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메르스 위기와 극복, 교훈점을 알아본다
60여 일의 힘겨운 노력 통해 시민통합 전화위복 계기 만들어
위험 시설 많은 평택 특수성 고려한 백서와 매뉴얼 제작 필요

지난 5월 20일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평택시는 7월 4일 확진자 전원이 퇴원하고 7월 9일 자택격리자까지 모두 해제된 약 60여 일 동안 메르스와의 전쟁을 치렀다.
사태 초기 정부의 비밀주의와 적절치 못한 상황대처로 인해 메르스 환자가 급속히 확산되고 평택시민과 전 국민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평택은 메르스 진원지라는 불명예를 안으며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고, 평택시 거주 확진자가 34명 발생해 이중 4명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는 불행을 겪었다. 이후 정부는 7월 28일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고, 평택시도 8월 들어 메르스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메르스 사태 초기, 정부와 평택시의 대응을 둘러싸고 많은 비판이 있었고, 정부는 초기 대처 잘못을 인정하기도 했다. 정보 미공개와 지나치게 협소한 격리 지침 등으로 정부가 사태를 초기에 진정시키지 못하고 확산시켰다는 비판이었다. 평택시의 대응 역시 지나치게 중앙정부 의존적이며 초기에 정보공개에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6월 5일 공재광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며 공개적․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초기 평택시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본부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어 지방정부의 역할에 일정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상황론도 무시할 수는 없다. 평택지역 1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메르스 평택시비상대책협의회’와 시민들이 초기 대응 부족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보건복지부장관과 평택시장을 지난달 29일 검찰에 고발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감염병 관련 역할과 관련해서는 좀 더 면밀한 후속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 대응과는 별도로 6월 5일 공재광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적 대응에 나선 이후 평택시의 메르스 극복을 위한 총력 대응 체제는 평가받을 만하다. 공재광 시장이 시장 집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한 달여 동안 진두지휘한 것이라든지,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 자치단체에서는 최초로 지자체 차원의 상황본부를 구성한 사례나 보건소 직원과 시청 전 직원의 노력, 자원봉사자들의 메르스 극복을 위한 노력 등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이에 본지는 <민선6기 공재광시장 취임1년, 성과와 과제를 살펴본다> 시리즈 2번째로 ‘메르스 위기와 극복, 교훈점을 알아본다’를 통해 메르스 사태에 대한 평택시의 대응과 교훈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메르스 발생과 평택시의 대응

지난 5월 20일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후 메르스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평택시는 확진자․자택격리자의 집중적인 관리와 예방수칙 홍보, 방역활동 강화 등을 통해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다각적이고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7월 4일 확진자 전원이 퇴원했고, 7월 9일 자택격리자도 모두 해제됐다. 60여 일 동안 이어왔던 힘겨운 메르스 사태는 이젠 완전히 끝났고, 평택시는 다시 안전 도시로 돌아왔다.
60여 일 동안 평택시의 힘겨웠던 메르스 확산방지와 지역사회 안정화를 위한 노력은 시민사회, 인근 지자체에서 회자됨은 물론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에서도 평택시 메르스 대처상황을 모범사례로 평가하기도 했다.
공재광 평택시장은 지난 6월 5일 메르스 발생 대시민 기자회견을 갖고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메르스가 종료될 때까지 24시간 퇴근을 하지 않고 직접 상황을 챙기고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시장 집무실에 이동용 간이침대를 두고 30여 일 동안 쪽잠을 자며 보건소와 상황실을 오가며 쉼 없이 메르스 사태를 진두지휘해 ‘메르스 시장’이란 별명을 듣기도 했다.
특히, 메르스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메르스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극대화됐던 메르스 발생 초기, 보건소 직원들은 확진자를 받아 주는 병원이 없어 보건소 숙직실에서 환자를 직접 간호하고 수차례 같이 밤을 지새기도 했다. 아울러 개인 승용차를 이용해 음압시설이 있는 경주의 병원까지 환자를 직접 이송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1700여 전 공직자들도 상황실 24시간 비상근무는 물론 방역소독,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 전달, 질병정보 및 감염예방 수칙 홍보물 배부 등 메르스 확산방지에 총력을 다했다. 또 648명의 공무원들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택격리자를 일대일로 정해 마스크 하나에 의지하고 직접 자택을 방문해 대상자에게 생필품, 체온계, 손소독제 등을 전달했으며, 매일 전화를 걸거나 직접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외부 출입을 자제해 줄 것을 강력하게 안내했다. 아울러 격리자들의 어려운 마음까지 살피고 장보기 등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했다.
■헌신적 자원봉사 활동과 온정의 손길
이번 메르스 사태 극복에는 평택시의 노력과 더불어 자원봉사 활동 등 온정의 손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메르스 확산방지와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가장 중요했던 방역소독에는 3564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 생업도 잠시 뒤로 미룬 자원봉사자들은 시민들의 안전과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관공서, 경로당, 어린이집, 복지시설, 터미널, 역사 등 총 2492개소를 철저하게 방역․소독했다.
또 지역상권이 침체되면서 음식점, 숙박시설 등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의 손길도 이어졌다. 경기도 내 30개 시ㆍ군과 관내 7개 기업체에서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모아 쓰레기종량제봉투 16만730매(시가 8000여 만원 상당)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농산물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을 위해 국회, 행정자치부, 경기도청 등 34개 기관ㆍ단체는 평택시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2억 8000여 만원 상당의 농산물을 구매했다. 이와 함께 국무조정실, 경기도청, 해군2함대 등 61개 기관ㆍ단체 970명은 관내 59개 농가에서 블루베리 수확 등 바쁜 농촌의 일손을 도와 힘을 보탰다.
메르스로 가장 타격을 입은 곳은 전통시장이었다. 매출이 70%~80% 급감했다.
가수 김장훈 씨는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리고, 시장 상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6월 26일은 통복시장, 7월 12일은 서정리시장을 깜짝 방문해 전통시장 음악회를 개최했다. 평택시 공무원들도 전통시장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전통시장 이용의 날을 정해 부서별 회식, 장보기를 권장해 지금까지 총 771회 전통시장을 이용하였고, 온누리상품권 또한 4400여 만원 상당을 구매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백서발간 필요
평택시는 메르스 위기를 극복하며 메르스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메르스 사태 백서 발간과 더불어 ‘안전 도시 평택’을 만들기 위한 자체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각종 위험 국가시설이 산재해 있고,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평택시의 특수성을 고려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후속 대책 추진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차원의 대책마련과 함께 관심을 끄는 것은 메르스 백서 발간이다. 이 자리에서는 백서 발간 과정을 다양한 시민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거버넌스(협치)를 실현하는 과정으로 만들기를 제안해 본다. 다양한 교훈점들이 있겠지만, 이 역시 백서발간 과정을 통해 시민적 공감대 확산 과정을 밟는다면 더 의미 있을 것으로 본다.
메르스 백서 발간에는 감염병 확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매뉴얼 재작성 등의 내용도 포함되어야겠지만, 지난달 28일 ‘메르스 평택시민비상대책협의회’가 주최한 ‘메르스 사태 평가와 과제, 지역사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시민토론회에서 박환우 시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공무원과 행정의 입장만이 담긴 백서가 아닌 시민들이 함께 공감하고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백서를 발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평택시 당국이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백서 발간이 메르스 사태를 종합 점검하며 부족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교훈점은 무엇인지, 지자체차원의 권한과 역할을 어떻게 더 구체화 할 것인지 등에 대해 광범위한 시민들과 전문가, 시의회 등의 의견을 종합해 작성한다면 백서 발간과정 자체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진정한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하나의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