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성진<편집주간>

1. ■ 선거=선거는 한 사회가 그 조직을 구성하고 특정한 공식적 결정을 내리는 수단 중의 하나다. 투표가 자유로운 곳에서 선거는 사회 내의 권력관계에 관한 일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제도로서, 그리고 개인의 자유의 최소한의 희생으로 정치적인 복종을 추구하는 한 방법으로서 동시에 기능한다.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투표가 특정 집단, 조직, 국가 내에서 특별한 권위를 갖는 절차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투표를 통해 장차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게 될 대표들이 선출된다.

■ 선거보도=선거보도에는 두 개의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공정성과 계도성이다. 공정성의 원칙은 어느 한쪽의 견해나 주장에 치우침이 없이 보도하거나 논평해야 한다는 것이다. 계도성의 원칙은 언론이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올바른 여론 형성에 이바지하는 것과 함께 사회적 선과 공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공직과업과 관련된 원칙이다.

■ 후보자= 선거에서 어떤 직위나 신분을 얻으려고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 나선 사람.

■ 유권자= 선거권을 가진 사람

2. 오늘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세 개의 선거를 치렀습니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없지만 그래도 마음이 더 기우는 선거도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또 많은 시간을 내 위해 일한 것은 평택 지역 선거를 보도하는 일입니다. 믿지 않으실지 모르지만, 조금 덜 생각하고 별로 일하지 않은 것은, 그러나 선거 결과가 내 삶에 영향은 더 줄 수도 있는 것은 서울의 한 구에서 치러진 선거입니다. 가족 중 한 명이 입후보하는 바람에 후보의 가족이 돼서 선거를 겪었습니다. 나는 집이 천안이어서 충남도지사, 도의원, 도교육감, 교육의원, 도 정당선택, 천안시장, 시의원, 시 정당 선택을 했습니다. 거의 관심을 두지 못하고 선거 전날에 집으로 보내온 공보를 슬쩍 보고 아내와 의논해 후보를 결정하고 투표장에 갔습니다. 성의를 보이지 않은 선거행위를 했지만 내 삶에 영향을 미치기로는 이 선거가 가장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선거보도자로서와 후보 가족으로서 그리고 유권자로 이번 선거를 경험한 것입니다. 
물론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은 선거보도로부터 나옵니다. 동료들과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고 또 생각하며, 유권자(평택시민 전체로 보면 결코 많지 않은)에게 필요하고, 선택에 도움이 되고, 또 투표장에 가도록 하는 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하려고 했지만, 보도 내용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후보자들로부터 오는 유형무형의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선거 후보자들은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습니다. 선거보도는 독자들의 심판을 받습니다. 신문 기사의 내용이나 논조가 공정하다, 공정하지 못하다는 평가는 평소에는 거의 없지만 선거 때면 어느 미디어나 겪는 시험입니다.

선거의 달인 몇 분에게 후보의 형으로서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질문을 했는데, 멀리 떨어져서 조용히 지켜보고, 힘들어 할 때 격려해주는 것 말고 어떤 일도 하지 말라는 것이 일치된 조언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참 힘들었습니다. 후보의 눈치도 봐야하고 후보를 돕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견디기 어렵더군요. 오늘 선거가 끝나니까 마음이 좀 편해지려냐 기대했는데 벼라 별 뒤치다꺼리는 가족의 몫임을 어제야 알았습니다. 꽤 오랫동안 몸과 마음이 고달플 예정입니다.

유권자로서의 자세는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반성의 다른 편에는, 선거보도를 하면서 또 후보의 가족으로서 일하고 처신해 온데 대해 반성해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니까 선거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더란 말입니다. 투표일 3일을 앞두고도 내가 찍어야 할 사람들 정보 중에서 내가 가진 것은 충남도지사에 관한 것이 다였습니다. 내가 보도할 때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나와 같은 상황에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얼마나 무책임하고 편의적으로 신문을 만들었는지, 그런 신문을 보면서 독자들이 어떻게 느꼈을지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합니다. 평택지역의 유세장 몇 군데를 돌아보면서 시민들의 무표정 무관심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지만, 동생의 유세장엔 왜 사람이 모이지 않는지 서운했습니다. 어느 유세장에선 밤일을 마치고 들어와 눈 좀 부치려는데 왜 그렇게 시끄럽게 구느냐는 시민의 핀잔을 보면서 동생의 편만을 들 수는 없기도 했습니다.

3. 선거가 끝났습니다. 선거 보도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 고민해야겠지요. 당선자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이 최선의 보도는 아닌 줄 알지만 어떻게 어떤 기사로 독자에게 이번 선거의 의미를 생각하게 제안할 수 있을지 겁이 납니다.

한 주만 지나면 내가 천안시민으로서 일상에 빠져 선거를 잊어버리듯이 평택시민들도 곧 선거 결과에 그렇게 연연해하지 않을 터인데, 언제쯤 선거보도를 마무리하고 일상적인 신문제작에 전념할 수 있을지, 또 그렇게 해야 하는지 생각 거리가 많습니다.

이 글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아직 평택지역의 선거결과는 종잡을 수 없습니다. 동생이 출마한 지역의 사정도 깜깜합니다. 방송에 한 줄도 비쳐주지 않아 천안의 투표결과는 낼 아침에나 알게 될 것 같습니다.

다음에 또 선거보도를 하게 될 수 있다면 이번 보다는 더 잘 할 수 있으려나? 정치 전반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선거보도 역시 힘들겠지요. 우선 나부터 제대로 된 유권자가 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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