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운수업 경영하는 여성 대표자들 ‘뭉쳤다’

여성경영인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에 노력

지역에서 창출한 부...지역공동체에 환원할 터

[평택시민신문] 기업을 운영하는 여성 전문경영인 숫자가 아직까지도 남성들에 비해 적다. 특히나 제조업이나 운수업 같은 업종은 남성에게 더 친화적인 것이 현실이다. 정보와 교류 부족으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느껴온 여성 경영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단체를 결성했다. 지난 1월15일에 창립한 평택시여성경영인협의회. 최연희(한우물엔씨 대표·52)회장을 만나 평택여성경영인협의회의 설립 취지와 앞으로의 활동방향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평택여성경영인협의회를 소개해 달라

평택에서 제조업, 운송업 등을 하는 40대에서 50대의 여성 경영자가 주축이며. 현재 회원은 20명이다. 특별히 회원자격 기준은 없지만 직접 일선에서 경영하는 여성 경영인이어야 하고, 가급적 제조업이나 운송업, 인력사업을 하는 분들이 함께 하고자 한다. 여성이 경영하는 기업은 소기업이 많아 매출에 따른 제한은 두고 있지 않다. 다른 곳의 지원 없이 회원들의 연회비를 받아서 운영하고 있다.

 

평택여성경영인협의회는 활동 방향은?

제조업이나 운수업 같이 일종의 하드한 사업을 하는 여성들이 많지 않다. 제조업체들은 교류가 없어 서로의 어려운 점도 공유가 되지 않는데 만날 자리가 많지 않은 여성 경영인들은 더 그렇다. 서로 사업이나 정보를 교류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우리는 열정을 가진 경영자들이 모인 단체이다. 그렇지만 모임에서 얻을 것이 있던가, 재미가 있어야 모임이라는 것이 유지된다. 그리고 자주 만나서 교류를 해야 서로 남는 것이 있다. 나도 이번에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다. 우리 단체가 나이나 경륜에 관계없이 잘 소통해서 서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싶다.

 

올 한 해 평택여성경영인협의회를 통해서 하고 싶은 사업은?

여성 경영인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에 힘쓰겠다. 화성시의 경우에는 여성 경영자를 위한 조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실제 ‘화성시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조례’가 있다). 그래서 화성시에서는 여성 경영자 단체가 사업을 하던 자원봉사를 하던 자금 지원을 받는데 평택은 근거가 없어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 올 상반기에는 다른 지역 사례를 더 찾아보고, 조례제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원 근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여성 경영자들도 당당하게 평택시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하겠다. 우리는 지역 공동체에서 부를 창출했다. 이 부를 많지는 않더라도 지역 공동체에 환원해서 아동복지나 재활시설, 지체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여성 경영자로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우리 회사는 포승공단에 있다. 표면처리를 하는 약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업체이다. 속된말로 ‘녹 방지제’라고 하는데,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이다. 남편이 기술개발을 하고, 내가 경영을 맡았다. 기술개발이 확실하고 주로 수출을 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IMF 때에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우리는 국내기업들이 외국산 약품을 국산 약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좋은 기회를 맞았었다. 국제 금융 위기 때에는 한국에서의 경영사정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전에 100% 우리 회사 지분으로 설립한 중국법인이 호황을 맞아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었다. 사업이라는 것이 잘 될 때와 어려울 때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단체가 되고 싶은가?

회원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무겁고 힘든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힐링이 되는 일도 만들고 싶다. 교육도 받아보고 싶고 재미있는 일들을 같이 해보고 싶다. 우리는 업무 시간에 모이지 않는다. 서로에게 부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성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남성 경영자들과도 교류하고 싶다. 같은 사업을 하는 사람 간에 교류해야 서로 발전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교류를 하는 단체로 만들고 싶다.

최연희 회장은 평택 진위가 고향이다. 인터뷰에서 그동안 살아온 시간들이나 경영일선에서의 생각과 행동을 말할 때 대범함이 느껴졌다.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두 아들이 부모가 하고 있는 사업과 별개로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일을 하도록 조언했고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한다. 평택시여성경영인협의회도 쿨하게 이끌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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