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양 현

평택 버스공영제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통합진보당 평택시을지역위원회 위원장

 

욘사마 신드롬을 만들었던 겨울연가를 보면 청소년시기 준상이가 버스안에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결에 날리는 유진의 머리칼을 보며 반하는 장면이 지금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는 현실은 사실 영화처럼 아름답지 않다.

시내버스들은 과속운전으로 ‘택시보다 빠르다’는 오명을 쓰기도 하고, 속도위반, 난폭운전, 승차거부, 때로는 배차시간이 맞지 않아 급한 출근시간에 버스정류장에서 동동거린 기억이 누구나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심한 경우 시민들은 뒤늦게 온 버스를 타면서 운전기사에게 심한 욕설을 하거나, 오가는 말이 심해져 말다툼으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있다.

뚜벅이들 입장에서 그나마 편하게 탈 수 있는 대중교통 버스가 대중고통이 된 게 꽤나 오래된 습관이 되어버렸다.

승용차가 너무 많아 시내버스를 타고 다니는 주된 연령층은 학생이나 노인, 주부층등으로 상대적으로 약자인 경우가 많다. 이렇게 사회의 약자들이 타고 다니는 교통수단인 시내버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장 친절하고 가장 안전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하루 16-17시간 꼬박 운전을 하고 있는 운전기사들에게 전적으로 떠넘겨왔다.

하지만 최근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버스문제의 원인이 ‘버스기사의 자질’ 문제라기보다는 그 이면에 민간버스업체의 이윤확보를 위한 무리한 배차와 만성적 버스기사부족, 버스운전사들의 열악한 근로조건과 낮은 임금수준 그리고 상시적인 해고의 위협으로 만성적인 고용불안 상황 때문인 것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어떤 버스기사는 하루 17시간 운전하면서 제때에 식사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끼니를 거르기도 하고 기초적인 신진대사활동도 맘껏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또 회사가 만든 배차시간을 지키기기 위해 속도위반, 난폭운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작은 접촉사고가 나도 해고가 되는 상황이라고도 한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카드를 찍거나 요금을 내면서 하는 말 한마디에 친절한 말대답이 나올 것을 기대하기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버스문제의 해결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바로 시민들의 행복한 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평택시와 버스업체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

평택시는 매년 대중교통이라는 명목으로 수십억원의 보조금을 버스업체에 지급하고 있음에도 이 보조금이 시민안전과 버스서비스개선, 버스운전사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버스업체는 시민안전은 뒤로 한 채 빨리빨리 운전하게 해 이익을 먼저 챙기려고 한다. 그 결과가 바로 평택시 버스운영실태의 주범임이 너무나 분명하다.

우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2년 9월에 버스공영제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준비모임을 통해 토론회도 개최하고, 평택시 대중교통과 담당자와 면담도 진행하고, 평택시가 주최하는 ‘대중교통 개선방안토론회’에도 참석하여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현재로서는 평택시도, 민간버스업체도 심각한 문제의식도, 당장 해결하고자 하는 책임의식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는 평택시의 버스교통행정을 더 이상 묵인하고 용납할 수 없어 준비모임이었던 대책위를 43만 평택시민의 입장에서 ‘전면적인 대중교통체계개편’과 ‘평택 버스공영제를 위한 시민대책위’를 구성하여 버스공영제 실시촉구를 위한 범시민운동을 선포하였다.

버스공영제를 위한 시민대책위는 향후 시민들과 운전자들에게 버스정책과 불편사항, 근로조건 등에 대한 설문조사, 버스공영제 필요성을 알리는 홍보활동, 지역 언론사 주최의 토론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대중교통이 진정으로 시민의 발 대중교통이 될 수 있는 방법인 버스공영제를 평택시의 중요한 버스정책으로 전환해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가고자 한다.

우리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우리의 시민들이 타고 다니는 대중교통이 대중의 편의와 이익보다는 민간업자의 배불리기로 전환되는 고리를 끊고, 좀 더 친절하고 좀 더 안전한 대중교통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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