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팔영산봉수, 순천 백야곳봉수 받아 남쪽 마북산봉수에 전달
문화재청이 제5거로봉수대를 2023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고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평택의 괴태길곶(포승면 원정리)도 복원사업이 계획돼 있다. 제5거로 봉수는 전남 해안선과 충청경기 해안선을 망라하는 봉수로여서 봉수로 중 가장 많은 봉수대가 위치한다. 과거 여수 돌산도에서 아침 6시에 올린 한 줄기 연기가 저녁 때가 되면 서울 남산에서 한줄기 불빛으로 하루가 평안히 지나갔음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이번 호에서는 제5거로 44개 봉수 중에서 전남 고흥에 있는 팔영산봉수대를 소개한다.
팔영산 봉수는 고흥의 이름난 팔영산에 있다. 이 산에 호남의 사대 사찰로 유명한 능가사(楞伽寺)라는 고찰이 있다. 이중환(李重煥)의 택리지(擇里志)에 이 절이 나오는데 일본 류큐(琉球, 오키나와)의 태자가 표류하다가 이곳에 이르렀고, 능가사 관세음보살의 도움으로 파도를 넘어갔다고 한다. 법당 벽에 그 일을 벽화로 그렸는데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항시 사람이 많이 찾는 곳임에도 제1봉 깃대봉 정상에 있는 팔영산 봉수는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통신탑이 봉수대 돌무지를 갈고 앉아서 봉수대인지 통신대인지 알 수가 없다. 팔영산 8개 봉우리 모두가 바위 봉으로 되어있는데 해발 500m인 깃대봉은 유일하게 암반이 아닌 봉우리이다. 봉수대 아래 면적이 200평이 넘는 면적이고 3단의 둑으로 기반이 되어있다. 한쪽이 무너진 채 5m 장방향의 석축이 남아 있다. 이것이 봉돈인 것이다.
팔영산은 현 고흥군의 진산이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장흥도호부 고흥현에 속한다. 그러나 봉수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다만 장흥도호부 낙안군 편에 “봉화가 1곳이니, 군의 남쪽 임시(臨示)이다. 남쪽으로 장흥부(長興府) 팔전산(八巓山)에 응한다”라고 하였다. 팔전산(八巓山)에서 낙안군 임시봉수대(臨示烽燧臺)로 불을 보낸 것이다. 대동여지도에 기록된 봉수대만 팔전산봉수대, 마북산봉수대 천등산 봉수대 장기산 봉수대 등 네 곳의 기록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유주산봉수대가 있어 하나 더 추가된다.
고흥의 이름난 팔영산에
위치한 팔영산 봉수는
제1봉 깃대봉 정상에 위치해 있으나 훼손된 채 방치
세종실록지리지(1454)에는 흥양현이 홍주목의 흥양이다. 지리지에는 장흥도호부 고흥현으로 나온다. 하지만 봉수대의 기록은 없다.
팔전산봉수(八巓山烽燧)는 동쪽으로 순천부(順天府) 백야관(白也串)에 응하고 남쪽으로 마북산(馬北山)에 응한다. 천등산봉수(天燈山烽燧)는 남쪽으로 유주산봉수(楡朱山烽燧)에 응하고 동쪽으로 마북산(馬北山)에 응하고 서쪽으로 장기산(帳機山)에 응한다. 장기산봉수(帳機山烽燧)는 서쪽으로 보성군(寶城郡) 정흥사(正興寺)에 응하고 북쪽으로 수덕산(愁德山)에 응한다. 수덕산봉수(愁德山烽燧)는 현(縣)의 서쪽 5리에 있으니 남쪽으로 장기산(帳機山烽燧)에 응하고 천등산(天燈山)에 응하며 서쪽으로 다만 관문(官門)에 보고하였다. 마북산봉수(馬北山烽燧)는 동쪽으로 팔전산(八巓山)에 응하며 남쪽으로 유주산(楡朱山)에 응하며 서쪽으로 천등산(天燈山)에 응한다.
신증(新增)에 사화랑봉수(沙火郎烽燧)는 서쪽으로 녹도(鹿島)에 응하고 동쪽으로 발포(鉢浦)에 응한다. 묵지두봉수(墨之頭烽燧)는 서쪽으로 사화랑(沙火郎)에 응하고 동쪽으로 가화(加禾)에 응한다. 다고두봉수(多古頭烽燧)는 서쪽으로 묵지두(墨之頭)에 응하고 동쪽으로 가화(加禾)에 응한다. 가화봉수(加禾烽燧)는 서쪽으로 다고두(多古頭)에 응하고 동쪽으로 가내포(加內浦)에 응한다. 가내포봉수(加內浦烽燧)는 서쪽으로 가화(加禾)에 응하고 동쪽으로 소포(召浦)에 응한다. 소포봉수(召浦烽燧)는 서쪽으로 가내포(加內浦)에 응하고 동쪽으로 사도(沙渡)에 응하고 북쪽으로 여도(呂島)에 응한다.
- 신증동국여지승람(1530)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동쪽으로
순천부 백야곶봉수에 응하고,
남쪽으로 고흥군 마북산 봉수에
응한다고 기록돼 있어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순천도호부 속현으로 흥양이 기록되어 있다. 팔전산 봉수는 순천부의 백야곶봉수에서 불을 받아 서쪽으로 마북산봉수로 보내고 마북산에서는 유주산으로 불을 보냈다. 유주산에서는 서쪽으로 장기산에 보내고 장기산에서는 서쪽으로 보성의 정흥사로 불을 보내고 동쪽의 수덕사에 보냈다. 천등산에서도 북쪽으로 수덕사에 보냈다. 수덕사는 흥양현 오리에 있어서 관문에 보고했다 함으로 권설봉수인 것이다. 봉수가 고흥반도를 한바퀴 돌고 보성으로 간 것이다.
새롭게 기록한 봉수대는 확인하기가 어려우나 이들도 권설 봉수로 고흥반도 네 곳의 수진(水陣) 즉 녹도영(鹿島營), 발포영(鉢浦營), 사도진영(蛇渡鎭營), 여도영(呂島營)을 연결하는 봉수인 것이다.
팔전산봉수(八巓山烽燧)는 동쪽으로 순천부 (順天府)백야곶봉수(白也串烽燧)에 응하고 남쪽으로 마북산(馬北山)에 응한다. 천등산봉수(天燈山烽燧)는 남으로 유주산봉수(楡朱山烽燧)에 응하고 동쪽으로 마북산(馬北山) 서쪽으로 장기산(帳機山)에 응한다. 장기산봉수(帳機山烽燧)는 서쪽으로 보성군 정흥사봉수(正興寺烽燧)에 응하고 동쪽으로 천등산(天燈山)에 응하고 북쪽으로 수덕산(愁德山)에 응한다. 수덕산봉수(愁德山烽燧)는 현의 서쪽으로 오리에 있다. 남으로 장기산(帳機山)에 응하고 동으로 천등산(天燈山)에 응하고 다만 서쪽으로 관문(官門)에 보고한다. 마북산봉수(馬北山烽燧)는 동쪽으로 팔전산(八巓山)에 응하고 남쪽으로 유주산(楡朱山)에 응하고 서쪽으로 천등산(天燈山)에 응한다. 유주산봉수(楡朱山烽燧)는 동쪽으로 마북산(馬北山)에 응하고 서쪽으로 천등산(天燈山)에 응한다.
신증(新增)으로 사화랑봉수(沙火郎烽燧) 서쪽으로 녹도(鹿島)에 응하고 동쪽으로 발포(鉢浦)에 응한다. 묵두봉수(墨頭烽燧)는 서쪽으로 사화랑(沙火郎)에 응하고 동쪽으로 가화(加禾)에 응한다. 다고두봉수(多古頭烽燧)는 서쪽으로 묵두(墨頭)에 응하고 동쪽으로 가화(加禾)에 응한다. 가화봉수(加禾烽燧)는 서쪽으로 다고두(多古頭)에 응하고 동쪽으로 가내포(加內浦)에 응한다. 가내포봉수(加內浦烽燧) 서쪽으로 가화(加禾)에 응하고 동쪽으로 소포(召浦)에 응한다. 소포봉수(召浦烽燧)는 서쪽으로 가내포(加內浦)에 응하고 동쪽으로 사도(蛇渡)에 응하고 북쪽으로 여도(呂島)에 응한다.
- 동국여지지(1656)
동국여지지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을 그대로 베낀 듯이 똑같다. 다만 신증 부분에서 묵두봉수의 이름이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갈지자가 더 있어 묵지두봉수(墨之頭烽燧)로 되어있다. 승람에서 사도(沙渡)라고 했던 것이 동국여지지에서 사도(蛇渡)라고 기록한 것이 다르다면 다른 것이다.
소사벌역사문화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