적인 목적은 도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함이다. 단순한 의견조사,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충분한 학습과 토론과정을 거쳐 공론을 수렴하고 참여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충분한 숙의 토론과정을 거쳐 제시되는 도민의 의견을 통해 중요한 정책 사안을 결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공론조사 과정에 참여하는 도민들의 역량을 신뢰하는 것이다.

향후 공론조사의 분석 결과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를 기대해 본다. 가장 중요한 것, 도민들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도민의 힘을 신뢰하는 것, 정책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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