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안은현평택시 협치위원본지 지면평가 위원
안은현
안중읍주민자치회 기획환경분과 위원
평택마을네트워크 담소 회장
본지 지면평가위원

안중읍주민자치회 기획환경분과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환경축제를 9월 14일에 개최했다.

평택시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진행된 환경축제는 “안중읍 기대해요(기후위기 대응해요)”란 제목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주민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환경축제에서는 우유팩을 재활용하여 만든 재생휴지로 바꾸어주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참여가 저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집에서 깨끗이 씻어 말린 우유팩을 상자로 모아 가져오거나 폐건건지를 가지고 나오는 주민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태양광 자동차 만들기와 현수막을 재활용한 명함지갑 만들기 등 환경과 관련한 27개 체험부스를 운영하여 아이들과 다양한 주제로 환경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현화근린공원에 1000여 명의 주민이 모여서 지구를 위한 실천을 함께하는 모습에 이 사업을 제안하고 기획한 안중읍 주민자치위원으로서 너무 벅차고 감동스런 순간이었다.

안중읍주민자치회 기획환경분과는 벌써 3년째 이렇게 지역 주민과 환경을 주제로 주민참여예산사업을 펼치고 있다.

2023년에는 ‘우리마을환경지킴’이라는 사업으로 주민자치회에서 지역주민들과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시작으로 교육을 통해 기후위기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렇게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분과 이름도 ‘기획예산분과’에서 ‘기획환경분과’로 바꿨고 분과위원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지역에서 환경을 주제로 주민들과 만날 것을 약속했다.

2024년에는 본격적으로 안중읍에서 환경을 위한 실천을 고민하는 ‘녹색전환실천약속만들기 프로젝트’ 사업으로 다양하게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딱딱한 교육 대신 직접 작가를 초청하여 진행한 북콘서트, 청소년·노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참여하여 함께 실천을 약속하는 공론장, 그리고 처음으로 개최한 환경축제까지 정말 빼곡히 1년을 환경을 주제로 주민자치회가 지역 주민과 함께했다.

이렇게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다양하게 환경과 관련된 사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26년에도 안중읍이 자원순환마을이 되기 위한 바람을 담아 기획한 연결 사업에 대해 주민참여예산사업이 중복사업이어서 안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2024년과 올해까지 계속 평택시에서 주민참여예산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되었고 지난 7월에는 인천시 부평2동 주민자치회에 모범사례로 초청되어 사례발표까지 하였는데 말이다. 주민자치위원들과 회의를 통해 다 함께 기획하고 역할을 분담해 사업을 진행한, 모두가 인정하는 우수사례인데 ‘중복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중읍주민자치회가 3년동안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던 환경 축제가
내년에는 중복사업이라
안된다는 것은 지나친 처사
주민들의 자발성 인정하고 
사업 내용과 타당성 따져 판단해야

평택시는 2021년부터 예산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 편성 등의 과정에 주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제도로서 ‘주민참여예산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평택시 전체 문제 해결과 시민의 편익을 위한 ‘일반제안사업’과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읍·면·동 일반제안사업’,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읍면동의 ‘주민자치회 제안사업’ 등 3개 분야로 공모가 이루어진다. 2025년 25개 읍면동이 모두 주민자치회로 전면 전환되어 다양한 사업이 제안됐다. 159건의 주민참여예산사업이 제안되었다고 하는데 심사 기준을 엄격히 하고자 단순 중복사업과 일회성 행사를 배제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있고 심사를 주관하는 만큼 기계적이고 일괄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배제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업내용과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유연하게 심사해줬으면 한다.

지역의 모범사례는 전파하여 예산이 투명하게 쓰일 수 있어야 하고 헌신적인 주민자치위원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주민자치위원을 대상으로 사전 워크숍과 교육을 진행해 마을에 필요한 의제를 발굴하고 그것이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평택시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만들어가는 주민자치회가 활성화되고 시민들의 정주성과 주인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주민참여예산사업 선정에 세심함과 배려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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