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김범수전 평택대 교수한국사회복지역사학회 1·2대 회장평택시민신문 사회공헌이사
김범수
전 평택대 교수
한국사회복지역사학회 1·2대 회장
평택시민신문 사회공헌이사

지난 9월5일 평택포럼 30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되었다. 평택포럼은 1995년 9월 평택시의 교육 사회복지 문화예술 체육 산업 환경 국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을 논의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평택포럼과 같은 시민단체는 하루에도 수많은 단체가 생성되고 다양한 어려움에 부딪치면서 소멸하고 발전하는 순환과정을 겪게 된다. 지난 30년간 평택시에도 다양한 시민단체가 생성 활동해 왔지만 불과 5년,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진 단체도 많다. 이러한 의미에서 30주년을 맞이한 평택포럼은 어떠한 요인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유지해 왔는지 몇 가지 관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시민단체의 지속가능한 생명력 중 가장 중요한 점은 구성원들의 사명감(Mission)이다. 사명감이란 다양한 활동들이 모여 지역사회를 변화시켜 나갈 때 그것이 동기부여가 되어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사명감도 프로그램, 재원, 회원(구성원)이 확보되지 않으면 그 조직은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하고 해산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30주년을 맞이한 평택포럼은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을까.

첫째, 평택포럼은 설립목적에 걸맞게 연 2~4회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포럼(세미나·심포지움)을 개최해 지역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왔다. 평택포럼 30주년 기념식 행사 자료 연혁에 정리된 주제는 정말 매우 다양하고 관심을 끄는 주제가 많았다. 교육복지, 국제교류, 도시환경, 문화예술 4대 분과로 나눠 활동하고 있는 평택포럼은 연 4~5회 다양한 주제를 선정, 포럼을 개최해 온 것이다. 지난 30년간 발표한 제목들을 보면서 회원들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찾아내기 위해 애쓴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민간시민단체인 평택포럼이
30년 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현안에 대한 포럼과 회원들의 노력, 
일본과의 지속적 교류가 큰 몫 
활동 역사 기록해 역사성과 가치 높이기를

둘째, 평택포럼은 30년간 시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회원들의 회비와 일부 외부단체의 후원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는 점이다. 그 많은 행사를 개최 운영하는데 회원들의 재정적인 기부가 없었다면 프로그램은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 30년간 회장단과 이사진들의 헌신성을 엿볼 수 있었다.

셋째 평택포럼은 30년간 꾸준하게 기존회원들을 관리하고 신규회원들을 모집해 35명 전후의 이사진을 유지해 왔다는 점이다. 30주년 행사 당일 초창기 회장단이 대부분 참석해 후배 이사진들을 격려해주는 면을 보았다. 평택포럼도 뜻이 다른 회원 간에 자그마한 갈등과 회원확보를 두고 잠시 어려움과 정체된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열정있는 회원들의 리더십으로 갈등을 잘 극복해 왔다.

넷째 평택포럼은 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 지구시민회와 협정을 체결해 국제적인 교류를 해오면서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왔다는 점이다. 지난 30년간 한일 간에 역사·정치적인 문제로 갈등이 불거졌을 때, 우호도시 결연이 해약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평택시와 마쓰야마시는 먼저 시민단체가 10여 년간 교류하면서 신뢰를 쌓고 두 나라의 시가 협정을 맺은 모델이기에 국가 간의 갈등에도 흔들리지 않고 한일 양국 도시의 우호관계가 지속될 수 있었다. 이번에도 30주년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에히메현 지구시민회 회장 모리타카 야스유키(森高康行, 전 9선 에히메현의회 의장)를 포함한 회원 10여 명이 참석 축하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역사는 기록이라고 했다. 평택포럼 30주년 기념행사장 접수대에 30주년 기념식 안내(식순·연혁·활동사진)는 있었지만 <평택포럼 30주년의 역사> 책자는 놓여있지 않았다. 이벤트는 있었지만 30년 역사 기록물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평택시에서 처음으로 30주년 행사를 마친 평택포럼 시민단체가 회장단 별로 당시 당면했던 평택시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는지.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주제 포럼을 개최, 서로 다른 대안들을 놓고 고심하고 논의했던 내용들이 요약 기록으로 남겨지기를 제언한다. 그동안 헌신적인 일은 많이 했지만 30년 역사의 기록이 없다면 평택포럼 역사성의 가치는 매우 떨어질 것이다.

먼훗날 평택포럼 선배들이 20년 전 30년 전 자기 맡은 바 일을 하면서 지역사회에 변화를 위해 헌신했던 다양한 에피소드가 기록 출판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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