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지는 모습만으로
개인의 존재와 가치가 무시되지 않는 사회되길”

사진기자로 활동하다 장애인 사회복지사 길 결심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의 건강한 공동체 형성되길”

[평택시민신문]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장애인주간보호시설 ‘평안밀알센터’와 장애인보호작업장 ‘꿈이 크는 일터’의 공동주관으로 ‘예술, 나눔의 가치를 더하다’는 제목의 전시회가 진행됐다. 전시장에는 이혜진 평안밀알센터장의 사진도 다수 전시됐고, 사진에 감명 받은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구입하기도 했다.

사진작가이면서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배경이 궁금해 이혜진 평안밀알센터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평안밀알센터를 소개해 주세요.

밀알복지센터는 장애인주간보호시설로, 발달장애인들이 낮 시간에 보호를 받는 곳이에요.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역 사회 안에서 역할을 하는 곳이죠. 장애인을 위한 어린이집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공식적으로는 10시부터 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음악‧미술‧놀이 등을 통해 정서나 심리의 안정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평안밀알센터가 ‘예술, 나눔의 가치를 더하다’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진행했고, 전시회에서 이혜진 센터장님의 사진이 전시된 바 있습니다. 사진과 복지 중 먼저 배운 것이 무엇인가요?

직장생활 3년 정도 하다가 사진을 늦게 전공했고, 복지는 그것보다 더 늦게 전공하게 됐어요. 사진을 전공할 때 어떤 사진을 찍어야 의미가 있는 것일까 항상 고민했었는데, 지금 복지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사진을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멋진 사진을 남길 수도 있고, 후원 전시회를 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특히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진을 전공하고, 여의도 소재 잡지사에서 사진기자를 한 적이 있어요. 사진기자를 하면서 ‘제1회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 및 장애인 보장구 전시’에 취재를 나갔던 것이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됐지요.

당시 축제는 장애인들을 위해 기획된 것이었지만, 축제현장 바깥에서 솜사탕을 팔고 계신 척추장애를 가지신 분은 “행사장 안에서 장사를 해야 하는데, 자릿세를 낼 수 없다고 하니 동사무소에서 장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은 다 죽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또한 장애인 행사이면서 장애인 정책을 홍보하는 판넬은 외진 곳에 위치했고, ‘보장구 전시회’라고 하면서 행사장 안에는 먹을거리만 판매되고, 장애인을 위한 보장구는 딱 1개 업체 뿐이었어요.

그렇게 행사에 실망하고 있던 중에 장애인 신문이 배달됐어요. 그 신문에서는 해당 행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적어놨죠. 정말 화가 났어요. 장애인을 위한 신문이라는 타이틀만 가졌지 정작 장애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았던 거예요.

이후 장애인들의 복지에 대해 글을 쓰려고 했는데, 복지를 알지 못하니 글이 막힐 수밖에 없었어요. 복지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결국 기자하던 것을 그만두고 평택대에서 복지를 전공하게 됐습니다.

 

실제 복지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장애인 복지 분야에서 사회복지사들의 이직률이 높을 정도로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와 같은 경우에는 이직률이 높은 편입니다. 예산이 부족해 인력배치가 안되다 보니 업무강도가 높아서 그런 것 같아요.

또한 발달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욕구를 표현하는 방법이 일반인들과 다를 때가 많고, 발달장애인들끼리도 의사전달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한명 한명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데, 이 부분에 어려움이 많기도 해요.

이러한 어려움이 있어도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게 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 주세요.

평택시가 좀 더 규모 있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데, 거기에 걸맞게 복지가 더욱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또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더불어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길 바랍니다. 특히 어느 누구라도 보여지는 모습 때문에 그 개인의 존재와 가치가 무시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은 전부 존귀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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