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가축분뇨공동처리시설 비대위 vs 평택시 이견 좁히나
사업부지 가계약 취하·주민설명회 통한 찬반 의견 수렴 가닥

평택축산농협이 실시하려던 가축분뇨공동자원화사업 주민설명회가 두 차례 무산된 후 평택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공재광 시장은 지난 달 30일 오후 축분처리장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면담을 갖고 “냄새 안 나는 시설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후 정상균 부시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 관계자들은 ▲축협이 사업 설명회 없이 축분처리장 사업부지를 가계약한 문제 ▲축분처리시설로 인한 악취 발생 ▲운반 차량 통행으로 인한 교통 정체 등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명근 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9일 경북 김천시 축분처리장 현장 확인 사실을 밝히며, “축분처리장 건립 문제는 우선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부지 선정을 신중히 재검토하고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사업 필요성과 소통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축분처리장은 그 특성상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이면서도 주민들의 님비(nimby) 현상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면서 “축산인도 살고 주민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충북 음성군 사례를 들었다. 음성군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후보지 선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상대책을 마련하여 가축분뇨시설 유치에 성공했다. 오 위원장은 이런 성공사례를 집행부가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주민 “6천 명이 반대하는데 강행하려면 주민투표로 결정하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더불어 비대위 관계자는 “해창리, 궁리, 태평아파트, 영화 블렌하임 아파트 등 반경 2킬로미터 주민 모아놓고 주민설명회 개최하고 찬반을 물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상균 부시장은 비대위가 하고자 하는 말과 반대 취지를 이해한다면서 사업 필요성에 대해 서로 공감하는 만큼, “양자간 충분한 공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민 의견 수렴하여 다음 단계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주민설명회 개최 시기에 대해 평택시는 농번기에는 비농가 지역부터라도 실시해서 최대한 빨리 주민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인 반면, 비대위 측은 모내기 이후, 한꺼번에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양측은 논의 끝에 축협이 신청한 축분 처리장 건립을 위한 개발행위 허가 신청을 반려한다는 것과 주민설명회 개최에 합의했다. 비대위 한금석 위원장은 “전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지만, 일단 시가 한 발 물러선 것은 의미있다고 본다”며 축협이 축분처리장 건립 목적으로 지역주민 이해와 동의 없이 가계약한 부지 매입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승원 평택시 축산과장은 법적으로 농지소유목적이 있어야 농지를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축협이 가계약으로 용지를 확보한 것일 뿐, 강행 의도가 없었다며 “주민 민원이 있는 만큼, 법적 검토를 거쳐서 축협에 ‘개발행위허가’ 신청 취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가축분뇨의 효율적 처리와 유기질(퇴·액비)비료 생산 등 친환경 자연순환 농업 실현 구축을 위한 평택가축분뇨공동처리시설은 관행 농법으로 황폐화된 토양 문제를 해결하고, 액비 무상공급 등 유기질 비료지원 확대로 화학비료 사용 감소와 친환경 농산물 생산 등 농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거라고 평택시는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