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인 talk talk talk 포승읍 강정애> “마처럼 고소하고 배처럼 달달한 야콘”

부침·튀김·조림 등 다양하게 요리 가능
모라도 야콘 중점 재배
“기자님 야콘이 뭔지 알아요? 고구마 같기도 하고, 감자 같기도 하고 신기하죠? 야콘은 맛도 정말 좋지만 우리 몸에 너무나 좋은 농작물이랍니다. 다들 ‘꿈과 희망농장’에 오셔서 야콘 맛 좀 보세요!” 농사를 지을 때면 항상 콧노래와 함께하는 쾌활한 성격의 강정애(56) 씨는 벌써 10년째 야콘 농사를 짓고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야콘은 최근 웰빙식품으로 각광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고소한 마와 달콤한 배 맛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과일처럼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조리 후에도 원형이 부서지지 않아 생채나 부침, 튀김, 조림 등 다양하게 요리해 먹을 수도 있다. 또한, 즙으로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평택에서 유일한 야콘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강 씨는 야콘 농사에 대한 자부심 하나로 지금껏 버티고 있다. “저는 야콘이 참말로 좋아요. 희소가치도 있고,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은 꾸준히 야콘을 찾아요. 그리고 당뇨나 다이어트에도 좋으니 고객들의 건강에도 보탬이 될 수 있어 자랑스럽죠.”
뜨거운 햇볕에 온몸이 타들어갈 것 같이 덥고, 얼굴에 주룩주룩 땀방울이 흘러도 푸릇푸릇 잘 자라는 야콘을 볼 때마다 강 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진다. 수확할 날을 생각하면 지금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야콘을 잘 수확하기 위해 뿌리 하나, 잎 하나에도 정성을 쏟는다.
강 씨는 야콘은 ‘땅 속 과일’이라고 표현한다. 배처럼 아삭하며 달달하기 때문이다. 야콘을 깨끗하게 씻어 껍질을 벗긴 후 아삭아삭 베어 먹으면 과일 못지 않게 맛도 좋고, 영양가는 더 높다고 한다. 특히, 고구마처럼 생긴 모라도 야콘은 다가가기 더 쉽다.
“야콘을 국내에서 최대로 지어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특히, 모라도 야콘을 중점적으로 재배를 할 거예요. 모라도 야콘하면 ‘꿈과 희망농장’이 바로 떠오를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지역의 농·특산물을 소개합니다> 강정애 농부의 '야콘'

당뇨, 소화 장애에 효과
가열조리에도 원형 부서시지 않고 강한 단맛
식량작물 서류에 속하는 야콘은 남미 안데스 지역인 볼리비아와 페루가 원산지이며, 칼륨·베타카로틴·당질·엽산·인·비타민A·칼슘·비타민C 등이 풍부하다. 또한, 포도당·과당과 같은 단당류와 설탕과 같은 2당류, 3∼10탄당의 올리고당 등 몇 가지 형태의 탄수화물을 덩이뿌리에 저장하며, 약간의 전분과 이눌린(inulin)을 함유한다.
야콘은 국화과의 다년생 식물로 지하부는 다알리아나 고구마와 비슷하고, 지상부는 돼지감자와 흡사하다. 볼리비아에서는 당뇨병 환자와 소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먹으며, 신부전이나 피부를 젊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브라질에서는 야콘 잎에 당뇨병을 예방하는 약리작용이 있다고 하여 약차를 만들어 음용하며, 말린 잎을 달인 물을 당뇨병 걸린 쥐에 투여한 결과 혈당강하 효과가 밝혀졌다.

우리나라 농촌생활연구소에서 시험한 결과로는 조림·볶음·전과 등 가열조리에도 원형이 부서지지 않고 투명하며 특히 생선조림에는 국물이 맑고 깨끗했다. 또한, 강판에 갈아 형태를 달리한 전은 질감이 좋고 단맛이 있었다.
포승읍 신영리 114 ‘꿈과 희망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정애 씨는 모라도 야콘과 함께하고 있다. 고구마 야콘이라고 불리는 모라도 야콘은 모양이 고구마와 비슷하다. 캐나다 종과 미국종, 유럽종이 있지만 유럽종은 방출이 안 되어 캐니다 종이 국내에 들여와 재배되고 있다. 이러한 모라도 야콘 재배농가는 우리나라에서 희소하다.
특히, 평택지역에서는 ‘꿈과 희망농장’이 유일하다. 유통은 10kg 단위로 지류상자에 포장되어 직거래로 유통되고 있다.
■자료 : 농촌진흥청 작목기술정보
<특별인터뷰> 김덕일 평택농업희망포럼 대표

위기에 놓인 평택농업…지자체 의지와 농업인 조직화 ‘중요’
지자체의 중·장기적인 농업전략 필요
농가 인력 부족, 농산물 수요 감소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현재 많은 농업인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에 따라 김덕일 평택 농업희망포럼 대표를 만나 평택농업이 처한 상황과 농가 소득 확대를 위한 대안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전반적으로 농업에 위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특히, 평택은 쌀·과수·축산이 주된 작목인데 모두 위기에 놓여있다.” 쌀의 경우 수요 감소·공급과잉 문제로 쌀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과수의 경우 평택은 배와 블루베리가 주 작목인데 수입·열대과일에 대한 열풍이 불며 소비의 변화가 일었으며, 축산의 경우 한우가격은 좋지만 송아지 값 자체가 높다보니 기본비용이 많이 들어가 대규모 축산농가가 아니면 어려운 현실이라고 한다. 또한,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65세 이상 농가비율이 50%에 육박하고 있어 생산력이 떨어지고, 평택이 도시화·산업화되는 과정에서 농지훼손으로 인한 농지확보가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김 대표는 ▲규모가 있는 농가의 소득을 유지시키는 방법 ▲중·소규모 농가와 고령화 농가의 소득을 유지시키는 방법 두 가지 틀로 나누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규모가 있는 농가들은 정부의 정책 자체가 규모화 되어 있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정책화되어 있기 때문에 중앙농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쌀의 경우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고 있고, WTO(World Trade Organization) 규정에 의해 의무적으로 수입해야하는 부분이 있어 쌀이 다 소비되지 못하고 누적되어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쌀값도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치단체 측면에서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크기에 중앙정부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제안할 수 있다고 한다. “자치단체에서 평택 내에 대규모 소비처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평택의 경우 곧 대규모 사업장이 들어오고, 미군기지 이전으로 고정적이고 일정한 소비처가 생긴다. 이에 따라 평택농업인들에게 고정적 대규모 소비처를 구축해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김 대표는 지자체 노력뿐만 아니라 미군기지에서 요구하는 먹을거리 안전성과 공급 안정을 위해 규모화 된 농가들이 조직화를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며 농산물의 품질을 유지시키고, 일정한 공급량도 확보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규모 농가와 고령화 농가의 경우에는 화성의 농업인 월급제 등을 비롯해 안성, 전주 등 농업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 타 지자체의 방안들을 배우고, 평택에서 진행하고 있는 로컬푸드 및 여러 활동들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고 한다. 현재 5년째 이어가고 있는 평택 로컬푸드의 경우 생산자들이 품목별·지역별로 제대로 조직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직화가 중요하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는 유통을 중시하고, 박근혜 정부 때는 6차 산업을 중시하고 있는데 정부가 바뀔 때마다 농업정책이 바뀌어 농업인들은 혼란스럽다고 한다. “농업정책의 중·장기적인 목표를 갖지 못하고 새로운 정책이 전환되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정부 차원에서라도 중·장기적인 농업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완주군은 농업 10년 계획을 세워 군수가 바뀌어도 끊김없이 추진했고, 잘 이끌어가며 효과를 낸 덕분에 중앙정부에서도 투자를 해준 좋은 사례이다. 평택 또한 중앙정부에 맞춰 시의 예산을 매칭해 쓰는 것보다는 시가 자체적으로 농업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중·장기 농업전략을 세워야 농업인들이 믿고 안심하며 농사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주·화성·안성 등은 젊은 농업 인구가 유입되고, 귀농하는 사람들이 자본을 갖고 들어와 밝은 농업미래가 기대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처럼 농촌지역에 젊은 인력이 들어오고 사회적 자본이 늘어날 수 있도록 여건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새롭게 시도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농민들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하기 위해 젊은 리더그룹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민들이 스스로 계획해 마을공동체를 유지하고 농가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시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농업인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며 때론 실패를 겪게 되더라도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중요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편집자주
평택은 도농복합도시이다. 거대한 발전으로 도시화가 가속화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농업이다. 진위와 현덕 등 동북부와 남서부를 제외하면 해발고도 100m 이하의 저평한 곳인 평택은 농업이 깊게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농촌 노동력 부족과 소비량 감소를 비롯한 여러 사회적 이유로 인해 농가의 빚이 늘고, 농촌지역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뜨거운 화두로 주목되고 있는 것이 바로 6차 산업이다. ‘6차 산업’이란 1·2·3차 산업을 복합해 농가에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으로 1차 산업의 농림수산업, 2차 산업의 제조·가공업, 3차 산업의 서비스업을 복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시민들을 위한 바른 먹을거리 보급과 직거래장터 활성화 및 6차 산업 발전을 위해 <평택 ‘6차 산업’ 활성화 꿈꾼다>는 주제로 릴레이 농업인 인터뷰와 우리지역의 소중한 농·특산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