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의 재정 전망

정창수 칼럼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5년간 210조원의 추가 재정계획을 세우고 있다. 확대 재정이 정책기조인 데다가 지난 3년간 긴축재정으로 인해 후퇴·축소된 정책들을 원래 수준으로 돌리기 위해서도 쓸 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지출 절감이 106조원, 세입 확충이 96조원, 민간 투자 재원 확보가 10조원이다. 하나하나 쉽지 않은 계획이다. 민간 투자 재원이야 논외로 치더라도 지출 구조조정은 이번 2026년 예산에서 27조원을 진행했다. 물론 이 27조원도 정말 그런 것인지는 의구심이 든다. 연구소는 이에 대해 검증하는 보고서도 준비하고 있다.

지출 구조조정은 재원 확보만이 목적이 아니다. 재정 구조를 혁신하는 것이다.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낭비하는 예산을 최소화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나 효과적인 부분에 재정을 지출할 필요가 있다. 재정 구조 혁신은 단순히 재정 효율성 증대에만 있지 않다. 국가 경제 시스템에도 혁신을 가져온다. 연탄에 지원하는 예산만 해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시장 원리에 따르면 퇴출해야 할 연탄이 세금 보조금으로 유지되며 에너지 산업의 왜곡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재정 혁신은 이런 역행을 바로잡는 기능도 수행한다.

재원 확보에는 쓰는 돈 말고 들어올 돈, 즉 수입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 일차적으로 증세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증세는 꼭 필요하다. 물론 마구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으로의 증세여야 한다.

하지만 증세 이전에 조세지출, 즉 비과세·감면을 줄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 재정 건전성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을 하나만 꼽으라면 조세지출 축소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정부 세운 210조원
추가재정 재원확보를 위해서는
증세 이전에 조세지출, 즉
비과세·세금감면 줄이는 것
매우 중요, 이익집단 로비에
맞서 과감한 세제 개편 필요

2026년 예산안에는 조세지출예산서가 있다. 2026년에는 80조5277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감세를 많이 하다 보니 ‘국가재정법’에 따른 국세 감면율 법정 한도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법정 한도는 지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80조원은 엄청난 액수이다. 국세 수입 총액이 419조원이니 비율은 16.1%이다. 조세지출을 반으로 줄이면 국세 수입이 40조원 늘어나는 셈이다.

수입에서도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조세지출이라는 말처럼 조세로 미리 지출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조세지출 감소는 중요한 재정 수입의 주제가 될 것이다.

조세지출예산서를 보면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중저소득자의 감면 비중이 65.2%에서 64.9%로 줄어들고, 고소득자는 34.8%에서 35.1%로 증가한다. 더 문제는 중저소득자의 기준이 8700만원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고소득자가 많다는 뜻이다.

기업은 더 심각하다. 중소기업은 71.9%에서 71.1%로 줄어들고 대기업은 15.7%에서 16.5%로 증가한다. 무역 전쟁 시기에 산업 지원이 대기업에 몰리기 때문이다.

조세지출은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세금을 많이 내는 쪽에서 감면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일시적이거나 정책적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조세지출도 있다. R&D 관련 조세지출이 그렇다.

일부 집단에 이익이 되는 조세지출도 많다. 대표적으로 새마을금고나 농협 등에 비과세하는 제도들이 문제다. ‘조합 등 출자금·예탁금 비과세’ 항목이나 ‘조합법인 등에 대한 법인세 과세특례’ 등으로 조 단위의 비과세 감면이 진행된다.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된 세제 개편안에는 30조원이 넘는 감세 원복(원상회복)이 포함되어 있다. 그중 대부분은 조세지출 관련이다. 하지만 이 조세지출로 혜택을 받거나 이익을 보는 집단들이 있다. 이들은 강력한 로비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농협이나 새마을금고는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국회의원들이 이들의 로비를 버텨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버텨 달라고 간곡히 호소한다. 그들이 얻는 이익은 결국 다른 국민의 피해로 돌아온다.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전 국민의 국회의원이라는 생각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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