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읽기

강태숙
(사)한국장애인부모회 
평택시지부 회장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이후 우리 사회는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누구나 차별 없이 체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애인 체육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 반다비체육센터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센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체육시설로서 단순한 운동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 통합과 건강한 시민 삶을 위한 거점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2024년 1월 기준, 반다비체육센터는 9개소가 개관되어 운영 중이며 93개소는 건립이 확정되어 2027년까지 총 150개소 건립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 내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6개 시군 중 하나가 평택시라는 점은 매우 아쉬운 현실이다. 평택시는 현재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성장 도시 중 하나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도시개발로 인해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장애인 인구 또한 이에 비례하여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도시 여건을 고려할 때 평택시가 반다비체육센터 건립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시민의 복지 체감도와 삶의 질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낸다.

현행 생활체육진흥법은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체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법과 현실사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장애인은 신체적 제약뿐 아니라 환경적, 제도적 장벽으로 인해 체육 활동의 기회 자체를 얻기 어렵다. 일반 체육시설은 물리적 접근성이나 안전성의 문제로 장애인 이용에 실질적인 제약이 많아 평택시 내 많은 장애인이 다른 지역의 체육센터를 이용하거나, 체육 활동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7년까지 반다비체육센터
전국 150개 건립 추진 중이나
평택은 경기도 공모 불참
복지도시의 한계 드러내
장애인체육 인프라 확충 
더는 늦추지 말아야

반다비체육센터 건립은 많은 장애인이 기량을 발휘하여 도전할 수 있고 전문체육인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도 그 역할을 할 것이다, 많은 선수가 전국대회뿐 아니라 세계 패럴림픽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 평택시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위한 공공 체육시설 자체가 현저히 부족하다. 민간 시설은 비용 부담이 크고 지역사회 접근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경우,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재활 운동조차 마땅히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결국 외부 활동이 위축되고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는 단순한 체육 문제를 넘어 건강권과 이동권, 나아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권의 문제로 확대된다.

반다비체육센터는 복합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장애인 가족을 위한 가족 지원 프로그램, 재활 프로그램, 돌봄센터, 문화시설 운영, 비장애인을 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이 병행될 수 있다. 이러한 융합적 공간은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촉진하고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적 거리 좁히기에 이바지할 수 있다.

실제로 2025년 6월 21일 열린 ‘경기도 어울림체육대회’에서는 평택시 대표 선수들이 체육관 공간 부족 문제로 보치아, 농구, 배드민턴 등 경기 운영에 불편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장애인 선수가 단 한 번의 경기를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지만, 체육시설의 한계로 인해 그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지 못했다는 점은 가볍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또한 2025년 6월 20~28일 열린 평택시의회 행정감사에서도 평택시 김산수·최선자·최준구의원 등이 이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반다비체육센터와 같은 장애인 체육 인프라 확충을 위한 종합계획 수립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반다비체육센터가 건립되어서 시민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누구나 문턱 없이 드나들 수 있는 열린 체육 공간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 장애인의 삶을 바꾸는 일은, 결국 도시의 품격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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