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황새가족지킴이모임

안전한 보금자리 위해

번식탑 모금운동 나서

3월 11일 관찰된 안중읍 아파트 지붕 위의 황새부부. 제공=김영철 독자
3월 11일 관찰된 안중읍 아파트 지붕 위의 황새부부. 제공=김영철 독자

안중읍에 찾아온 귀한 황새 부부의 둥지를 만들기 위해 평택시민들이 나섰다.

안중황새가족지킴이모임은 지난 2월 안중읍 아파트 지붕 위에 둥지를 튼 황새 부부의 안전한 보금자리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을 5월 4일부터 시작했다. 이 모임은 평택시공익활동지원센터와 안중읍 노을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안중읍주민자치회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구성됐다.

안중읍 황새 부부는 충남 예산시에 있는 황새복원센터에서 올해 초 자연 방사한 호야(C01)·양황이(E45)로 지난 2월 두 마리가 짝짓기를 해 안중읍에 있는 아파트 지붕 위에 자리를 잡았다.

 

그간 겨울 철새로 알았지만

전쟁·밀렵으로 멸종된 텃새

 

예산 황새복원센터에서 방사

경기도에 둥지 튼 첫 사례

 

사람·자연 공존하는 생태도시

평택으로 도약할 첫 발걸음

 

황새는 천연기념물(제199호)이자 ‘멸종 위기에 처한 국제보호조’로 보호받는 귀한 새다. 그동안 겨울철새로 알려졌지만 원래 우리나라에서 살던 텃새였다. 20세기 들어 전쟁·밀렵으로 그 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끝내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췄다. 1971년 4월 1일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황새 부부가 밀렵꾼에 의해 수컷이 숨을 거두고 홀로 남은 암컷마저 농약중독으로 1994년 9월 23일 서울대공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황새의 명맥이 끊기자 1996년 한국교원대에 황새복원센터가 설립돼 황새 텃새 복원 사업이 시작됐고 황새 서식지였던 예산군이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15년부터 예산황새공원을 조성하는 등 30년 넘는 노력 끝에 매년 수십 마리를 자연 방사하게 됐다.

안중읍에 황새 부부가 자리 잡은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째 황새복원센터가 방사해 자연 번식 중인 16쌍 중 경기도에 자리 잡은 첫 사례라는 점이다. 둘째로 황새가 날아와 번식을 시도한다는 것에서 안중읍의 환경과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새는 우리나라 지역 생태계를 대표하는 깃대종(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동식물)으로 황새가 살지 못하면 그만큼 환경이 오염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황새 부부가 자리 잡은 곳이 아파트 지붕 위라는 것. 황새복원센터 김수경 박사는 “안중읍이 황새가 살기에 좋은 생태·환경을 갖췄다고 해도 아파트 지붕 위에서 황새가 번식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안전한 보금자리인 번식탑을 조성하고 황새 부부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중황새가족지킴이모임에 참여한 김영정 노을작은도서관장은 “황새 부부의 번식탑을 조성하는 것은 단순히 멸종된 황새를 복원해 평택에 살게 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평택시가 자연과 생태가 공존하는 생태도시로 도약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며 “평택에 찾아온 귀한 손님을 따뜻하게 맞아줄 때”라고 강조했다.

 

안중황새가족지킴이모임 번식탑 모금운동 포스터
안중황새가족지킴이모임 번식탑 모금운동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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