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4

 

‘오산천살리기’는  거버넌스 성공사례

[평택시민신문] 연초록색 버드나무 가지와 오산천 작은 정원에 꽃밭을 만드는 오산천누리단 청소년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4월 중순 봄 하늘에 가득하다. 오산천을 흐르는 물소리와 텃새로 자리 잡은 왜가리, 가마우지의 우아한 비행이 아름답다. 자전거도로에는 제5회 오산천 두바퀴축제에 참가한 아이들로 활력이 넘친다. 바람결에 떨어진 벚꽃 잎이 자전거를 따라 달리기를 시작한다.

박환우
평택환경시민행동
공동대표
본지 환경전문기자

상류지역, 수질개선 노력중
오산시 중심을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오산천은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향린동산에서 발원, 합류하여 기흥저수지로 유입된다. 오산천 상류에 위치한 신갈, 구갈 지역의 생활하수는 기흥레스피아, 구갈레스피아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되어 기흥저수지로 유입된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기흥저수지는 화성, 오산, 평택북부 지역에 농업용수를 제공하고 우기에 홍수조절을 목적으로 1964년에 준공되었다. 기흥저수지는 상류지역의 도시화로 인한 수질오염과 녹조로 몸살을 앓아왔다. 기흥저수지 수질이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해지자 한국농어촌공사는 총159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작년 11월에 기흥저수지 수질개선사업을 착공해 인공습지 조성, 침강지, 어도 신설 등 생태공간 확보를 통해 수질을 생활용수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류지역, 환경 훼손 우려
기흥저수지 하류 오산천 동탄신도시 구간에서 수달의 배변이 발견되어 경기남부하천유역네트워크가 조사활동을 벌인 결과 기흥저수지 수문부터 화성시 동탄까지 약 7.5km 구간에서 수달의 배설물과 식흔, 족적 등이 확인되었다. 오산천 화성시 구간은 1998년~2006년 생태하천복원사업 이후 자연하천으로 복원되어 수달이 서식할 수 있는 자연생태계가 복원된 것이다. 그러나 오산천 화성시 구간의 서쪽에는 동탄 1신도시가 있고, 동쪽에는 동탄 2신도시가 건설되어 수달 서식지 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맑음터공원 자전거대여소

산구간은 자전기 여행코스 기대
오산시 구간은 이미 공원화되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 수달이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오산천은 비교적 둔치가 넓어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별도로 조성해서 산책하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걷기운동을 즐길 수 있다. 오산시는 하수종말처리장 부지에 생태학습체험관 ‘오산에코리움’을 78미터의 전망탑 형태로 지상 4층으로 건축했다. 오산천과 하수종말처리장, 맑음터공원을 연계한 생태학습 체험관에는 학생들의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 에코리움에는 오산천의 민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 대형 수족관, 재활용품으로 곤충 만들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우리가 방문한 토요일에도 가족, 친구들과 함께 에코리움을 방문한 시민들이 많다. 맑음터공원은 오산시 생활쓰레기 매립장을 공원으로 탈바꿈한 곳으로 자전거 무료 대여소와 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화창한 봄날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장소이다. 오산시는 오산 종합운동장과 맑음터공원에서 자전거 무료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방면으로는 오산천과 탄천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를 정비해 오산, 화성, 용인을 거쳐 한강 자전거길까지 이어질 수 있다. 평택 방면으로는 진위천, 평택호까지 연결되어 자전거를 즐기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인기있는 자전거 여행 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에코리움에 가까운 오산천 둔치에는 삼성전자 투자사업으로 2013년에 생태탐방로를 조성해 어리연, 수련, 백련 등 다양한 연꽃을 심고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기업의 투자사업을 오산천에 유치한 오산시와 삼성전자의 결정이 돋보인다. 안내판을 살펴보니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삼성전자의 사회공헌활동에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산천에는 낚시꾼들이 보이지 않아 질문하니, 오산시는 조례로 낚시금지구역을 지정하고, 지속적인 단속을 하고 있어 낚시꾼들이 평택시 구역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오산천 주변에 한 때 제지공장 6개, 지금은 2개 가동
에코리움 3층에 입주한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사무실에서 지상훈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오산천의 역사와 수달조사, 오산천 주변 환경문제에 관한 설명을 듣고, 4층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가슴이 시원하다. 남쪽으로는 평택시 진위면, 서탄면 일대가 보이고 오산천 건너 서쪽 산업단지에는 제지공장이 가동 중이라고 한다. 오산천은 수량이 풍부하고 수질이 좋아 우리나라 최초 ‘무궁화 화장지’라는 공장이 오산천 주변에 있었고, 한때는 오산천 주변에 제지공장이 6개나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2개의 제지공장이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후 1998년~2006년 중앙정부가 생태하천복원 사업을 전개하고, 현재의 생태공원으로 흐르고 있다.

‘오산천살리기’ 거버넌스 성공사례
오산천은 민간과 행정의 두바퀴로 달리고 있었다.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는 18개 단체가 참여하고 오산시와 협력하는 거버넌스 기구로 사업비와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다. 오산천의 본래 기능과 수질 및 수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오산시와 시민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목적으로 ‘오산시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설치 및 운영 조례’를 2013년 제정하였다. 협의회의 구성은 시민, 민간단체, 기업, 전문가, 시의원 2명, 하천, 환경업무담당 공무원 등 300명 내외의 위원을 시장이 위촉하며, 하천공원과장, 환경과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공동대표는 총회에서 선출하는 민간대표와 환경사업소장이 당연직 대표로 한다. 주요사업은 하천조사사업, 오산천누리단 운영, 불법행위 계도, 단속활동, 달빛아래 영화제, 물의 날 행사 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오산천살리기 라는 목적으로 조례를 제정해 시장이 위원을 위촉하고 보조금과 사무실, 상근자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탄탄한 지원 덕분에 8월 오산에서 열리는 ‘한국 강의 날’ 대회를 유치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8회를 맞는 강의 날 대회는 전국 각지의 강, 하천 등 물 환경을 보전한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민간단체,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오산시는 1989년 화성군에서 분리, 시 승격 30주년에 인구 23만 명 도시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오산천을 중심으로 환경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오산시가 부러운 마음이 든다.

‘쾌적한 평택’ 위해 민관협력 필요
오산천 제방 도로를 따라 평택시로 내려오다 강 건너 서탄면 둔치에 건축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것을 발견했다. 일시적으로 버린 것이 아니라 제방에서 둔치로 덤프트럭이 드나드는 도로를 개설하고 지속적으로 폐기물을 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위면 야막리 제방과 둔치에 있는 큰 나무들의 몸통이 보기 흉하게 잘려나가 있다. 오산천 하류 평택시 진위, 서탄 지역의 하천은 너무 엉망으로 방치되고 있어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인구 50만 대도시로 성장한 평택시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는 민관협력이 필요하다. 행정력이 부족한 환경분야는 환경단체와 협력하는 지혜를 오산에서 배워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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