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범대위, 기지이전반대·강제토지수용중단 촉구

11일 2차 평화대행진 5천명 운집해 한 목소리

정부의 미군기지 확장이전 계획에 따라 강제수용이 임박한 가운데 미군기지이전반대와 강제토지수용중단을 촉구하는 제2차 평화대행진이 지난 11일 평택역앞 오거리에서 대추리 주민들을 비롯해 전국에서 모여든 노동자, 농민, 학생 등 5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평화롭게 진행됐다.

또한 같은 시각 K-55기지 정문에서는 제2차 평화대행진을 의식한 맞불집회 차원에서 한국재향군인회 주최로 미군기지조성지지와 한미동맹강화 궐기대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여든 우익단체회원 3000여명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K-55기지앞에서 송북초교까지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평택역 앞에서 열린 평화대행진은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천주교사제단의 미사와 만장을 앞세운 풍물패의 행사알림 굿을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 진행되었다.

“단 한 평도 줄 수 없다. 생명의 땅 지켜내자. 내년에도 농사짓자!”

추위를 무릅쓰고 참가한 시민들은 ‘미군기지확장반대’, ‘주한미군철수’, ‘강제수용반대’ 등의 글귀가 써있는 풍선과 피켓을 흔들며 사회자의 구호 선창에 답했다.

전교조 문예실천단의 사전공연에 이어 연단에 오른 김지태 팽성대책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며칠 전 종교계에서 북한인권을 위해 기도하고, 정치권에서도 인권개선을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던데, 삶의 터전을 지키겠다며 날마다 추위에 떨고 있는 대추리 주민들을 무시하고 북한의 인권을 말할 수 있느냐”면서 “진정 양심있는 정권이라면 자국민들의 안위부터 돌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정권의 지시에 순응하며,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대면하는 정치인들은 싹 쓸어버려야 한다”면서 “3월 1일 독립운동이 불같이 일어난 것처럼 오늘 반미미군철수가 되는 날로 선언한다”고 외쳤다.

그는 또 “우리가 지금 투쟁하는 것은 애국, 애향, 온 인류의 평화를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외국인들도 이 행사에 참석해 연대의 뜻을 내비쳤다. 10일부터 평택에 머물면서 국제평화포럼과 촛불행사에 참여한 프랑스 출신의 평가운동가 조세보베씨를 비롯한 브라질과 일본 오키나와 운동가들도 연단에 올라 “주한미군은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외치고 세계평화를 위해 함께 연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대사에 나선 권영길 민주노동당 비대위 대표는 “미군이 평택땅을 아시아에서 제일 큰 기지로 만들고 전쟁터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면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것은 평택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기에 민노당이 이곳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사에 이어 무대에 오른 팽성대책위 주민들은 ‘팽성은 우리땅’, ‘고향의 봄’ 등을 부르고 난 뒤 참가자들에게 “농민들을 살려주세요. 우리를 잊지말아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1부 행사 마무리에 문정현 신부가 ‘평택미군기지확장 및 강제토지수용저지 투쟁 선언문’을 낭독했다. 문 신부는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한미양국이 자행하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기지확장과 강제토지수용을 단호히 반대하며, 이를 막아내기 위해 주민들의 투쟁에 한몸처럼 연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평택시민을 비롯한 국민의 지지와 동참을 백방으로 조직해 나갈 것이며, 미국의 군사패권주의에 반대하는 세계의 평화애호 민중들과도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신부는 이를 위해 내년 1월 14일 주민촛불 500일 기념행사를 힘 있게 치러내고 이 힘을 바탕으로 2월 12일 정월 대보름에는 제3차 평화대행진을 가질 것 이라고 천명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팽성대책위에서 미리 준비한 농기계와 ‘국방부, 평택시장, 평택시의회, 부시, 참여정부’ 등이 적힌 상여를 앞세우고 평택시청앞(2.5km)까지 약 1시간가량 행진을 벌이며 대시민 선전을 펼쳤다.

시청앞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곧바로 촛불을 밝힌 뒤 촛불문화행사를 진행했다.
이곳에서는 각계각층의 자유발언대가 마련되기도 했는데, 일본에서 참가한 한 운동가는 강제토지수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고,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한 고등학생은 “미군이 우리의 땅을 강제로 빼앗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자”고 호소했다.

자유발언대에 이어 평택 출신 가수 정태춘씨의 공연이 진행됐으며 마지막으로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팽택대책위와 팽성대책위, 범국민대책위가 송명호 평택시장에게 보내는 공개 경고장을 낭독했다.

참가자들은 공개경고장을 통해 “송명호 시장은 미군기지 확장을 위해 이제까지 벌여온 행정조치를 당장 중단하고 주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한 뒤 주민들과 함께 기지확장과 강제토지수용저지운동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는 김지태 팽성대책위원장과 문정현 신부가 평택오적이 쓰인 상여를 불사르는 것을 끝으로 저녁 6시30분께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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