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대표 황재순

시민단체가 바라보는 2000년 평택의 전망과 과제

20세기는 눈부신 경제적, 기술적 진보를 성취한 시대이면서도 인류사에 있어 가장 파괴적 세기였다. 공생적 가치와 공동체 관계는 경쟁과 효율의 이데올로기에 압도되었고, 생태계 파괴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강화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세계질서는 인류공동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제어되지 않는 시장의 비인간성과 야만성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 역시 비록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였지만, 물질만능주의와 부패정치, 이데올로기적 증오와 적대, 경제적 불평등의 구조화, 지역적·사회적 불균등, 환경파괴와 생태계 위기, 성차별, 권위주의적이고 배타적인 사회문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평택지역사회도 '규제되지 않은 세계화'와 '정체된 민주개혁'이라는 이중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21세기 평택을 희망의 시대로 만들기 위한 범시민적 결의가 필요하다. 지역을 참여와 공생의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가장 작은 자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공생적 복지사회,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간의 공존적 삶이 가능한 환경친화적 생태사회, 인간의 기본적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와 사회적·경제적 권리, 그리고 소수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참여 자체가 시운영의 기본권리가 되는 참여형 민주인권사회, 성에 근거한 왜곡된 남녀 역할 정형화와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성평등사회, 중앙집중주의·위계주의를 넘어서서 분권화, 자치와 자율이 보장되는 분권적 자치사회가 되어야 한다.

전근대적인 구 패러다임의 잔재가 남아있는 평택에 있어 새로운 사회적 리더쉽의 기초를 형성하는 것은 시민사회의 중요한 과제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참여형 자치운영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지자체와 시장이 감시받는 차원을 넘어서서, 시민과 민중의 참여가 평택시운영의 필수적 전제가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시민사회 역시 건설적인 비판자와 감시자일 뿐만 아니라, 21세기 새로운 평택을 만들어 가는 대안건설자이자, 새로운 사회리더쉽의 중추가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인간다운 사회를 향한 희망적인 미래는 오늘의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주체적 실천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2,000년을 맞이하면서 평택시의 각종 논의들이 자아내는 보랏빛 환상을 경계하면서, 지역사회의 개혁을 위한 고투의 시기임을 명심하자. 그리하여 오늘을 희망의 세기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결의와 출발의 계기로 삼자.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