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가족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책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 등 가족 구성원 모두가 축하하고 축하받으며, 한 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는 일이 어느 때보다 많습니다.
함께 밥을 먹는 일, 참 쉬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합니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면서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되물어보게 되는, 가족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우리 가족입니다’(이혜란 지음) 첫장은 가족 사진을 보여줍니다. 듬직한 아빠, 다정한 엄마, 발랄한 누나, 막내 동생까지 평범한 한 가족의 사진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부모와 좁은 가겟방에서 단란하게 살고 있던 이 가족에 새로운 식구가 등장합니다.
어느 날 시골에서 올라온 할머니, 할머니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젓갈을 옷장 안에 숨겨 놓고, 손님이 있는데도 마구 옷을 벗고, 이불에 오줌을 쌉니다. 알콩달콩하던 가족의 평화가 깨어집니다.
할머니를 업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빠의 모습은 마음을 울컥하게 하는 무엇이 느껴집니다. 엄청나게 크게 그려진 할머니, 거친 숨을 내 뱉는 아빠, 황급히 달려오는 엄마, 부모님이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습니다.
아이는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할머니도 우리 엄마처럼 아빠를 사랑했나요?’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성장합니다. ‘아빠, 나 또 일 센티 컸다!’ 라며 야무지게 아빠를 업어봅니다.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부몬데 우짤 끼고’ 라며 묵묵히 받아들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의 상처를 이해한 어머니를 지켜보며 자랐다고 합니다.
‘우리 가족입니다’는 부모에게 받은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자식에게 건강한 사랑을 가르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물이 스미듯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장은주 기자의 열두 달 그림책 이야기
[우리 가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