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신미정 사무차장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 
신미정
진보당 평택시위원회 위원장

APEC회의가 열리는 기간 중인 10월 29일 한-미 관세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온다. 자신이 내세운 3500억 달러 대미투자 요구 등의 ‘조건 수용’을 요구하고 우리나라가 이를 수용할 것을 종용하고자 하는 의도다.

트럼프 미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관세정책을 펼치며, 세계 여러 나라에 보호무역주의를 밀어붙이고, 나라마다 일관된 기준이 아닌 설득력이 부족한 주장을 내세우고, 관세율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앞서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타결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등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분투자 방식으로 달러 현금을 한국에서 받고, 투자처도 미국이 결정하고, 투자 이익도 미국이 90%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3500억 달러는 한화로 약 500조원에 달한다. 500조는 5000만 국민에게 1000만원씩 나눠줄 수 있을 만한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4100억 달러 중 무려 85%에 달하는 금액을 ‘대미투자’라는 명목으로 선불(up front) 지급하라고 한다. 이는 경제협력이나 투자라기보다 한국경제의 안전판을 송두리째 흔들고, 경제주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약탈적 요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요구가 자칫하면 제2의 외환위기 사태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심지어 보수언론조차 “동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할 정도다.

트럼프의 3500억달러 현금
선투자 요구는 한국 경제주권
훼손하는 약탈적 요구, 한국은
미국 속국 아냐, 국가 경제 존립
위협하는 요구 단호히 거부해야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국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최후의 방패다. 이를 빼앗기면 금융시장 불안, 원화가치 급락, 수입 물가 폭등, 국가신용등급 하락까지 불러올 수 있다. 그야말로 국민 모두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문제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규모 구금 사태를 보더라도 우리가 공장을 지어주고 돈을 투자해도 마구잡이로 묶여서 추방되는 일을 당할 수 있다.

트럼프 미대통령은 동맹국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돈줄로 취급하고 있다. 피땀으로 일군 국민의 세금을 미국 금융자본에 갖다 바치라는 강제 조공과 같은 요구에 우리는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며, 경제적 수탈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진보당은 이러한 경제침탈을 막아내기 위해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농성도 진행했으며 매주 집회를 열고 각 지역마다 1인시위 및 정당연설회,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하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트럼프 미대통령이 가하는 협박의 본질을 국민에게 알려내고, 국민적 저항의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은 엄연한 독립국가이며 우리 국민은 주권을 가지고 옳지 않은 일에 항상 주인답게 나서서 나라를 바로잡아 온 저력을 지니고 있다. 제2의 외환위기를 강요하는 트럼트 미국 대통령의 반 호혜적 강요에 오로지 국민 이익을 위해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어야 할 때다. 국가 경제의 존립 자체를 훼손하는 그 어떤 불합리한 요구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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