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굿모닝병원 박세란 선임간호사가 지역 거점병원 첫 퇴원자 우 아무개 씨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우 아무개씨, “18년간 미뤄온 결혼식 앞두고 부부가 함께 격리돼”

송 아무개씨, “16년간 잃어버린 딸 찾아 헤맸는데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

평택지역 메르스 거점병원인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 내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환자 2명이 퇴원했다.

평택굿모닝병원은 18일 오전 11시, 병원 본관 로비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26번 환자 우 아무개(43)씨와 39번 환자 송 아무개(62)씨가 최종 검사결과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아 퇴원이 결정되었다고 밝히고 두 사람의 퇴원을 축하했다.

평택지역 거점병원 첫 완치자로 이름을 올리고 퇴원한 26번 확진자 우 아무개씨는 아들이 폐렴으로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한 지난달 13일부터 20일 사이에 1번 환자와 같은 병동에서 접촉해 감염된 환자로 부부가 함께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하게 되었다. 현재 우 씨의 아내(22번 확진자)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격리치료 중이다.

39번 확진환자 송 아무개씨는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평택성모병원에서 뇌경색과 디스크 질환으로 입원 치료중 병원이 휴원하면서 자택 격리되었다가 6월 5일 확진판정을 받고 평택굿모닝병원 음압병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평택굿모닝병원 이장원 원장에 따르면 “26번 확진자 우 씨가 병원에 내원했을 당시, 보건당국으로부터 메르스와 관련된 어떠한 통보도 없었다”며 5월 28일부터 고열과 기침 등 폐렴증상으로 치료 중 30일에 보건당국으로부터 메르스 의심환자 통보를 받고 담당의료진을 자택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후 환자를 음압병실로 옮겨 새롭게 꾸려진 의료진에 의해 면역력 증강과 항바이러스 치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39번 환자는 자택격리 중 증상이 발생해 평택보건소를 통해 즉시 격리 조치된 경우로 면역력 증강과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두 사람에게 기막힌 사연이 있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먼저 26번 확진자 우 씨는 오는 7월 5일, 지난 18년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아온 아내를 위해 결혼식을 준비하였으나 부부가 함께 메르스 확진을 받고 격리조치 되어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선을 다해 치료해준 병원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우 씨는 “18년 동안 결혼식도 못 올리고 고생시킨 아내를 위해 결혼식을 준비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따로 격리되어 불안해하고 있는 아내가 하루빨리 낳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 씨에 따르면 아내가 퇴원하면 결혼식을 올릴 예정으로 국민여러분이 아내를 비롯한 메르스 환자들이 빨리 완치될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39번 확진자 송 씨는 “저에게 딸(송혜희, 1999년 2월 13일 실종)이 하나 있는데 16년 전 실종되어 전국을 안다녀본 곳이 없다”고 밝혀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다. 송 씨에 따르면 지난 16년간 딸을 찾아다니며 온몸이 부서지고 찢어졌다며 지난달 두통과 허리통증이 심해져 평택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병원이 휴원하면서 자택 격리되었다고 밝혔다. 이후 송 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지내던 중 기침과 발열 등 메르스 증상이 발현되기 시작해 보건소를 통해 굿모닝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격리 병실 이불 속에서 살려달라고 빌며 울었다”는 송 씨는 “결국 딸아이를 찾지 못하고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 평택굿모닝병원 관계자들이 출입자들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고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다.

병원 피해보다 국가적 재난상황이 더 큰 문제

평택굿모닝병원, “지역 거점병원 역할에 최선 다하겠다” 다짐

 

“평택의 의료기관이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해 피해가 크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중근 평택굿모닝병원 행정원장은 평택이 메르스 진원지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슬기롭게 이겨내고 있다며 “무엇보다 두 분의 퇴원소식이 전 국민과 메르스 환자들에게 희망의 소식이 되었으면 한다. 물론 병원의 경제적인 피해가 발생했지만 그보다 지역과 국가의 경제문제가 더 크고 심각해 막연한 공포심으로 사회가 위축되는 일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오 행정원장은 현재 평택굿모닝병원의 모든 의료진은 격리조치가 해제되어 메르스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추가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 9병동에 대한 '코호트 격리' 조치를 21일까지 실시한다"고 말했다.

지역 첫 완치자인 두 사람에게 축하인사를 건넨 공재광 시장은 “두 분이 완치될 수 있도록 노력해준 병원 관계자들께 감사 드린다. 두 분의 퇴원은 46만 시민과 전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것”이라며 평택이 이제 안정단계에 들어선 만큼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방역에 만전을 기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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